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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제국의 몰락 - 70년간 세계경제를 지배한 달러의 탄생과 추락
배리 아이켄그린 지음, 김태훈 옮김 / 북하이브(타임북스) / 2011년 9월
평점 :
절판


국제금융과 통화체계의 세계적 권위자로 알려져 있으며 현재 UC 버클리대 경제학, 정치학 교수인 저자가 워낙 경제사학쪽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 보니 이 책에서 언급되고 있는 다양한 내용들이 비교적 쉽게 이해될 수 있었다. 다양한 경제계 인사들의 성격과 특징들도 재미있게 묘사하고 있어서 마치 역사가 살아 움직이는 듯하다. 사실 이 책의 원제목은 "Exorbitant Privilege"로서, 그동안 세계 유일의 국제통화로 그 지위를 과도하게 누린 달러의 흥망성쇠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미국이 과거처럼 더 이상 세계 경제를 지배하지 못하기 때문에 달러의 위상이 계속 하락할 것이지만, 무시할 수 없는 현직 프리미엄으로 인해 그 시기는 좀 더 늦춰질 것이고, 결국에는 유럽의 통화인 유로, 그리고 중국의 위안과 함께 국제 통화의 자리를 공유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결코 달러가 국제통화로서 완전히 죽지는 않을 것이라는 말이다. 

이 책은 이러한 전망을 바탕으로 대부분의 지면을 달러의 역사를 서술하는데 할애하고 있다. 1620년 유럽의 청교도 이주자들의 미국 정착을 시작으로 신생국의 화폐를 만들기 시작한 것, 1차 대전과 연준의 치열한 노력 덕분에 국제통화의 자리를 파운드로부터 넘겨받은 것, 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 및 독일 화폐들과의 국제통화를 놓고 각축전을 벌인 것, 브레튼우즈 체제와 금본위제의 발달, IMF의 특별인출권을 둘러싼 논쟁 등이 상세히 서술되어 있다. 또한 현재 유럽권 통화인 유로의 역사도 상술하고 있는데, 유럽 각국의 이해관계를 둘러싼 다양한 이야기들을 전개하고 있어 오히려 이 쪽 이야기가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리고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도 어떻게 시작되었으며, 무엇이 문제였는지에 대해 자세히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가 한국은행의 자문역할도 하고 있어서 그런지 간간히 한국 이야기도 나오는 게 눈길을 끈다.

이 책을 통해 흥미로운 사실들을 많이 알 수 있었는데, 이를테면 달러 표시가 스페인 달러에서 파생된 것이란 사실, 미국에서 연방준비은행 이전에 실패했지만 연방은행들이 만들어졌었다는 사실, 유명한 비행사의 아버지인 찰스 린드버그 시니어가 주 하원의원으로 하원 은행통화위원회 위원이었다는 사실,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가 아내와 결혼하기 위해 2000통이 넘는 편지를 보낼 정도로 끈기가 대단했었다는 사실, 유로화 출범 당시 화폐 이름을 프랑스식 어감을 가진 에쿠(ecu)가 아닌 유로(euro)로 정한 사실, 수에즈 위기가 영국의 국제적 지위가 하락하고 파운드의 위상이 몰락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사실 등이다. 전체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몇 년 전 베스트셀러였던 쑹훙빙의 "화폐전쟁"을 생각나게 했다. 국제거래에서 사용되는 지배적인 기축통화가 결국 초강대국의 위상을 드러내는 것이란 사실을 이 책을 통해서도 실감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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