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과학/예술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일러두기: 나의 관심분야 도서 선정의 작은 기준들

1) 모든 책은 주로 최신간을 살펴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책을 읽지 않은 상태라는 점을 감안하셔야한다. 따라서 여기 관심 분야 선정 도서들은 책에대한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첫인상 리포트로서 고려해주시면 되겠다.

2) 책 제목에 인문학이라는 단어가 있는 도서는 가급적 피하려고 합니다. 인문학 붐에 편승하려는 얄팍하고, 상상력마져 부족한 마케팅의도를 배제하고 싶네요. 제발 책제목에 인문학은 이제 그만~!

3) 실제 국내 도서 시장에서 번역서의 비중이 30% 미만인데도 개인적으로 체감하는 번역서의 비중은 절반이 넘는 것 같습니다. 좋은 번역서도 반드시 필요하지만 국내 저자들의 좋은 신간들(절판된 책들의 복간을 포함하여)을 꾸준히 찾아 더 알리고 싶습니다. 특히 좋은 책이지만 초판으로 절판되곤하는 인문사회예술분야 중 국내 저자의 책들을 좀더 알리고 응원하고 싶습니다.   

4) 인문분야이기에 - 자유롭게 사고하고 행동하는 인간을 위해 인문학이 존재해야하는 것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쉬워보이는 책, 쉬운 책만 찾을 것이 아니라 머리를 지끈지끈하게 만들고, 나를 숙면에 들게하는 책도 한 번씩은 도전해봐야하지 않을까요? 머리아픈 경험을 통해 조금씩 성장한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크려고' 아프다는 사실은 아직도 진리인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 불편하게 다가오는 사실들, 불편한 역사적 사실들을 직시하고 나의 삶을 바라보는 일도 필요한 것이죠. 다른 분야는 몰라도 적어도 인문 분야라면 나를 불편하게 만들지만 진정성이 담긴 그런 책에도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필요하겠습니다. 그런 의도에서 관심 분야 도서의 목록을 좀더 늘였습니다. 대기업에서 원하는 인재상, 대기업에서 원하는 일꾼의 자격에 최적화된 월급쟁이를 양산하거나 이들이 스펙처럼 이야기하는 쭉정이같은 기업용 인문학을 배제하고 싶네요.    

5) 지난 달에 나온 도서 중 새롭게 눈길이 가는 도서도 포함해봅니다. 특히 월 말에 나오는 도서는 시기적으로 주목 신간 도서에 반영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관심이 많이 가는 책임에도 지난 달에 관심가는 도서 목록에 넣지 못했던 도서들을 좀더 들여다보고 싶었습니다.

6) 주요 5권의 신간들 중 예술 분야와 과학 분야에 최소 각 1권씩 고려해보고자 하였습니다. 그리고 본문은 편의상 경어가 아닌 '이다'체로 씁니다.

 

 

 

 

 

 

 

 

 

 

 

 

 

 

 

 

 

 

1. <왜 분노해야 하는가: 분배의 실패가 만든 한국의 불평등>

장하성 지음/헤이북스

- 제목으로만 보자면 이 책은 강준만의 <사람들은 왜 분노를 잃었을까>, 존 커크 보이드의 <왜 분노하지 않는가>, 스테판 에셀의 <분노하라>, <분노한 사람들에게>등의 계보를 잇는 책으로 보인다. 우리에 익숙한 <맨큐의 경제학>은 이른바 신자유주의의 핵심 교리를 전파해온 시카고학파의 한 교수가 지은 책인데, 많은 사람들이 이 책으로 공부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런 주류의 경제학적 관점과 다른 시선을 가진 경제학자로서 저자가 대한민국에 살면서 분노해야하는 이유를 경제적 관점, (경제적)불평등에서 찾고자 한다. 한국 사회에서 이 불평등의 기원이 어디에 있는가하는 의문에 답을 찾고 있는 것 같다. <무쇠 한스 이야기>라는 책에서 저자 로버트 블라이는 인간이 분노하는 것은붉은 피를 가진 동물로서 포유류의 특징이라 언급한 적이 있다. 짝찍기를 위해 상대 수컷에 분노를 표출하는 일 혹은 지금 당장 배고픔을 해소하기위해 먹이를 앞에 두고 싸우는 일이 아닌, 불의를 보고 분노할 줄 아는 것은 인간만의 특징이자 특권일 것이다. 분노는 흔히 부정적으로 치부되기 쉽지만 인간의 탐욕에대한 저항이자 거부의 몸짓으로 볼 수도 있다. 이런 분노를 억누르고 삭히기만 할 것이 아니라 이러한 책을 통해 내 삶을 다시 돌아보고 보다 긍정적인 에너지가 형성되도록 할 수 있지 않을까

 

 

 

 

 

 

 

 

 

 

 

 

 

 

 

2. [문화/예술]

<보는 눈의 여덟 가지 얼굴 - 시각과 문화: 당신은 누구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는가>  

베른트 슈티글러, 마리우스 리멜레 지음/문화학연구회 옮김/글항아리

진화적인 관점에서 은 아주 독특한 신체기관이라고 한다. 도대체 인간은 왜 전자기파의 넓은 영역 중 아주 좁은 가시광선 영역만을 감지하는 눈을 갖게 되었을까? 그리고 이런 결과가 생겨나기전 그 시초는 무엇일까가 나에게는 아직도 궁금한 의문들이다.

이 책은 사회의 여러 단면에대한 시각을 그 주제로 하고 있다. 눈을 통하여 보는 세상, 그리고 개개인에게 형성된 이미지(눈에 보이는 어떤 형태뿐 아니라 마음에 생겨난 심상도 포함)는 결국 각자가 세상을 바라보는 의미를 규정할 것이다. 존 버거의 <다른 방식으로 보기 Ways of Seeing>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이미 이미지가 갖는 다면적인 특성을 인지하고 있을 것이고 이로부터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는 없게되었다. 출판사에서는 매체기술과 과학, 권력과 이데올로기, 인지심리학, 종교, 대중문화 속에서 복잡하게 만들어지는 '눈의 문화들'에 관한 입문서라고 이 책을 소개하고 있는데, 진중권 교수의 <이미지 인문학>(디지털 문화를 좀더 비중있게 다루고있긴 하지만)과 같은 책과 병행하여 읽어보는 것도 흥미로울 듯하다. 아울러 철학자 미셸 푸코가 언급했던 제레미 벤담의 파놉티콘에 관한 장도 눈에 띈다. 한병철 교수가 그의 책에서 언급했던 디지털 파놉티콘에 관한 담론도 연결지어 생각해볼 수 있겠다.

 

 

 

 

 

 

 

 

 

 

3. [과학]

<시간의 장벽을 넘어 - 최초의 타임머신 개발을 향한 경쟁>  

제니 랜들스 지음/안태민 옮김/불새

 

시간은 우주가 생겨난 이래 지금처럼 흘러왔을까? <최초의 3>이라는 스티븐 와인버그의 책도 있듯이, 시간은 물리학의 주요 연구 대상이기도하다. 우주가 탄생한 이후 시간은 균질하게 흘러왔을까?하는 의문도 든다. 사람은 시간을 어떻게 인식하는가하는 부분도 매우 흥미로운 주제다. 개인적으로는 처음 허버트 웰즈의 소설 <타임머신>을 읽었을 때, 80만년 후라는 과도한 미래의 설정에 생경한 느낌과 신선한 충격을 받은 기억이 있는데, 이는 시간여행이라는 과업(?)이 현대과학의 급속한 발달에도 불구하고 과연 가능할까?라는 의구심에서 나온 숫자일 것 같다. 이런 시간시간의 장벽을 뛰어 넘는다는 상상은 수많은 영화나 예술가, 작가들에 영감을 준 상상력의 원천이다.

   영화 <백투더 퓨처 II>의 시간적 배경이 되었던 지난 2015 10, 주인공인 브라운 박사와 마티가 캘리포니아에 나타나지 않았으나 우리에게 시간을 거슬러 여행하거나 심지어 미래로 가는 어떤 통로에관한 궁금증은 분명히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 책의 흥미로운 점은 과학을 전공한 후 베스트셀러 작가로 TV와 다큐멘터리 프로를 제작하기도 했던 저자가 시간여행과 관련한 주제의 여러 내막이다. 이렇게 추상적인 하나의 대상을 주제로 쓴 글은 삶과 관련한 모든 분야를 다 들여다 볼 수 있는 것 같다. 문학이든, 종교든 과학이든 이 모든 주제들은 우리와 뗄 수 없는 것들이다. 우리가 만나는 많은 과학적 개념들 뒤에는 결국 인간이 만들어낸 흔적이 남게 되는데, 이 책은 그 흔적을 추적하는 책이라 생각한다.

 

 

 

 

 

 

 

 

4. <음식과 성 - 도스토옙스키와 톨스토이 I>

로널드 르블랑 지음/조주관 옮김/그린비

요리를 여자에 비유하여 다소 위험(?)해 보이는 상상력을 펼친 무라카미 류의 <달콤한 악마>처럼 이 책의 간결하고 단도직입적인 책 제목부터 눈에 띈다. 아울러 성욕을 평생 기피해야하는 죄악으로까지 치부한 톨스토이는 여기에 왜 나온 것일까 더욱 궁금해진다. 목차를 보니 아마도 러시아의 문학을 이야기하면서 성에대한 고찰과 음식 특히 육식 등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있는 것 같다. 출판사에 따르면 이 책은 슬라비카 총서 6권 중 첫 번째 책으로서 도스토옙스키와 톨스토이를 중심으로 19세기 러시아 소설을 분석하는 책이다. 말하자면 문학 텍스트에 나오는 음식과 성에 관한 주제를 인문학적 시각으로 다르게 보기를 시도해보는 책으로 보인다    

 

    

 

 

 

 

 

 

 

 

 

 

5. <전체 안의 전체 사고 속의 사고 - 김우창의 인문학을 읽다>

현광일 지음/살림터

- 기계공학을 전공했지만 비판문화 이론등을 공부하여 사람에대한 지대한 애정과 관심을 갖고있는 저자가 인문학자 김우창의 인문학을 이야기한다. 자유롭고 독립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인간이 되기위한 평생의 지기로서 인문학을 이야기하고 김우창 선생의 저작과 사상을 통해 우리의 삶을 변화시켜갈 것을 권유하는 듯하다. 인문학자 김우창 선생의 여러 저작들에대한 훌륭한 출발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한다. 이 책과 더불어 지난 12월에 나온 김우창 선생의 책 <궁핍한 시대의 시인: 현대 문학과 사회에 관한 에세이> (민음사)도 무척 반갑다. 한자가 많이 나와 읽기 쉽지 않았는데, 이번에 김우창 전집으로 새롭게 한글세대들을 위해 기획한 듯하여 반가운 소식을 전한다. 앞으로의 전집이 기대가 된다.

 

 

 

 

 

 

 

 

 

 

6. <니체를 읽는다: 막스 셸러에서 들뢰즈까지>

박찬국 지음/ 아카넷

실존철학의 거장 하이데거나 자크 데리다, 질 들뢰즈와 같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근현대의 유명한 철학자 뿐 아니라 카잔차키스, 뭉크, 이사도라 던컨 등 수많은 작가 및 예술가들에게 크나큰 영향을 준 사람. 나아가 루돌프 슈타이너라는 교육철학자 에게 영감과 영향을 주어 발도르프 교육이라는 교육방식을 정립하게 한 이 사람. 미국 신보수주의(네오콘) 집단의 정신적 대부 레오 스트라우스에게도 커다란 영향을 준 이 니체라는 (위험한) 인물은 도대체 어떤 인물이었을까? 누구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라는 제목을 알지만 모든 사람을 위한, 그러나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책이라는 니체의 표현처럼 제목을 아는 사람들 중 소수만 읽어낸 하지만 커다란 파괴력을 지닌 책을 쓴 바로 이 사람, 100년도 더 된 이 사람이 왜 이렇게 회자되는 것일까. 그래서 니체에 관한 책을 여러 권 옮기고 펴낸 박찬국 교수의 이 책이 더욱 궁금해진다

 

 

 

 

 

 

 

 

 

7. <노근리 이야기 세트 - 2 - 그 여름날의 기억 + 끝나지 않은 전쟁 l 평화 발자국> 박건웅 그림/정은용, 정구도/보리

- <노근리 이야기>는 11월 말에 나온 책으로 내가 검색할 당시에 내가 발견하지 못하고 지나간 책이다. 이 책은 현재 많은 관심을 불러모으는 현대사책이 아니다. 출판사에 따르면 노근리 이야기 1부는 정은용이 쓴 실화 소설 <그대, 우리의 아픔을 아는가>를 원작으로 했으며, 2부는 정은용의 아들 정구도가 쓴 <노근리는 살아 있다>를 원작으로 한 만화라고 전한다. 이 책은 작가 정은용이 1950년 한국 전쟁이 발발한 해 여름, 미군들의 총에 어린 아들과 딸을 잃은 개인의 절박한 체험을 담은 개인의 기록이기도 하다. 한국 전쟁 당시 어린 아들과 딸이라면 지금 바로 나의 부모님 세대가 되는데, 살아계셨으면 지금 60대 정도가 되셨을 것같다. 이 두 권의 책은 사실들이 기록되는 공식적인 역사책 이면에 개개인들이 겪은 전쟁이란, 인간의 잔혹성이란 어떤 것인가를 배울 수 있는 귀중한 책이 아닐까한다.

 

 

 

'병신년' 새해에는 알찬 독서생활로 시작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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