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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두 달 저장음식 - 제철 재료 그대로 말리고 절이고 삭히는
김영빈 지음 / 윈타임즈 / 201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마트에 가면 제철 과일, 채소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구할 수 있는 요즘 저장음식이 왜 필요할까? 라고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그렇다. 나 역시도 불과 2년전까지만 해도 그런 생각을 했었다. 왜 굳이 말리고 절이고 삭히는지, 그 수고스러움을 이해할 수 없었다. 마트에서 고추를 싸게 팔길래 잔뜩 구입해 고추간장장아찌를 만들게 되면서부터 그 수고스러움과 정성과 기다림의 미학을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지금은 틈만나면 저장음식을 만들고 있다. 매실청도 만들고, 고추, 오이, 양파, 깻잎, 마늘로 간장장아찌도 만들면서 저장음식을 만들게 하는 매력에 푹 빠져있는 중이다. 하지만 할 줄 아는 재료가 몇 개 되지 않아 조금 아쉬움이 남았었다. 요즘 식초, 효소 등을 만드는 법을 담은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는 터라, 저장음식에 관한 책도 있을까 싶어 찾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내게 꼭 필요한 책 <<열두 달 저장음식>>을 발견하게 되었다. 심봤다.

 

 

 

시판 제품보다 못생기고 유혹적이지는 않지만 돌아서면 생각나고 입맛 다시게 하는 시간의 맛이 고스란히 녹아 있지요. (본문 5p)

 

이 책은 마트에서 구할 수 있는 제철 재료를 소개하면서 저장과 보관이 가능한 양을 만들어 볼 수 있도록 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누어 수록되어 있다. 책을 받자마자 여름재료부터 찾아보면서 무엇을 해보면 좋을지 고민하면서 어찌나 설레여했던지. 얼마 전 먹고 버린 수박껍질이 왜이리 아까운지, 마트에서 애호박 싸게 파는 걸 안 사고 온 것이 왜이리 후회스러운지, 책을 보고 있자니 다시 마트로 달려가고 싶을 정도다. 괜시리 만들어놓은 마늘간장장아찌랑 매실청을 한 번씩 쳐다보면서 뿌듯해해보기도 했다.

 

 

여름 장마를 건강하게 보낼 수 있는 알뜰 살림 밑천이 되는 봄 저장음식으로는 쑥, 고사리, 취나물, 가죽, 죽순을 말리고, 딸기잼, 체리잼, 앵두잼 등을 만들면 좋다. 양배추로도 피클을 만들 수 있으며, 도라지대추피클, 셀러리당근피클도 만들면 좋은 저장음식이 된다. 특히 봄에 나는 햇고사리를 직접 말리면 향도 좋고 시판되는 제품보다 질감도 부드럽다고 하니 내년 봄에는 고사리 말리기에 도전 해봐야겠다. 어린시절 밥상에 자주 올라왔던 마늘종은 결혼 후에 한 번도 구입해본 적이 없는데, 마늘종과 무를 이용해 간장장아찌를 담글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이것도 기억해둬야겠다. 내년 봄에는 이래저래 바빠질 거 같다. 

 

 

여름이 시작되면서 여기저기 눈에 보이는 매실을 얼른 구입해 매실청을 담아두었다. 하루에 한 번씩 괜시리 들여다보면서 혼자 뿌듯해하곤 했는데, 장마가 시작되기 전 초여름의 짧은 한때를 바쁘게 움직여야 배탈 없는 여름을 보낼 수 있다는 저자를 보면 매실청 하나 해놓고 좋아하는 걸 보면 아직 초보인가보다. 애호박을 말리기에 제철인 여름, 얼마 전 저렴한 가격에 파는 애호박을 안 산것이 두고두고 후회가 된다. 장아찌 담그는 것만 생각했지 말리는 것은 생각 못한 탓이다. 말린 애호박은 나물을 해도 맛있지만 된장찌개에 넣으면 식감이 쫄깃하고 감칠맛이 있다고 하니 다음에는 잊지 말고 말려놔야겠다. 꽈리고추, 감자, 깻잎으로 만든 부각도 눈도장을 찍어본다. 오이로 장아찌를 담아두긴 했지만 피클은 만들어본 적이 없어 생각도 못했는데, 이 책을 보고 얼른 오이를 구입해 피클을 만들었다. 지금 숙성 중이니 며칠 후에 다시 끓여 식혀 부으면 된다. 어떤 맛이 나올지 폭풍 기대중이다.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가을은 저자가 일 년 중 가능 눈코 뜰 새 없는 계절이란다. 얼마 전 이웃사촌이 고구마빼데기를 주었는데, 어떻게 먹을지 몰라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이 책을 보니 부드럽게 불려 죽을 끓이거나 밥을 지을 때 넣거나 조림 등을 만들 때 넣으면 요긴하다고 하니 감사한 마음으로 잘 먹어야겠다. 가을이 되면 해보고 싶은 건 무말랭이다. 레시피대로 잘 만들어봐야겠다. 고구마, 우엉, 연근 등으로도 피클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 알았다. 색다른 느낌의 피클은 어떤 맛을 줄지 기대가 된다. 고추장박이, 된장박이 등은 어린 시절 먹어만 봤는데, 이 책을 보니 간장장아찌와는 달리 새로운 맛을 줄 거 같다.

올 겨울에는 아이들이 먹다 버린 귤껍질을 잘 모아 말려봐야겠다.

 

 

얼마 전 외출하고 돌아오는 길에 오징어를 판매하는 트럭을 보게 되었다. 이 책에서 오징어젓 만드는 레시피를 본 듯 하여 얼른 구입했다. 봄에 해 먹는 음식이지만, 한 번도 도전해 본 적 없는 젓갈 담그기가 하고 싶어 구입하고 말았다. 내장과 껍질을 제거하고 물기를 닦은 후에 저자가 알려준대로 곱게 채 썰고 다리는 5센티미터 길이로 썰었다. 소금과 청주에 버무린 후 밀페 용기에 담아 냉장고에 넣고 지금 1차절임 중이다. 내일이면 쪽파와 마늘과 함께 무침양념으로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거 같다. 처음 만들어보는 오징어젓, 어떤 맛일까? 그 기다림이 너무 설레인다.

 

 

 

제철 재료 그대로 말리고 절이고 삭히는 <<열두 달 저장음식>> 책을 보면서 오이피클과 오징어젓을 만들었다. 지금도 이 책은 식탁 위에 펼쳐져 있으며, 나는 매일같이 무엇을 만들까 뒤적거리고 있다. 6년을 직장을 다니고 지금 6개월째 집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그리고 조만간 다시 직장을 나가게 될 거 같다. 저장음식이 있으면 직장을 다니는 동안에도 밑반찬 때문에 고민할 걱정이 없다. 그래서인지 이번 달은 유난히 마음이 바쁘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우리 가족 식탁은 인스턴트가 아닌 내가 만든 반찬으로 채워주고 싶은 마음 탓이다. 예전에 선물 받은 김이 냉동실에서 잠자고 있으니 오늘은 김간장장아찌를 해봐야겠다. 수록된 [재철 재료 열두 달 캘린더]를 냉장고에 붙혀놓고 꼭 잊지 말고 준비해나가야겠다.

제철의 풍미를 살려 두고두고 먹을 수 있는 저장음식, 이 책을 통해 저장음식의 매력에 더욱 푹 빠지게 된 듯 하다.

 

(이미지출처: '열두 달 저장음식' 본문에서 발췌)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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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상상 2014-08-16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보고 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