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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처럼 살아 봤어요 사계절 중학년문고 25
조은 지음, 장경혜 그림 / 사계절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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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과 지금의 생활을 비교해보면 정말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 어쩌면 하루하루가 달라지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세계 곳곳의 소식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으며, 집이 아닌 밖에서 전화통화하는 것도 모자라 얼굴을 보면서 통화할 수 있는 영상통화는 기본이요, 이제 걸으면서도 인터넷을 할 수 있는 정말 굉장한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면서 편리함에 익숙해져 살다보면, 어느 날 문득 잊혀져 간 오랜 기억을 떠올리며 추억할 때가 있다.

이제는 아날로그 시절에서만 느낄 수 있었던 즐거움, 행복 등이 아련하기만 하다. 돌이켜보면 편리함을 즐기는 사이에 참 많은 것을 잃은 듯 하다. 뚜렷했던 사계절의 변화도, 밖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의 우렁찬 목소리도, 가족간의 대화와 이웃간의 정도 사라지고 말았다. 문명의 편리함이 준 이기는 너무도 가혹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편리함을 아주 조금도 놓치 못하고 있으니, 어쩌면 사라진 모든 것들은 문명의 이기가 아닌 사람들의 이기심과 욕심에서 비롯된 것은 아닐까 싶다.

<<옛날처럼 살아봤어요>>는 문명의 편리함을 추구하는 우리의 이기심으로 잊혀져 간 것들을 되찾아보려는 지열매네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열매네 가족은 초등학교 선생님인 엄마와 일류 대학을 나왔지만 집에서 놀 때가 더 많은 아빠 그리고 작가가 꿈인 열매 세 식구다. 열매는 아빠와 텔레비전 앞에서 채널 싸움을 하곤 하는데, 아빠는 텔레비전 홈쇼핑 열성 팬이고, 열매는 쉬지 않고 채널을 돌리며 보곤 한다. 아빠는 텔레비전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반면, 열매는 텔레비전을 안 보면 스트레스가 쌓인다. 열매는 온갖 이야기가 넘치는 텔레비전을 통해서 많은 지식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방학이 시작되면서 큰 사건이 일어나고 만다.

우연히 미미네 집에서 몇 번 재방송을 보게 된 드라마를 안 보고는 견딜 수 없었던 탓에 밤에 몰래 거실에서 텔레비전을 보던 열매는 아예 자신의 방으로 텔레비전을 옮겨 놓고 새벽 세 시가 넘도록 보게 되고, 결국 엄마에게 들켜버린 것이다.

 

"이 놈의 지긋지긋한 텔레비전 소리!"

"나도 이렇게까지 하고 싶진 않지만...옛날처럼 살아야겠다." (본문 49,51p)

 

 

결국 엄마는 두꺼비집을 내려 버렸고, 시원하게 돌아가던 에어컨도, 냉장고 소리까지 멎게 되면서 암흑과 고요 속에 잠기게 된 것이다. 이제 열매네는 반장님 댁에서 물을 길어다가 먹어야 했으며, 빨래는 각자 가지고 가서 그 집 마당에서 해야 했고, 휴대 전화도 사라져버리고 말았다. 아빠와 열매의 반란이 있었지만 엄마는 뜻을 굽히지 않았고, 결국 아빠와 열매는 불편하지만 그 불편함 속에서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알아가게 된다.

 

물도 길어다 먹어야 했고, 반장 아주머니 집까지 가서 볼일도 봐야 했기 때문에 처음엔 시간이 모자랄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니었어요. 텔레비전도 보지 않고 게임도 하지 않고 인터넷도 하지 않으니까 시간이 정말 넘쳐 났어요. 그래서 나는 집에 있는 책을 몽땅 읽어 치웠답니다. 포기하려고 했던 방학 숙제도 며칠 만에 다 해 버렸어요. 물론 일기만은 되도록 그날그날 썼어요. (본문 130,131p)

 

 

폭염이 계속 되던 올 여름에 우리 집에는 방마다 선풍기가 돌아가고, 연신 냉장고 속의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보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시원한 물로 샤워를 하며 문명의 발달에 비롯된 온난화 현상으로 인한 이상기온을 문명의 발달로 이겨내려고 했다. 전기와 수도가 없다면 분명 힘들고 괴로운 날이 될 것이며, 하루를 제대로 보내기 힘들 것이다. 열매네 가족처럼 옛날처럼 살아가기는 정말 어렵겠지만, 가끔은 문명의 편리함에서 벗어나 자연 그대로 지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3월 31일은 지구촌 불끄기 운동의 날이다. 각 가정과 기업이 지구를 위한 한 시간동안 전등을 끄는 운동인데, 이 시간동안 지구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문명의 발달이 주는 편리함을 통해서 올바른 사용법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좋은 시간이 될 거 같다. 인터넷, 휴대전화, 텔레비전을 잠시 꺼두는 것만으로도 가족은 좀더 가까워지질 수 있으며, 더 많은 일을 해낼 수 있게 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으리라.

 

나는 분명히 알고 있었어요. 그 기분은 방학 내내 텔레비전을 보며 지냈다면 절대 느낄 수 없는 뿌듯한 성취감이라는 사실을요! (본문 160p)

 

<<옛날처럼 살아봤어요>>를 읽으면서 문명의 편리함을 추구하면서 참 많은 것을 잃고 있었구나, 라는 사실을 깨달아본다.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한다면 잃지 않아도 될 많은 것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사실이 참 안타깝다. 게임 중독, 텔레비전에 빠진 아이들을 향한 부모의 잔소리는 부모 역시 같이 뭔가를 해 볼 생각을 못했다는 뜻과도 같다. 비록 열매네 가족처럼 할 수는 없겠지만, 작은 불편함에 더 많은 것을 채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가끔 캔들나이트를 즐기면서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봐야겠다. 사라져가는 많은 것들에 대한 추억마저 잃어버리지 않도록.

 

(사진출처: '옛날처럼 살아 봤어요'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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