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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정말? 꼬까신 아기 그림책 11
최숙희 글.그림 / 웅진주니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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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의 최숙희 작가의 신작이 출간되었습니다. 엄마의 말 한마디로 상처받는 아이의 마음을 잘 다독이고, 부모에게는 상처받은 아이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었던 <엄마가 화났다>를 읽은 후 그녀의 신작을 기다려왔던 터라 더 반가웠지요.

표지 속 아이의 모습을 보고 살짝 놀랐습니다. <괜찮아><나도 나도>에서 보았던 아이와는 달리 조금 자란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죠. 양갈래 머리를 묶었던 아기의 모습은 사라지고, 단발머리에 예쁜 여자아이로 껑충 자라있습니다. 2005년 <괜찮아>가 출간되고 7년이 지났으니, 아이도 그만큼 자랐나봅니다.

가끔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말과 행동을 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면서, '내 아이가 이렇게 컸구나'라는 생각에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아이가 대견하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초보 엄마 딱지를 붙히고, 울어대는 아이를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서 우왕좌왕하던 때가 있었는데, 이렇게 건강하게 자라주어 고맙기도 합니다.

엄마랑 동물원에 오니, 귀엽고 재미난 아기 동물들이 아주 많습니다. 아기 동물을 보고 엄마가 말합니다.

"너도 아기였을 때 말이야............"

아기였을 때?
내가 정말?

아기였을 때를 기억하지 못하는 아이는, 왠지 의아한 듯한 표정을 짓고 있네요. 아기였을 때 어떤 모습이었는지 궁금한 듯 보입니다.
엄마는 동물원의 아기 동물들을 보면서 아기 때의 모습을 들려줍니다.


네가 아기였을 때 넌 아기 캥거루처럼 아주 조그마했단다.
내가 정말? 나는 이만큼이나 큰 걸.


엄마는 아기 오리들을 보면서 꽥꽥 울어 댔던 이야기를 들려주고, 아기 타조처럼 머리카락이 조금밖에 없었던 이야기도 해줍니다.

내가 정말?

하지만 '나'는 이제 울지않고 또박또박 말하고, 꼬불꼬불 말 수 있을 정도로 머리카락도 많이 자랐지요. 아기 돼지처럼 엄마 젖만 먹었던 아기 때와 달리, 냠냠냠 뭐든지 잘 먹고, 이가 몇 개 밖에 없었던 아기 하마와 달리, 오물오물 풍선껌도 씹을 수 있게 되었어요.

네가 아기였을 때 말이야. 넌 아기 코알라처럼 엄마 등에 찰싹 달라붙어 있었지

정말? 내가 정말? 내가 정말 정말?
말도 안돼!

얼룩말처럼 야채도 잘 먹고, 뱀처럼 높은 곳에 매달릴 수 있고, 그림책도 혼자 잘 보고, 엄마도 잘 도와주는 내가 그랬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요. '나'는 왠지 뾰루퉁해졌습니다. 이렇게 혼자 할 수 있는 게 얼마나 많은데 말이에요.

난 다 컸어!

올해 9살이 된 작은 아이는 요즘들어 '내가 할게~'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나도 이제 다 컸다고. 9살이나 됐단 말이야' 합니다. 씻어라, 양치질해라, 숙제해라...하는 엄마의 잔소리에 "내가 다 알아서 할테니, 엄마는 그만 말해"라며 반항섞인 말도 합니다.
"이 녀석이~!!!"하며 인상을 써보지만, 왠지 흐뭇합니다. 막내 아이라 그저 아기같기만 했었는데, 이제 조금씩 독립심이 생겨나는 아이가 대견하기만 하지요.

마지막 페이지에 '나'는 코알라처럼 그리고 아기때처럼 엄마에게 업혔습니다. 다 컸지만 여전히 엄마의 등이 좋답니다.
아이들은 이렇게 독립심을 생기고, 혼자 할 수 있는 일도 많아졌지만, 여전히 엄마의 사랑과 관심을 기대합니다. 옆에서 응원해주고, 격려해주는 엄마가 필요한 것이지요.

<<내가 정말?>>의 저자는 이 그림책을 통해서 우리 아이들이 태어나서 이때까지 건강하게 잘 자라 준 것을 칭찬하고 앞으로도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응원하고자 만들었다고 합니다. (작가의 글 中)

이 그림책을 읽으며서 아이들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진 것에 대해 자랑스러움을 느낄 수 있을 거 같아요. 이 뿌듯함이 앞으로 성장하는데도 큰 격려와 힘이 되겠지요. 엄마인 저는, 엄마의 등을 여전히 좋아하는 아이의 모습 속에서, 아기였을 때도 그리고 지금도 그리고 또 앞으로도 여전히 사랑하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겠다고 다짐해봅니다.

아이를 보면서 느꼈던 대견스러움, 자랑스러움, 흐뭇함을 제대로 표현해준 적이 없는 거 같아요. 이 책을 빌어 그 고마움을 전해봅니다. 사랑하는 마음도 함께 말이죠. 따뜻함과 뭉클함이 느껴지는 그림책입니다.
부록으로 수록된 '성장 앨범'을 아이와 함께 꾸미다보면 그 따스함이 더욱 크게 다가올 듯 싶네요.

2009년에 초등학교 읽기 교과서에 수록되었으며, 여전히 사랑받고 있는 <괜찮아>처럼 이 작품도 오랫동안 사랑받는 책으로 남을 듯 싶습니다. 다음에는 최숙희 작가가 어떤 그림책으로 아이와 저에게 따뜻한 감동을 전해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글, 사진출처: '내가 정말?''It's Okay'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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