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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그림이 들려주는 사람 이야기
박영대 지음 / 현암사 / 2011년 12월
품절


조선시대에는 그림 그리는 일을 담당하던 '도화서'라는 관청이 있었는데, 카메라가 없었던 조선시대에 이들은 나라의 각종 의식이나 행사 및 초상화 등을 그리는 일을 담당했다. 그 당시 그려놓은 의궤는 당시의 문물이나 의식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는데, 도화서의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단원 김홍도이다. 우리는 김홍도의 작품을 접하게 될 때, 그 작품이 가지고 있는 의의나 작품의 기법 등에 주목하지만 그 작품들 속에는 우리의 '역사와 인물'에 대한 이야기에 주목한다.

<<우리 그림이 들려주는 사람이야기>>의 박영대 작가는 '나는 어디에서 왔을까요?'라는 물음을 제기하면서, '정말 내가 누구인지 제대로 알려면 지금의 나를 만든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알아보는 게 좋겠다(머리말 中)는 해결책도 함께 알려주고 있다.
저자는 지금의 나를 만든 사람들에 대해 알기 위해 사람이 나오는 그림만 따로 모아 내가 누구인지 헤아릴 수 있도록 이 작품을 출간하게 된 이유를 밝히고 있는데, 그림 속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를 갖고 있는지를 옛 이야기처럼 재미있게 들려준다.

이 작품에는 김홍도, 신윤복, 김명국, 장승업을 비롯한 우리나라 화가들의 옛 그림 40편이 수록되어 있는데, 저자는 이 그림 속에 그려진 사람과 물건 등을 설명하고, 그림 속 장면이 어떤 모습일지를 약간의 상상을 가미하여 옛날 이야기처럼 들려준다. 더불어 그 그림과 연관된 또 다른 이야기 즉, 삶의 지혜나 우리가 가져야 할 소양들을 함께 들려주어 다양한 내용을 접할 수 있었는데, 옛 선인들의 일화나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들이 재미있게 수록되어 있다.

김홍도는 서민사회의 생활을 주제로 한 그림을 많이 그렸는데, 그의 작품 길쌈, 춤추는 아이, 담배 썰기, 대장간, 자리 짜기, 산행, 그림 감상, 활쏘기, 기와 이기, 논갈이, 처네 쓴 여인 등은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생활 모습을 너무도 잘 표현하고 있어, 우리 아이들에게 그들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된다.

사람들이 생활하는 여러 가지 모습을 담은 그림을 흔히 '풍속화'라고 합니다. 풍속화에는 그 시대 사람들의 삶과 꿈이 깃들어 있습니다. (본문 62p)

김홍도의 <길쌈>은 베를 짜는 모습을 통해서 그 시대 우리 여인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대부분은 표면에 드러난 이 내용에만 주목한다. 그러나 저자는 아기를 업고 있는 할머니와 할머니 곁에 바짝 붙어서 치마 고름을 붙잡고 있는 아이의 모습에도 주목한다.
늘 일하느라 바쁜 엄마 대신 할머니가 아이들을 돌봐 주는 모습을 통해서 그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고 생각하는지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는 것이다.
이 작품에서 저자는, 신라의 제3대 왕인 유리왕이 왕녀들을 두 편으로 갈라 7월 16일부터 8월 15일까지 누가 더 많이 길쌈을 했는지 따져 성패를 갈랐는데,이를 '가배' 또는 가위'라 일렀는데, 이것이 바로 오늘날의 '추석'이 되었다고 전한다. 더불어 바느질하고 길쌈하는 여인들의 고통을 담은 허난설헌의 '가난한 여인의 노래'라는 시를 함께 들려주고 있다.
이렇듯 저자는 그림 <길쌈> 한 편을 통해서 우리에게 많은 것을 듣고, 보여준다.

조선 시대 풍속화가로 유명한 신윤복의 <저잣길>에도 그림과 이야기가 있다. 함지박을 머리에 인 여인과 말을 거는 할머니는 어떤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걸까? 그저 스쳐지나가는 사람이라 생각할지 모르지만, 저자는 신발을 보고 막 발걸음을 떼고 있지만, 누군가 말을 걸어오자 고개를 왼편으로 돌리고 있다는 것을 일깨운다. 독자는 저자의 뛰어난 관찰력에 탐복하기도 했지만, 저자는 조선 시대 사람들의 생활상을 분명하게 볼 수 있도록 그림을 그린 화가들의 예리한 관찰력을 높이 평가한다.
고로 저자는 훌륭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은 항상 사물을 자세히 관찰하는 습관을 가졌다는 것을 역설하며, 예리한 관찰력을 가졌던 어느 고을의 지혜로운 원님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더불어 시장이 늘어선 길인 '저잣길'에 배경이 없는 것으로 많은 상상을 펼쳐보인다.

조영석의 <고사관수도>를 통해 저자는 삶의 원칙을 전하고 있다.

우리 조상들은 이렇듯 물에서 여러 가지 배울 점을 찾아 자신을 다스리는 일에 힘썼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그림은 단순히 물을 보는 것이 아니라 물에 비친 자신의 마음을 보고 있다고 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남을 배려하고 검소하게 살며 순리를 따르는 일은 모두 선비가 바라는 삶의 원칙이기도 합니다. (본문 82p)

김명국의 <달마도>를 통해 달마에 대한 전설을 들려주고, 심사정의 <벼 베기>를 통해서 벼 낟알 한 톨도 소중히 했던 아들 삼형제를 둔 농부와 며느리 이야기를 통해서 지혜를 선물하기도 한다. 유숙의 <대쾌도>를 통해 황형의 이야기를, 김홍도의 <서당>을 통해서 조선 후기의 문신이자 학자였던 송시열의 이야기도 전한다.
그 밖의 작품에서도 저자는 그림을 통해서 폭 넓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데, 그 이야기가 모두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

그동안 명화를 소개하는 다양한 구성의 작품들은 명화가 가진 의미와 기법을 소개하기에 급급하여, 자칫 명화에 대한 선입견을 주기도 했는데, 이 작품은 그림을 통해 나의 뿌리를 찾고, 나를 있게 한 그들의 삶을 이해하는 것을 주제로 삼아 작품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있어, 그 어떤 구성보다 작품에 대한 이해가 빠르다.

김홍도의 작품 <그림 감상>을 통해서 저자는 그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한다.

좋은 그림은 어떤 것일까요? (중략) 오래되었지만 여전히 사람들이 좋아하는 명화를 보세요. 이런 그림은 우선 보는 사람의 눈길을 오래 머물게 하는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그림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대개는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생동감을 지니고 있기 마련입니다. 그린 것이지만, 그려진 대상이 그림 속에 살아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는 것이지요. 이것은 단순히 똑같이 그린다고 해서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그보다 대상의 마음과 숨결을 담고자 하는 정성이 필요하지요. (본문 32,34p)

그림을 감상하는 것에 대해서 나는 여전히 잘 알지 못하지만, 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어렴풋이 이해가 되는 듯했다. 아마 우리 아이들도 작품이 전하는 생생함과 그 작품을 그린 화가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시각을 넓힐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사람들이 생활하는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낸 화가들이 있었기에 우리는 그들을 이해하고, 나의 근원을 찾을 수 있게 되었다.
더불어 우리 아이들에게는 그것을 이끌어준 저자 박영대의 <<우리 그림이 들려주는 사람이야기>>가 있기에 가능한 이야기가 된 것은 아닐런지. 유익함과 재미 그리고 보는 즐거움까지 두루 갖춘 이 작품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우리 조상들의 삶에 주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사진출처: '우리 그림이 들려주는 사람이야기' 본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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