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에게는 비밀이 있다 - 누구도 말하지 않았던 의학의 진실
데이비드 뉴먼 지음, 김성훈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간만에 제 전공을 떠올릴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을 한권 읽어서 소개해드리려고 해요.

저는 6년제 수의학과를 졸업하고 (제가 98학번인데 그 전까지는 4년제였거든요.) 사람 약을 다루는 제약회사에서 항생제/항암제 PM(product manager)으로 근무를 했었어요.

제 대학 동기들 대다수가 동물병원에서 근무하거나 동물약품회사 또는 사료회사 같은 동물 관련 업체에서 일한 것과 비교하면 살짝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는 편이죠.

그래서 수의사로서 6년간 공부한 의학적 지식과 제약회사 PM으로 2년반 근무하면서 얻은 사람 약에 대한 지식이 섞여서 이 책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일단 '의사들에게는 비밀이 있다.' 책의 저자인 데이비드 뉴먼은 현재 뉴욕의 한 종합병원 응급의학과에서 근무 중인 의사구요. 의사들 사이에서는 공공연한 비밀로 알려진 다양한 (일부 충격적인) 사실들에 대해서 내부고발적인 분위기로 글을 써내려 가고 있어요.

 

그렇다고 모든 의사가 다 잘못이 있다거나 오직 돈을 위해서 이런 비밀을 숨기려고 한다거나 하는 식의 부정부패를 고자질하려는 의도는 아니구요.

다양한 이유에서 의사들 사이에 이런 비밀이 형성되었고 그 비밀을 환자에게 꼭 알려줄 필요가 없다거나 아니면 의사들 스스로가 그것이 잘못임을 모른채 자행되는 것들이 너무 많다고 토로하고 있어요.

또 제약회사의 리베이트나 보험회사 같은 이익집단의 마케팅, 또 이들과 정부 차원의 복잡미묘한 관계들이 얽혀서 이루어진 결과물이라고 차분하게 객관적으로 서술해나가고 있어요.

  

대걔 제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은 20~30대의 아이를 둔 엄마들이 많으신데요.

몇 년전 슈퍼박테리아와 항생제 오남용에 대해 각종 매체에서 대대적으로 떠든 후로 소아과나 이비인후과에서 처방해주는 항생제에 과민반응들 많이 보이시지요. 또 아토피로 고생하는 아이들의 경우, 피부과에서 처방해주는 스테로이드제제에도 예민하시구요.

사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100% 항생제(또는 스테로이드제제)를 써서는 안된다고 말할 순 없어요.

병의 경중에 따라, 병의 종류에 따라서 필요한 경우에는 꼭 써야 하는 경우가 있거든요.

하지만 일반적으로 콧물+기침 감기의 경우 바이러스성 질환이기 때문에 세균을 없애는데 사용되는 항생제를 쓸 필요가 없구요. 대신 중이염이나 결막염, 폐렴 등 염증 소견이 심할 경우에는 항생제를 처방받은대로 먹어야 하는게 정답이지요.

스테로이드제제 역시 무조건 쓰면 안된다가 아니라 꼭 필요한 심한 피부 소견에서는 단기간 처방을 해주실 수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의 환자들은 일단 스테로이드 제제를 바른 후 증상 완화가 아주 빠르게 나타나는걸 보고 자꾸 연속 처방을 원하기에 문제가 되는거지요.

 

p.55 ~ 항생제가 기관지염, 인후염, 심지어는 감기에도 효과가 없다는 사실이 좀 의외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비세균성 질병에 항생제를 사용하는 경향은 수십 년 동안 이어져왔으며, 그 과정에서 미국 사람들은 이런 질병을 치료하는 데 항생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믿게 되었다. 사람들은 보통 증상이 시작되고 3일에서 7일 정도가 지난 후에 병원을 찾는다. 그리고 일반적인 바이러스성 질환은 보통 7일에서 10일 정도 지속되는 것이 보통이다. 내원할 떄 즈음이면 항생제를 먹든 먹지않든 병이 나을 때가 다 되었을 때라는 의미다. 하지만 우연한 시간적 일치에 불과한 것이긴 해도 항생제 복용 후 며칠, 심지어 몇 시간만 지나도 몸이 나아지는 기분이 들기 떄문에 항생제의 막강함에 대한 환자들의 믿음은 더욱 강화된다.

이런 부적절한 행동이 있을까 싶겠지만, 사실 환자들이 노골적으로 항생제를 요구하면 의사는 그런 요구를 뿌리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의료계에서는 환자들이 자신이 희망하는 의사를 골라가서 찾아가기 때문에 환자를 끌어들여야 하는 의사 입장에서는 그런 유혹에 빠지기가 더욱 쉽다.

그런 문제 말고도 의사의 관점에서 보면 항생제 처방은 아주 간단하고 편리한 측면이 있다. 의사들은 진료할 떄 늘 시간에 쫓긴다. 그렇다보니 목구멍 안쪽을 슬쩍 살펴보고나서 신손학 항생제를 처방하는 것이 의사나 환자 모두에게 이로운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다. 의사는 밀린 환자를 빨리빨리 볼 수 있어서 좋고, 환자는 잘 들을 것 같은 치료를 받게 되어 기쁘니 좋은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역시 이 항생제오남용에 대해서 자주 언급을 하는데요. 아마도 이 문제가 의사집단과 환자집단 모두에게 제일 널리 알려진 공공연한 비밀이라서 그런게 아닐까 싶어요.

 

또 우리가 흔히 듣는 디스크 환자들에 대한 수술에 대해서도 그다지 효과가 없다는 충격적인 이야기도 털어놓아요. 저도 몇 년전에 교통사고로 MRI로 추간판팽륜증 (추간판 탈출 직전의 상황) 진단을 받았는데요. 상대방측 보험회사에서 추간판 탈출이 아니라서 보험금 지급을 못하겠다고 우겨서 민사소송까지 한 적이 있었어요. 우여곡절 끝에 보험금을 받긴 했지만, 그 후 제 생명보험을 가입하려고 할 때 추간판 팽윤도 추간판 질환이라고 허리쪽 문제는 무담보(보험급을 지급하지 않겠다)로 처리하라는 통보를 받았답니다.

그런데 요통(허리통증)은 그 후에도 조금만 무리하면 도져서 늘 고생인지라 저 역시 나중에 더 심해지면 추간판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인가? 고민 중이었던지라 이 부분을 읽곤 좀 충격이 컸어요.

(우리가 흔히 아는 디스크가 추간판이랍니다.^^)

 

p.31 ~그럼 MRI로 요통의 원인을 추적해보는 것은 어떨까? MRI는 몸에 칼을 대지 않아도 근육에 일어난 중요한 변화를 꽤 잘 볼 수 있기 때문에 요통을 평가할 때는 우선적으로 찾는 검사방법이다. 특히 신경 압박과 척수의 문제같이 근육이 원인이 아닌 요통을 평가할 때는 더욱 쓸모가 있다. 하지만 MRI와 요통에 관해서 사람들이 모르는 비밀이 하나 있다. 흔히 의사들이 MRI를 보면서 요통의 원인이라고 지적하는 내용들, 즉 추간판탈출증, 추간판 파열, 추간판팽륜증은 요통이 없는 건강한 사람들의 MRI에서도 흔히 보이는 것들이라는 점이다. 이것은 방사선과 의사들이 허리 MRI에서 찾아내는 추간판탈출증이나 추간판팽륜증, 그리고 기타 내용들이 일반적으로 요통과는 관련이 없음을 의미한다.

 물론 예외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MRI에서 추간판탈출증이 보이는 경우 별다른 문제가 없다. 이들은 대부분 정상적인 소견으로 추간판이 찢어지거나 원래의 위치에서 탈출하는 경우가 종종 생기지만 우리 몸이 별다른 사건을 일으키지 않고 그것을 치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p.32 ~ 그렇다면 광범위하게 시행되는 찢어진 추간판에 대한 외과 수술이 과연 타당한가라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내가 의과대학에 있을 때, 한 신경외과 의사가 말하기를 자기는 척추 수술의 효과를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척추 수술환자를 앞에 두고 소독을 할 때 그런 말을 들으니 당황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그럼 지금 이 수술을 왜 하는거냐고 물었다. 그가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다들 이렇게 하니까."

 

물론 저 역시 요통이 주기적으로 찾아오는지라 다양한 정형외과, 한의원(추나요법)을 돌아 다녀봤는데 수술을 권하시는 분은 극히 드물었어요. 대신 살을 빼고(허리에 대한 압박 최소화), 무리한 운동 대신 수영이나 가벼운 산책 정도의 약한 운동을 하라는 처방을 내리시더라구요. 그리고 너무 통증이 심할 때만 진통제(알약)나 직접 근육 내 주사를 놔주시는데 너무 아플 때는 누웠다 서는 것조차 할 수 없어서 저 역시 간편하게 '수술'을 생각해보게 되었는데 이 글을 읽고나니.. 아.. 그런 생각이 싹 사라지더군요.

 

또 저도 의사는 아니지만  수의사 자격증이 있는지라 5장. 의사는 검사를 좋아한다.는 정말 공감 백배하면서 봤답니다. 대학교 시절을 떠올려보면 본과 3,4학년 때 임상관련 과목들을 듣는데.. 그 중 절반, 아니 그 이상의 내용이 다양한 검사법의 해석과 그에 맞는 치료방법일 정도로 검사를 중요하게 생각하거든요.

 

p.158 ~ 우리 의사들은 검사를 사랑한다. 아마 환자보다도 검사를 더 사랑할 것이다. 그렇게 배웠기 때문이다. 심전도, 엑스레이, MRI, 대장 내시경, CT 촬영, 혈액검사, 스트레스 세스트, 세균 배양 등등... 의사들은 이 검사들의 객관성, 유용성, 진실성을 철썩같이 믿는다. 앨리스의 혈구 수치는 낮았다. 앨리스가 입원해서 수혈을 받은 이유는 그 때문이다. 그녀가 거의 죽을 뻔한 출혈을 겪었을 때도 당직 의사는 앨리스를 진찰하지도, 심지어는 앨리스와 얘기를 나누어보지도 않았다. 그저 더 많은 검사를 지시했을 뿐이다. 대장 내시경 검사로 그럴듯한 진단이 나오자 앨리스의 담당 의사는 자기 할 일을 다 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혈구 수치가 개선되자 앨리스는 퇴원했다. 앨리스의 초기 치료, 진단, 치료 성공 여부의 판단 기준이 모두 검사를 근거로 이주어진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이런 검사들은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정당한 근거가 있었고, 유용하기도 했다. 어쨌거나 출혈이 문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검사를 한 덕분에 우리는 앨리스가 출혈을 겪는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었고, 이유을 찾아내고, 얼마나 심각한지도 측정할 수도 있었던 것이다.~

 

p.169 ~ 적절한 상황에서는 현대적인 의학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검사를 통해 목숨을 구하는 정보를 얻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런 혜택을 받는 경우는 검사를 받는 사람 중에서도 아주 소수에 불과하다. 의학 검사는 우리 문화에서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았고, 현대 의료의 기본적 요소가 되었다. 하지만 이 의학 검사가 대단히 부적절해졌고, 때로는 위험하게도 의사의 역할을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은 의학계가 제일 깊숙이 감추어놓은 비밀 중 하나다. 우리는 심장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배를 촉진해보고, 신경학적 검진을 하는 등의 진찰 기술의 가치를 깍아내렸다. 환자와의 소통이나 관찰 등의 기본적인 진찰 기술은 점점 외면당하고 혈액검사나 엑스레이 등의 검사만을 선호하게 되었다. 이런 검사는 우리 의사들을 환자와 가까워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멀어지게 만든다. 이런 기술의 퇴보는 의사와 환자 사이의 소통 악화와 만족도 감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의사는 자기 직접에 만족하지 못하고, 환자는 자기 의사에게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심정지 환자에게 시행하는 심폐소생술(CPR)이 일반적인 대중의 믿음과 언론의 묘사와는 달리 전체적인 실패율이 93에서 99프로 정도라는 이야기에 충격을 받기도 했어요. 수의학과에서는 CPR이 비용 대비 큰 이득이 없기 때문에 배운 적이 없거든요. 그래도 의학계에서는 저 역시 무지한 대중으로 CPR 효과가 큰 줄 알고 보건소에서 진행하는 CPR 수업도 듣고 했는데.. 다 부질없는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또 여성이 강력한 오르가즘을 느끼는 성감대라고 불리는 질 내 G스팟에 대한 연구가 사실은 의사의 개인적인 경험에 추측으로 써놓은 논문일 뿐 과학적으로 증명된 적이 없는데도 모든 사람들이 G스팟의 존재를 믿고 있다는 내용도 참 재미있게 읽었네요.

 

이외에도 책 말미에 저자가 환자들을 위해 이 책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놓은 환자를 위한 지침도 많은 부분 공감하면서도 이렇게 직설적으로 써놔도 의학계에서 매도 안될까? 라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었네요.

이 책이 340여 페이지로 다소 두꺼운 편인데다가 행간 여백이 거의 없어서 조금 지루할 수도 있는데요. 저자가 겪은 상황 위주의 설명이 많다보니 이해하기 쉽고, 전반적으로는 참 유용한 내용이 많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p.300-301 품질 높은 연구를 바탕으로 조사한 다양한 건강관리법의 NNT

p.331~337 환자를 위한 지침

 

특히 이 두가지 내용은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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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없는 아파트 인테리어 - 스타 디자이너 조희선 군단의 생활 밀착형 홈 카운슬링
전선영.임종수 지음 / 중앙M&B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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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봄이 오고, 새학기가 시작되고나니 주위에서 이사가시는 분들이 많아집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집은 남편이 초등학교 3학년 때 아버님께서 '벽돌까지 직접 나르시면서' 지으신 집이라 현재 나이 25년~ 많이 노후한 다세대주택이랍니다. -ㅁ-; 

 

결혼하고 들어오기 전에 새 아파트에 전세로 들어갈 것이냐, 이 집을 개조해서 들어올 것이냐 고민을 하다가..

그 당시 집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던 관계로 지금 사는 집을 올 수리하고 들어와서 살게 되었네요.

베란다 확장하고, 오래되고 노후한 체리빛 몰딩은 모두 밝은 상아색으로 교체하고, 화장실 욕조 뜯어내고 타일 모두 교체하고, 노후한 보일러 배선 모두 다 교체하고.. 부엌도 붙박이장으로 모두 짜넣고..--;;

그래서 저희집에 처음 오시는 분들은 외관을 보곤 '이렇게 낡은 집에 어떻게 살아?'라고 물어보다가 집안에 들어오면 정말 25년된 집이냐고 완전 새 집같다고 감탄을 하곤 한답니다.

 

암튼, 벌써 이 집에서 7년째 살고 있는데 아무래도 오래된 다세대주택 3층이고 옥상 바로 아랫집이다보니 여러가지 문제점들이 보이네요.

방수공사를 했음에도 화장실에선 비가 새고, 옥상 올라가는 계단이 있는 쪽은 곰팡이가 피고, 겨울에는 웃풍이 세서 보일러를 아무리 틀어도 춥고 (지난달 가스비가 30만원 나온거 보고 더 충격!ㅠ.ㅜ) 여름에는 옥상이 열을 받는 오후2시 이후가 되면 한증막에 온듯한 기분으로 살아야 하네요.

 

그래서 남편에게 매일 이사가고 싶다는 노래를 부르지만, 아버님 뿐만이 아니라 남편도 어린 시절의 추억이 고스란히 묻어있는 집인터라 이 집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네요.

 

그래서 이사철만 되면 은근 스트레스를 받다가 제목부터 끌리는 '실패없는 아파트 인테리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부제가 '스타 디자이너 조희선 군단의 생활밀착형 홈 카운슬링'이라는 말에 저도 집 개조할 때 인테리어 관련 서적을 열권 넘게 봤던 기억이 있지만 거의 대부분 편리한 생활보다는 미적 감각을 강조하는 책이어서 실망을 많이 했었거든요. 그래서 이 책도 제목만 번지르르한건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책을 폈어요.

 

 

그런데 첫 홈 카운슬링 사례가 제 친구가 사는 목동 아파트 27평형이더라구요.

친구네 여러번 놀러가본지라 집 구조가 전형적인 옛날 복도식 아파트 구조라는걸 저도 잘 아는 편인데..

시공 후 사진을 보고 정말 깜짝 놀랬답니다.

'좁은 집에 실현한 아이 중심의 카페 같은 집' 제목 답게.. 전혀 오래된 복도식 아파트라는 느낌은 안 들고 새로 생긴 키즈까페에 온 기분?

 

 

게다가 홈 카운슬링 사례마다 첫 페이지는 의뢰인과 디자이너 사이에 오가는 대화들이 적혀 있는데.. 어쩜 의뢰인이 원하는 스타일에 꼭 맞추면서도 기능적으로나 심미적으로 전혀 부족함 없는 인테리어를 제시하는걸 보면서 감탄을 했답니다.

 

아.. 나도 7년 전에 우리집 수리할 떄 이 책을 읽었더라면.. 돈이 조금 더 들더라도 여기에 의뢰를 했을 것인데~ 너무 아쉽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네요.ㅠ.ㅜ

저는 저희집 수리할 때 인테리어 문외한이지만 몇 달에 걸쳐서 인테리어 서적 10권 넘게 읽고 자재 하나하나 인터넷으로 검색하고 을지로 인테리어 골목까지 가서 직접 고르고 했는데.. 아무래도 초보가 덤비다보니 실수한게 굉장히 많았거든요.--;;

 

게다가 초보를 위한 인테리어 서적이라고 해도.. '실패없는 아파트 인테리어' 책과 달리 디자이너 위주의 미적 감각이 풍부한 인테리어/개조 관련 책들인지라 실용성 면에서 떨어지는 부분이 많았는데.. 이 책은 그런 부분까지 일일히 신경써서 인테리어 해주신게 한 눈에도 확~~ 보이더라구요.

 

아직 결혼안한 싱글남은 신혼집까지 고려해서 수납공간이나 붙박이장 등의 가구 크기를 고려하고,

집 정리할 시간이 없는 맞벌이 부부를 위해선 실용성이 가미된 예쁜 수납을 강조해서 인테리어를 하고,

살림의 여왕을 위한 주방확장에 중점을 둔 인테리어나 요즘 한참 대세인 서재형 거실을 강조한 인테리어까지~

참 다양한 인테리어 사례를 모아놔서 글이 상당히 많고 230페이지의 다소 두툼한 책이었음에도 처음부터 끝까지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네요.

 

 

아무래도 장난꾸러기 아들이 있는지라.. 아이가 있는 집의 홈 카운슬링을 더 열심히 보게 되더라구요.

저에겐 살짝 꿈같은 집이긴 하지만.. 아이를 위해 방 2개를 튼 놀이방 콘셉트 아파트를 보고 감탄을 금치 못했네요.

 

다만, 공인중개사로 일하는 남편에게 이 사진을 보여주면서 우리집도 이렇게 바꾸고 싶다고 했더니만,

나중에 집을 매매할 때 문제가 생긴다면서 단칼에 거절을 하더라구요.ㅠ.ㅜ

 

 

이 책을 읽으면서 제일 눈에 많이 들어온 부분은.. 다름 아니라 가벽의 활용인데요~

왠지 방 안에 가벽을 세우면 답답해보일 것 같다는 생각을 깨고..부족한 수납공간을 만드는데 많이 활용되더라구요.

사진 속 집도 안방에 가벽을 세워서 드레스룸으로 꾸몄는데.. 오.. 정말 감탄을 하면서 봤어요.

 

게다가 대부분의 인테리어 책들이 소형보다는 중대형에 맞춰진 경향이 큰데..

생활 밀착형이라는 말처럼 21평 소형부터 48평 대형 아파트까지 다양한 평수에서 활용해볼 수 있는 인테리어 팁들이 고루 갖춰져 있어서 집을 개조하려고 하시는 분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책 머릿말에 쓰인 말이 책을 덮는 순간까지도 머릿 속에 내내 맴도네요.

" 성냥갑 같다고요? 아파트는 어떤 가족의 일상을 그려내느냐에 따라 무지개처럼 색깔이 바뀌는, 무궁무진한 꿈이 담긴 도화지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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떼루떼루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38
박연철 글.그림 / 시공주니어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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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주니어 떼루떼루 (박연철 글/그림)

 

오늘 소개하려는 시공주니어 [떼루떼루]는 네버랜드 우리걸작그림책 38권으로 출시된지 얼마 안된 따끈따끈한 새책이랍니다.

 

[떼루떼루]는 전통적인 꼭두각시놀이 (일명 박첨지놀이 또는 홍동지놀이) 중 제 1마당 박첨지 편의 이심이거리 내용을 박연철 작가의 전통문화에 대한 애정과 실험적인 작가 정신으로 재연출한 작품이네요.

 

저도 꼭두각시 놀이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봤지만 그 전체 내용을 알지 못해서 네이버 검색을 해보니 자세하게 설명이 나와요~~ ( 참고 : http://terms.naver.com/entry.nhn?cid=739&docId=983009&mobile&categoryId=739 )

 

・ 제1마당 박첨지
박첨지 유람거리
: 박첨지가 팔도강산을 유람하다 꼭두패의 놀이에 끼여 유람가 등을 부른다.
피조리거리 : 박첨지의 딸과 며느리가 상좌중과 놀아나다가 홍동지에게 쫓겨난다.
꼭두각시거리 : 박첨지와 그의 아내, 그리고 첩인 덜머리집이 갈등을 일으켜 가산을 분배하기에 이른다. 첩에게 더 많이 주자 각시는 중이 되겠다며 집을 나선다.
이심이거리 : 이심이가 나타나 사람들을 잡아먹는다. 박첨지는 홍동지를 불러 이심이를 쫓는다.

・ 제2마당 평안감사
매사냥거리
: 평안감사가 나타나 박첨지에게 매사냥을 시킨다.
상여거리 : 평안감사의 모친이 죽어서 상여를 메는데 모두 발병이 나서 알몸인 홍동지가 상여를 맨다.
절 짓고 허무는 거리 : 죽은 자를 축원하기 위하여 법당을 짓는다.

 

꼭두각시놀이가 직설적이고 풍자적인 표현을 통해서 인간의 허위와 가식을 꼬집고 인간의 놀이 본능을 끌어내는 우리의 전통문화이다보니 [떼루떼루] 역시 어린이가 아무런 바탕지식없이 이해하기에는 살짝 어려운 내용들이더라요.

 

 

하지만 화면 가득 우스꽝스러운 주인공들의 모습과 리듬감 넘치는 대화체 덕분에 깊이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충분히 즐겁게 볼 수 있는 그림책인 것 같아요.

표현 역시 현재 사용되지 않는 사투리도 많은지라 엄마가 읽어주기 전에 미리 국어사전으로 단어의 의미 정도는 알고 읽어주시면 좋을 듯 싶어요.

 

 

 

[떼루떼루]는 극을 이끌어가며 등장인물들과 대화를 주고받는 작가(산받이)가 처음 등장해 이야기를 시작해요~

 

등장인물로는 놀이의 중심 역할을 하는 경박스럽고 허풍 심한 박 첨지, 그리고 예의 없는 그의 손자, 그리고 아는 척 하기 좋아하는 박첨지의 딸 피조리, 못생겼지만 남자들에게 인기 좋은 부인 꼭두각시, 마지막으로 박 첨지 만큼이나 중요한 인물 조카 딘둥이(홍동지)가 있어요.

아, 전체적인 사건을 일으키는 중요한 용강 이시미(이무기의 방언)도 빠뜨릴 수 없네요.

 

 

박 첨지의 오조밭에 새 쫓으러 나왔다가 박첨지의 손자, 그리고 딸 피조리, 부인 꼭두각시까지 모두 용강 이시미에게 잡아 먹히고 가족들을 구하러 나온 박첨지 역시 붙잡히지요. 박첨지는 평소 무시하던 조카 딘둥이에게 구해달라 하고 딘둥이가 이시미와 한판 붙어 박첨지를 구해준 뒤 이시미의 야광구슬을 뺏어 부자가 되겠다고 큰소리치면서 야기는 끝이 나요.  

 

 

아무래도 꼭두각시놀이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다보니..

31개월 아들 종호에게 딸기 뇌물까지 써가면서 읽어줬지만 시큰둥한 반응...

다만 엄마가 책을 읽어줄 때보다, 박첨지의 손자와 딸 피조리, 부인 꼭두각시, 그리고 박첨지가 차례대로 용강 이시미에게 잡아 먹히는 삽화를 보는 것을 너무 재미있어 하네요.=ㅁ=;

 

 

 

특히, 딘둥이가 이시미와 박치기 하는 장면만 계속 읽어달라고 들고올 정도로 재미있대요.

딘둥이와 이시미가 박치기할 때마다 종호도 책에 머리를 쿵쿵 박네요..--;;

 

그래서 어린아이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지 않고, 딱 그림책 본연에 충실하기로 마음을 먹었어요.

글없는 그림책도 읽어주는 마당에 [떼루떼루]는 삽화만 봐도 즐겁고 재미있다는데...

이 정도면 31개월 아들에게 충분히 박연철 작가의 의도가 통했다고 생각하고 간단히 엄마표 독후활동에 들어갔어요.

  

31개월 종호가 이 책을 읽는 내내 '뱀'이라는 단어만 내뱉을 정도로 이시미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던지라..

간단히 집에 많은 휴지심과 랩심으로 이시미를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1. 다 쓴 휴지심과 랩심을 다양한 방법으로 꾸며주세요.

저는 뱀의 특징을 살려내려고 색종이를 찢은 후 모자이크 방법으로 붙여주었어요.

종호에게 설명을 해주니... 그 방법이 마음에 안드는지 휴지심에 딱풀을 바른 후 찢어놓은 색종이 위로 데굴데굴 굴려주네요.==';

그래서 크레파스, 색연필, 파스텔, 매직..... 아들이 원하는 모든 미술용품을 꺼내서 골고루 그리고 색칠하고 놀았답니다.

일부는 며칠 전 물감놀이할 때 색칠해둔 랩심인데 잘 말랐길래.. 그것도 활용했답니다.

 

 

2. 아주 긴 리본끈(끊어지지 않는 줄이면 아무거나 오케이!)을 준비해서 실꿰기 하듯 1에서 꾸며놓은 휴지심과 랩심을 마구 이어 줍니다.

이때 다닥다닥 붙여서 잇는게 아니라 뱀이 움직이듯 약간 여유 공간을 주고 투명테이프로 살짝 고정시켜주면서 이어 주세요~

 

 

* tip : 리본끈 끝에 아이스바 막대같은 막대기를 붙여주시면 실꿰기하기가 훨씬 쉬워지네요~~~ :)

이런 사소한 활동도 소근육 발달과 집중력 향상에 좋다고 하니 아이들 많이 시켜주세요~

 

 

3. 얼굴 부분에는 눈과 혀를 그려주시고, 꼬리 부분은 살짝 찌그려뜨려서 투명테이프로 고정시켜주세요.

전 종호가 눈과 혀 그리기를 거부하는지라...--;;;; 이 과정은 생략하고 놀아줬어요.

 

 

자, 완성된 휴지심&랩심으로 만든 뱀이랍니다.

 

 

 

 

얼굴 부분에 이어진 리본끈을 잡고 이리저리 흔들면서 뱀을 움직여 보거나..

뱀과 같이 스윽스윽 기어 가는  놀이도 해보면 재미있어요~

아니면 꼬리잡기 놀이처럼 한명이 뱀을 끌고 가면 다른 사람이 뱀의 꼬리를 잡는 놀이를 해도 괜챦습니다.

 

사실 이런 뱀을 만들기 전에 양파망을 이용해서 손을 끼어서 놀 수 있는 뱀을 만들었는데 종호가 아무런 반응이 없더라구요.

31개월, 한참 뛰어다니면서 노는 걸 좋아하는 아들의 특성을 제가 간과한거죠.ㅠ.ㅜ

결국 다시 휴지심과 랩심으로 살짝 허접스러운 뱀을 만들어줬는데.. 오.. 이게 오히려 대 히트를 치네요.^^

 

 

엄마표 독후활동이란.. 엄마 혼자 열심히 만들어 남들 보기에 멋지고 예쁜 작품이 아니라..

책을 읽은 아들의 연령과 이해수준에 맞게 놀아주는 것이 최고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달았네요.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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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고마워요! 우리 그림책 12
정해왕 지음, 박현주 그림 / 국민서관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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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가슴에 묻혀 곤히 잠든 아이의 모습이 너무 행복해보이는 동화책 [국민서관] 엄마 고마워요 랍니다.

31개월 종호도 15개월까지 완모를 한터라.. 그 시절에 이렇게 제 배 위에서 잠을 청하곤 했었는데..

불과 1년전인데도.. 꽤나 먼 과거의 일을 이야기하는 듯 하네요. ^^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수채화 풍의 잔잔한 그림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이런 삽화가 그려진 단행본을 곧잘 사곤 하는데요. 아쉽게도 31개월 종호 눈에는 그닥 마음에 드는 눈치는 아니네요.ㅎ

그래도 표지를 보고 "아기가 코 자~" 라면서 책을 읽어 달라고 하네요.^^

 

 

책의 내용은.. 처음부터 끝까지.. '엄마'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면 누구나 100% 공감할 내용들이랍니다.

아직 31개월 종호에게 "사랑해요." "고마워요."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는터라.. (말문이 트인지 이제 두달째거든요.^^:;) 너무 너무 아쉬울 따름이죠.ㅎ

내년 쯤 종호가 이 책의 내용을 이해할 나이가 된다면 아마도 절로 "고마워요!"가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책 내용을 언급하기 전에.. 이 책을 지은 저자의 말이 너무 가슴에 와 닿아서 찍어봤어요~

예로부터 우리 조상들은 아이가 아주 어릴 때부터 효를 가르쳤는데,

현재는 거꾸로 자식사랑만 강조하지 부모의 은혜에 감사하는 마음은 강조하지 않는다는 내용!

아.. 정말 어찌나 절절하게 느껴지는지..ㅠ.ㅜ

 

지난달..딸기가 1kg에 15000원 정도 하던 때..

유난히 딸기를 좋아하는 아들 때문에 거의 삼일에 한번꼴로 1kg 딸기를 사다가 먹었답니다.

저도 딸기를 좋아하지만, 워낙 가격이 비싼터라.. 딸기 씻으면서 상태 안 좋은 것만 하나 두개 골라 먹는 정도? 나머지는 다 아들 입으로 들어갔지요. ㅠ.ㅜ

그런데 친정엄마가 그 모습을 보시더니 "애 교육 이렇게 시키면 안된다! 뭐든 부모가 먼저라는걸 가르쳐야지. 아무리 비싼 딸기라도 항상 너가 먼저 제일 좋은 딸기로 하나 먹고 남은 것을 아이에게 먹도록 가르쳐라." 하시면서 화를 내시더라구요.

 

그런데 이 부분을 읽으면서.. 친정엄마의 그 말씀이 마음에 확~~ 와닿더라구요.

돌이켜보면 감사하다. 사랑한다. 고맙다. 라는 말을 아직 31개월 아들이 말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제가 먼저 그런 말을 많이 내뱉지 않아서 라는 생각도 드니 얼굴이 화끈거리기도 했답니다.

그래서.. 이제부터라도 아이 앞에서 습관적으로 저 세 단어만큼은 자주 말하도록 노력하려구요!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데..

딱 이 페이지 보자마자 아이 낳고 병실에 누워있던 날이 생각나더라구요.

저는 자연분만하려고 진통 겪을 건 다 겪고.. 자궁문 다 열려서 마지막 힘주기를 하는데 아이가 안 나와서 (알고보니 아들 목에 탯줄이 걸려 있었더래요.ㅠ.ㅜ) 결국 전신마취 후 제왕절개해서 아들을 낳았는데요.

과다출혈로 저 역시 죽을뻔 한 케이스라서 아들 얼굴을 애 낳고 이틀 후에 겨우 봤어요.

남편이 2G폰으로 찍어준 아들 얼굴만 간신히 보고 눈물 참던 일이 확 떠오르더라구요.

그래서.. 아들 사진으로 만든 포토북 꺼내다가 같이 놓고 아들이랑 예전에 너가 이랬는데~~ 하면서 책을 읽어주었어요. ㅎㅎ

지금 보이는 사진이.. 아들에게 첫 수유하러 갔을 때.. 그러니깐 애 낳고 4일 되었을 때 찍은 사진이에요!! >ㅁ<

 

 

이 페이지를 보는데.. 또 친정엄마 생각이 나더라구요.

아들이 9개월 때 여의도 벚꽃축제 보러 갔다와서 친정엄마에게 엄청 혼났거든요.ㅠ.ㅜ

"니 들이 좋아서 벚꽃 구경하러 가선.. 죄없는 손주만 고생시키고 오는구나! 아직 날씨가 쌀쌀하든데 사람많고 지저분한 여의도는 왜 갔어!" 라면서 혼내셨던 기억이..ㅋ

생각해보면 저도 엄마이기 이전에 친정엄마에겐 항상 어린 첫 딸인지라.. 늘 걱정만 끼쳐드리는거 같아요.ㅠ.ㅜ

 

 

이건 아들 돌 지나고 얼마 안되서.. 서울대공원 놀러갔을 때 찍은 사진들이에요.

31개월 아들은.. 자기 아기 때 사진 보면서 본인이라는걸 모르더라구요.

왜 엄마 옆에 다른 아기가 있냐고 물어봐요.-ㅁ-;;;;

그나마 최근.. 작년에 찍은 사진부터.. 본인인걸 알아보더라구요.흠.

 

 

엄마, 고마워요.

항상 날 지켜 주셔서 고마워요.

비가 오면 우산을 씌워 주시고

바람 불면 옷으로 가려 주셨어요.

위험할 떈 안전하게 감싸 주시고

무서울 떈 포근하게 안아 주셨지요.

언제 어디서든 "엄마!"하고 부르면

다른 일 다 제쳐놓고 곧장 내게로 달려오시죠.

 

책에 써 있는 내용을 읽어주는데..

저는 친정엄마 생각이 나서 갑자기 눈물이 핑~도는데..

31개월 아들은 슈퍼우먼이 된 엄마 그림이 너무 재미있는지 깔깔 거리면서 웃어요.

침대에서 이불 끌어다가..제 어깨에 둘러주면서 이렇게 해보라고 막 그러구..--;;;

아..과연 언제쯤 아들에게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엄마, 고마워요."를 듣게 될런지.. 그 날을 기대해도 될까요?

 

 

엄마, 고마워요!

엄마 덕분에 이만큼 자랐어요.

엄마, 사랑해요!

엄마 눈빛, 엄마 목소리, 엄마 손길, 엄마 숨결,

나는 엄마의 모든 것을 사랑해요.

오래오래 건강하게 내 곁에 있어 주세요.

언제까지나 사랑해요. 엄마!

 

마지막에.. 졸업식 분위기의 어린이와 엄마의 모습을 보고 있으려니..

앞으로 몇 년은 더 있어야.. 아들에게 이런 러브레터(?)를 받아볼 수 있을 것 같네요.

아니, 그 전에 오늘은 친정에 전화를 드려서.. 친정 엄마에게 위 내용을 그대로 읽어 드리고 싶어요.

 

엄마 고마워요 책 덕분에.. 아들이 아니라 제가 더 마음에 와 닿는게 많네요!

한번쯤 읽어보시고.. 소장하고 계셔도 좋을 동화책인 듯 싶어요.^^

 

- 이 책은 네이버 우리 아이 책까페 이벤트에 당첨되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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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따 슈가 울던 날 초록별 시리즈 5
후쿠 아키코 지음, 후리야 가요코 그림, 김정화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정말 간만에 아들 대상의 유아책도 아니고, 엄마가 읽는 육아서도 아닌...

애매모호한 시기의 책을 선물로 받게 되었습니다.

대략 글밥이나 그림 수준으로 봐서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에게 어울릴만한 책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그간 31개월 아들에게 책을 읽어주면서 느낀건.. 글밥 만으로 책의 수준을 섣불리 논하면 안된다는거죠.

 

이 책은 엄마와 단 둘이 사는 슈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해 학교에 가기 싫어 엄마가 일하는 벚꽃병원으로 놀러가면서 시작됩니다.

벚꽃병원 105호 1인병동에 계신 '꼬맹이 할머니'와 우연히 만나 할머니와 정이 들어 학교 생활 이야기를 시시콜콜 털어놓던 슈.

하지만 슈가 학교에서 왕따 당하는 사실을 엄마에게 말하고 학교에 안가던 날.. 꼬맹이 할머니의 병세가 급격히 악화되어 만날 수 없게 되죠.

꼬맹이 할머니가 보고 싶어서 병원 복도에 숨어있다 꼬맹이 할머니가 죽고싶다고 엄마에게 이야기하는 장면을 훔쳐보게 된 슈는 할머니에게 왕따를 당해 죽고 싶다고 말하던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닫고 반성하게 되죠.

다시 학교에 나가겠다는 용기를 낸 슈.

그리고 아무 일이 없었던 듯 다시 기력이 많이 약해진 꼬맹이 할머니를 병문안가는 일상으로 돌아가죠.

하지만 추운 겨울.. 결국 꼬맹이 할머니의 죽음을 맞이하고 왕따 슈는.. 좀 더 내면이 성숙한 어린이가 된다는 일종의 성장동화랍니다.

 

요즘 왕따가 사회문제로 대두되면서... 처음 책을 받았을 때는.. 왕따라서 힘들어서 우는걸까? 라는 혼자만의 상상력을 펼치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요.

 

표지에 나온 포근한 미소의 꼬맹이 할머니와 씩씩해보이는 소년 슈의 잔잔한 이야기라서 다행이다라고 생각을 했어요. 어른 책만 읽다보면 너무 현실적인 내용이 많아서 우울한 결말로 치닫는 내용들이 많았는데, 간만에 마음이 따듯해지는 동화를 읽다보니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 들어서요.

 

물론, 마지막에 꼬맹이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벚꽃병원에서 "마미"라 불리던 슈의 엄마도, 그리고 슈도 모두 울면서 끝이 나지만 슈가 가슴에 손을 얹고 "꼬맹이 할머니한테 여기 있어 달라고 말이에요. 계속 여기에."라는 글에서 슈가 더 이상 힘들어하지 않고 용기를 내서 잘 지내겠구나 하는 희망이 보였답니다.

 

사실 저희 할머니도 작년에 92살의 고령으로 돌아가셨는데요.

인생의 마지막을 치매기가 심하신데다 눈길에서 넘어지신 후 수차례의 수술에도 불구하고 걸으실 수가 없어서 누워서 요양병원에서 보내셔야 했어요.

매번 제가 딸이라고 구박만 하시던 할머니라서 돌아가셨을 때도 그다지 슬프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왕따 슈가 울던 날' 책을 읽고 있으려니.. 인자한 미소는 아니지만, 늘 조선시대를 사는 듯 긴 머리를 정성스레 비녀를 꽂고 화로에서 숯을 꺼내 숯다리미에 넣고 정갈하게 옷을 다리시던 할머니 생각이 나네요.

어릴 적에는 항상 무서웠고, 사춘기 때는 딸이라고 구박하시는터라 미워서 할머니의 따듯한 미소가 생각은 안나지만.. 그래도 여자라고 몸 사리거나 포기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크는데 할머니의 영향도 컸지 않을까 싶네요.

 

암튼,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에게 마음이 따듯해지는 동화를 권하고 싶을 때 이 책 추천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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