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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민주 정부 10년, 무엇을 남겼나>














소중한 것은 왜 꼭 잃은 후에야 그 진가를 알게 되는 것일까? 어린 시절 학교에서도 배웠다. "여러분~ 공기와 바람, 햇빛 같은 것들은 공짜로 주어진 것이죠~ 이것들이 없다면 어떨까요?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거예요" 선생님의 말을 듣고 상상을 했다. 진짜 공기가 없으면 어떻게 될까? 햇빛이 없으면 어떻게 될까? 어린 아이의 상상만으로도 숨이 막히고 죽음의 공포가 느껴졌다. 

민주 정부 10년! 어렵게 얻은 민주주의의 성숙이 단 7년 만에 와르르 무너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좌절과 절망보다 무기력을 경험했다. 아무런 대안도, 대안 정치구조도, 정치세력도 없는 지금의 상황에서 새파랗게 젊은 나이에 "그때가 참 좋았지" 라며 예전 추억만 하는 것이 암울할 뿐이다. 한나라당이 집권해도 나라 망하는 거 아니다. 라고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이 말했었다. 순진한 나는 그말을 곧이곧대로 믿었다. 그래 저쪽도 집권하고 이쪽도 집권하면서 성숙해 지는 거지 뭐. 그런데 그런 순진하고 멍청한 기대는 저들의 끈질기고 깨알같은 공격으로 단번에 무너져 내렸다. 딱히 방법도 보이지 않는다. 무기력은 깊어만 가고 광범위하게 퍼져 간다.

오히려 처음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 아닐가 싶다. 소중하게 얻은 민주정부10년을 다시 돌아보는 일이다. 어떻게 민주정부를 가질 수 있었으며, 민주정부의 공과 과를 객관적으로 놓고 분석하고 성찰하는 일이다. 무작정 "까"가 되거나 "빠"가 되는 일은 쉬운 일이다. 편리하다. 하지만 그래서는 제대로 된 대안과 방법을 담보할 수 없다. 객관성의 결여는 합리를 무참하게 잡아 먹으니 말이다.

아무쪼록 15기 신간평가단 첫번째 추천도서로 이 책이 꼭 선정되었으면 좋겠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었으면 한다.




2. <미완의 청산>














단 한번도 역사 청산을 하지 못한 국가에서 산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일제 강점기, 일제에 부역해 권력과 명예를 누리고 돈은 돈대로 모으면서 살았던 친일파는 광복 후 지금까지 떵떵거리며 살고 있다. 반대로 일제 강점기, 목숨과 청춘과 가진 모든 것을 걸고 독립 운동에 매진한 독립운동가와 그 후손들은 제대로 국가로부터 보상이나 명예회복을 받지 못한 채 비참한 삶을 살고 있다. 광복 직후 설치된 반민특위의 활동이 제대로 보장되었다면 지금과 같은 이상한 나라꼴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것은 그대로 박정희 시절 대일청구권 협상에서도 고스란히 한계를 드러냈다. 3억달러라는 말도 안 되는 돈을 받고 나서 박정희 정권은 청구권 협상을 타결했다. 이것은 이후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변명거리가 된다. "이야~ 니네들 박정희 때 청구권 협상 타결해서 3억 달러 줬잖아. 그걸로 끝난거잖아."라고. 할 말이 없다. 그 3억 달러 중 얼마 정도의 돈이 실제 일제 강점시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에게 전해졌는지 우리는 알 길이 없다. 세부적인 협상 내용도, 협상 경위도 잘 알지 못한다. 

정말 일본과 한국 양국의 국민들이 동의하고 일정 정도의 분위기가 형성되어서 자연스럽게 양국의 대표자들이 만나 협상을 한 것이 아니라 뒤에서 국민들 모르게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위해 꼼수를 부린 것의 결과가 청구권 협상이다. 그래서 이것은 제대로 알아야 한다. 더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미완>이다. 




3. <생각이 사라지는 사회>














작년 4월 아이가 태어나고 그 아이를 양육하면서 재미있는 일이 많다. 그 중에 하나는 노래다. 일을 하다가도 집에서 그냥 멍하게 있다가도 노래를 흥얼거리는 나를 발견한다. 그 노래는 아이에게 들려주는 동요다. 사운드 북이나 휴대폰으로 들려주는 동요들. 무의식적으로 흘러 나오는 것이다. 아내도 마찬가지라고 하는 걸 듣고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첨단의 첨병의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생각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얘기했던 것처럼 지하철과 버스에서 책을 읽는 사람이 엄청나게 줄어들었다. 시내 대형 서점에 가도 서점 바닥이나 의자에 앉아 책을 읽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에 고개를 숙이고 있는 사람들이 더 많다. 디지털생태학을 연구하는 학자가 분석하고 예측한 앞으로의 사회가 궁금하다. 이렇게 흘러간다면 어떤 사회가 될지 상상하기 쉽지 않다. 불과 십 수년전만 해도 이렇게 스마트폰 세상이 될 지 누가 알았겠나? 생각이 점점 사라지면 어떤 세상이 될까? 공상과학영화의 내용처럼 기계에 지배되는 사회가 될까? 궁금하다.




4. <인구 쇼크>














한국의 저출산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점점 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생각하게 마련인데, 눈을 크게 뜨면 인구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증가하기만 한다면 반드시 쇼크가 올 것이다. 저자는 이런 문제들에 대한 심층적인 연구를 위해 20여 개국을 돌아다녔다고 한다. 각국도 나름대로 인구쇼크를 대비한 각종 정책과 대안을 마련하고 있고 그것을 소개함으로써 이 인구쇼크 문제는 특정 몇 개 힘있는 국가가 나서서 주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려하고 노력해야 할 문제다. 이 책을 통해 함께 그 고민을 마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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