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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시사인 만화 - 신세기 시사 전설 굽시니스트의 본격 시사인 만화 1
굽시니스트 지음 / 시사IN북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수십 년 전이나 지금이나 우리나라 정치현실은 크게 달라진 게 없는 것 같다. 국민들은 자의반 타의반 정치에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는 게 그간의 실정이었다. 그런데 최근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정치에 대한 관심이 다시 고조되고 있는 것 같다. 특히 현 정부의 일방통행적인 정치행태에 대해서는 많은 실망을 하고 있다. 그 어느 정권보다도 현실정치를 비판하는 글이 많다.

일반인들이 자신들의 블로그나 포털에 올리는 글에는 현실 정치를 비꼬는 재기발랄한 내용들이 많다. 어떻게 저런 생각을 했을까, 라고 싶은 톡톡튀는 글에서부터 아주 강한 어조로 글을 읽는 사람의 감정을 자극하는 글까지 다양한 글들이 현실 정치의 잘못된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 책에 소개된 시사만화도 그런 글과 맥락을 같이 한다. 개인적으로는 시사만화가를 그다지 많이 알지 못한다. 몇몇 이름이 알려진 작가 이외에는 시사만화 쪽으로는 문외한이나 마찬가지다. 이 책을 쓴 지은이 굽시니스트도 마찬가지다. 이 책을 통해 처음 이름을 접한 작가다. 작가가 주로 어떤 풍의 만화를 그리는지, 어떤 스타일의 내용을 담고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지 등에 대해서는 전혀 아는 바가 없었다.

책 소개 글에 의하면, 이 책은 대한민국의 대표 시사 주간지 ‘시사IN’에 연재되어 독자들로부터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킨 ‘본격 시사인 만화’를 단행본으로 엮은 것이라고 한다. ‘본격 시사인 만화’는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ㆍ국제 전 분야에 걸쳐 다양한 시각과 날카로운 풍자, 풍부한 지식과 유쾌한 독설로 ‘폭풍 인기’를 누리며, 시사 만화의 새로운 전형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2년여 동안 '시사IN'에 연재된 만화 중에서 가장 시사적이고 재미있는 56편과 연재용으로 그렸다가 시의성 따위 문제로 게재되지 못한 명작 2편 등 58편을 실었다고 한다.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사이에서 우리 사회에서 일어났던 사건들이그 소재가 되어 있다.

지은이가 들여다보는 우리나라 정치판의 모습에 대해서는 사람들마다 일정 부분 차이가 있을 수 있고, 강한 공감대를 형성하는 부분도 있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에 실린 글의 내용보다는 그와 같은 사실을 지은이 자신의 시각으로 비틀어 보기도 하고 뒤집어 보기도 하며 때로는 냉소적으로 때로는 희화화하기도 하는 만화의 기법이 재미났다. 이렇게도 생각하고 비틀어 볼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게 만든다.

몇 컷의 만화로 우리나라 정치를 풍자하는 내용은 가히 천재적이라 할 만큼 정곡을 찌르는 것들이 있다. 지은이는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는 것이라면 사자성어든, 책 제목이든, 영화 제목이든, 노래든, 유명 동화든 자신의 입맛에 맞게 패러디하여 웃음을 던져 준다. 풍자와 해학이 대단한 글들이 많다.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머금고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피식 웃기도 하고 파안대소를 하기도 한다. 이게 바로 이 책의 힘이 아닌가 한다.

만화라는 매체보다는 글 자체를 선호하는 까닭에 시사만화를 책으로 접해 본 것은 이 책이 처음이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나름대로 재미있고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방법은 굳이 활자화된 글만이 아니라 음악이든, 그림이든, 영화든 다양한 방법이 가능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만화는 그런 점에서 상당한 힘을 발휘하는 것 같다.

우리나라 정치 현실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어서 이 책을 읽으면서도 우리나라 정치에 대해서는 그다지 생각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이런 정치현실을 만화라는 매개체로 짚어 낼 수 있었다는 점에서 만화를 새롭게 보게 되었다. 최근 학습만화 열풍이 불면서 만화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이 불식되었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모든 걸 공부에만 연결시키는 우리나라의 사회 풍토상 이 책과 같은 시사만화나 학습만화가 아닌 다른 형식의 만화든 만화가 제대로 대접을 받고 하나의 예술 장르로 인정받는 날이 왔으면 하는 바램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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