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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 것인가 - 삶의 철학자 몽테뉴에게 인생을 묻다
사라 베이크웰 지음, 김유신 옮김 / 책읽는수요일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배경이 되는 책은 몽테뉴가 쓴 '에세이-수상록' 입니다. 몽테뉴 생전에서 여러차례 출간을 하였고, 사후에도 다양한 판본과 주석을 바탕으로 새로운 판이 출간되었습니다. 서점을 검색해보니 약 1천 5백여 페이지로 번역된 책이 있고, 원본도 그 정도 양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쯤되면 아무리 좋은 책도 읽기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수상록에 대한 입문서로 적절한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물론 이 책도 만만치 않은 두께와 내용을 가지고 있지만, 몽테뉴의 전기 형식으로 글이 구성되어 있고, 몽테뉴가 말하는 내용이 그 자신의 삶 속에 어떻게 녹아 있는지 파악하기 좋은 것 같습니다.
제목에서 말하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화두는 소설가 귀스타브 플로베르가 몽테뉴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할 지 궁금해 하는 친구에게 건넨 충고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 책은 재미를 찾는 어린아이처럼 읽지 마라. 야심 찬 사람처럼 교훈을 얻으려고 하지도 마라. 그 책은 '살기 위해서' 읽어라. p.21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저자가 꼽은 스무가지의 해답 중에서 마음에 와 닿은 것은 '즐겁게 어울리고 더불어 살라'라는 것과 ''습관'이라는 잠에서 깨어나라. 그리고 '사랑과 상실을 이겨내라.' 라는 문장입니다.
'즐겁게 어울리고 더불어 살라'는 것은 개인의 성격이나 기질에 좌우되는 부분이 있지만, '교감'이라는 부분을 통해서 어울리며 살아갈 수 있다고 합니다. 사람들과 좀 더 친밀한 관계를 맺고, 혼자가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것을 배우는 것이 많이 필요한 부분이어서 생각을 계속 하게 됩니다.
우리에게는 투과성과 사회성이라는 기질이 있어서 서로 교감하고 어울리며 살아간다. 우리는 아주 짧은 순간이라도 도 우리의 마음을 벗어나 다른 존재의 관점으로 자리를 옮길 수도 있다. 이러한 능력이 바로 진정으로 '남들과 흥겹게 어울릴'수 있는 능력이며,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물은에 대하여 이 장이 주는 해답이자 문명사회를 향한 최선이 희망이다. p.272
'습관'이라는 잠에서 깨어나라는 부분은 '관습'에서 벗어나는 것과, '관점을 바꾸는'것에 대한 이야기로 이해했습니다. 개인의 삶 속에서는 새로운 방식이나 변화를 어떻게 바라보고 받아들일 것인가 하는 것일 수 있고, 조직의 차원에서는 구성원 전체가 변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 가를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어진 일을 관습적으로 처리하게 되면서 개선과 효율이라는 점을 점차 잊고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치 불편하지만 관습적으로 쓰게 되는 쿼티 자판 처럼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사랑과 상실을 이겨내라'라는 주제에 대해, 몽테뉴가 친구의 죽음에 대한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 기분을 전환하고 주의를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썼던 방법이 '글쓰기'라고 합니다.
라 보에시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와 작별 인사를 글로 옮겨 세상에 알림으로써 그는 그 당시 상황을 다시 체험하고 그의 죽음을 극복할 수 있었다. 그는 라 보에시를 잃은 상실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그가 없는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는 법과 자신의 인생을 변화시키는 법을 터득했다. 라 보에시에 관한 글을 쓰면서 '에세'를 쓰게 되었으니 이것이야말로 가장 좋은 철학적 묘책이었다. p. 163
읽는 사람마다 책에서 자신을 보게 된다는 말처럼, 지금도 곁에 두고 마음을 되새기기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