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죽지 않을 테니 - 솔제니찐 소품집 분도소책 27
알렉산드르 솔제니친 지음, 장익 옮김 / 분도출판사 / 198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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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에 나온 지식인들의 서재에 관심이 많아 늘 즐겨본다. 그러다 최재천 교수님의 서재가 나와 너무 반가웠다.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를 재미있게 읽었기에 더욱더 교수님의 추천책을 다 읽어보고 싶었는데 추천 책 중 하나의 책이 최교수님의 기억에 오래남는 책이라는 말씀에 단박에 인터넷 서점을 검색해보니 다행히 있어 부랴부랴 주문을 했던 책이었다.

솔제니친의 소품집인 이 책은 85년도에 초판이 나왔다. 65페이지의 얇은 소책자이지만 낯설지가 않은 것이 몇 달전에 읽은 <이반 데니소비치 수용소의 하루>를 읽으면서 좀 더 솔제니친의 책을 읽고 싶었다. 85년에 나와 작가의 이름이 솔제니찐으로 표기 되었지만 가볍게 읽을수 있는 소품집은 아니었다.

소품집 자체를 처음 들어보았고, 솔제니친 작가와의 두번째 만남이지만 종교적인 색채가 드러난다. 짧은 이야기 속에 그의 기도를 통해 그의 마음이 엿보인다. 종교적인 색채를 드러내는 책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리 거슬리지도 않았다. 얇은 소품집이지만 중간중간 사진이 들어있어 얇지만 가볍게 들고 진중하게 생각을 할 수 있는 좋은 책이었다. 이 책을 손에 쥐고 있으니 이 책의 발행 연도가 까마득했다. 그래도 절판이 되지 않고 내 곁에 올수 있어 내심 이 얇은 책을 들고 무척 기뻤다.

최재천 교수님이 <불과 개미들>이라는 짧은 글을 읽고 머릿속에 잊혀지지 않는 것처럼 사물의 현상이나 생각의 편린에 대해 쓰여져 있다. 바람부는 듯 스쳐지나 가는 풍경일지라도 글 속에 담겨지는 풍경은 스쳐지나 가는 하나의 풍경이 아니라 한 장의 흑백사진처럼 느껴져 느긋하게 이 책을 읽으며 음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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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의 엘리베이터 살림 펀픽션 1
기노시타 한타 지음, 김소영 옮김 / 살림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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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집이 아파트가 아닌 개인주택이다 보니 엘리베이터를 타는 일이 없다. 그러다 보니 평상시에 엘리베이터를 탈때는 늘 조심성이 느껴진다., 성냥갑 같은 공간에 같히거나 혹은 모르는 사람과 둘이 탔을때의 긴장감이 느끼곤 한다. 띵~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릴 때야 절로 안정감이 맴돌 정도였다. 폐쇠 공포증은 없지만 엘리베이터라는 공간이 고층을 올라가는 다리 역할을 해 주지만 때로는 밀실적인 공간의 압력을 주는 공포의 대상이 되곤 한다는 걸 새삼스레 깨닫곤 했다.

<악몽의 엘리베이터>는 기존의 추리 소설과는 많이 틀리다. 무섭다기 보다는 한 편의 꽁트같다.엘리베이터에 갖혀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한 사람을 조명하여 그 사람의 이야기가 끝나고 또 한 사람을 비춰주면 이야기의 전개가 점점 더 또다른 진실의 향연이 펼쳐진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처럼 굽이굽이 꺽어지며 들어가는 이야기는 상상하지 못할 반전이 전개되어 책에서 손을 놓치 못할 정도였다.

<기울어진 저택의 범죄>를 통해 밀실 추리물이란 이런 것이다! 라는 것을 알았다면 <악몽의 엘리베이터>는 좀 더 굴곡이 많은 화면의 전개가 파바박하고 전개되는 맛이 있다. 상황의 전개가 미처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고무공처럼 통통 튀기었는데 추리 소설의 산뜻함이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무섭거나 덜덜 떨리는 긴장감보다는 오! 하며 감탄하며 눈을 반짝이는 소설이었다. 이 책을 가지고 영화를 만들어도 참 재미있는 소재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엘리베이터라는 공간이 주는 압력감은 대단하다. 사람들이 저마다 느끼는 공포가 조장되는 곳이기도 하고 시간의 간편함을 줄 수 있는 공간이었다. 평소에도 몇 초간의 올라타는 공간임에도 안정스럽지 않는 공간임을 깨달았지만 이 책에서의 엘리베이터라는 공간을 통해 보여주는 이야기는 제목 그대로 '악몽'임에 틀림없었다. 띵하는 소리와 함께 열어지기 이전의 긴장감을 최대한 담겨져 있는 <악몽의 엘리베이터>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이야기의 전개가 통쾌하고 즐거움을 주는 이야기였다. 기노시타 한타의 '악몽' 시리즈를 계속해서 주목해야겠다. 추리물을 하나씩 읽을 때마다 이야기 속에 보여주는 추리물이 한층 더 고급스러움을 느껴 그 매력속으로 계속해서 빠져든다.

오랜만에 <악몽의 엘리베이터>를 통해 밀실 추리도 이렇게 재미있다는 것을 새삼 깨달았고, 기노시타 한타라는 작가를 주목 할 수 있는 좋은 계기였다. 더욱디 <악몽의 엘리베이터>의 표지 또한 즐반전을 주어 처음부터 도장 꾸욱!! 꽝!하고 찍었을 정도로 여러모로 독자의 기대를 100%충족시켜 주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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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몽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2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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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가시노 게이고의 또 한권 출간되었다. <방황하는 칼날>을 읽고 단박에 빠져버려 언젠가 부터 그의 책이 나오면 눈과 귀가 쫑긋! 세워진다. 그가 출간한 전작을 다 섭렵하지도 못했는데 제법 빠른 속도로 책이 나온다. 지난번 <범인없는 살인의 밤>을 통해 일곱편의 단편을 만났는데 <예지몽> 역시 5편의 단편이 담겨져 있다. 다섯편의 단편이 꿈과 관계된 이야기였다. 말 그대로 예지몽.

나는 잠을 잘때 꿈을 잘 꾸지 않는다. 좋은 꿈 꾸세요~라는 말을 보통 일상생활에서 굿나잇 인사로 자주 쓰곤 하는데 잠을 잘때 꿈을 꾸는 것은 깊은 잠을 못자는 것이라고 한다. 일종의 선잠을 자는 것이라고. 간혹가다 꿈을 꾸는데 앞의 일을 내다 보기 보다는 어제 생각했던 일에 대한 꿈이라던가 무의식중에 해야겠다는 일들이 꿈속에서 재현되기도 한다. 꿈을 통해 미래를 내다 보는 것은 그 어떤 장르는 불문하고 다 허용되는 것이라 다양하고 깊은 이야기로 전개가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편을 읽는 것처럼 깊은 맛이 우러나오지 않는 단편을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때로는 그 어떤 이야기보다 매력적일 때가 있다. 예지몽 역시 그랬다. <예지몽>을 읽고 나서 들었던 생각은 산뜻하다. 깔끔하게 이야기를 끌고 논리정연하게 끝을 맺는다. 그래서 그런지 여운이 깊게 새겨지지 않는다. 그의 글을 단편보다는 장편에서의 치고 올라오는 울컥!하는 뭔가를 단편에서는 보기 어려워서일까. 책을 읽으면서 내내 이런 내용을 길게 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하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단편이라 할지라도 실망을 시키지 않는다. 그의 필력이 이 책에서 또한 잘 느껴진다.

그의 책은 다른추리 소설과 달리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에 맞은 현실성이 가미된 추리소설이라 늘 읽을때 마다 심리소설을 읽는 것 마냥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추리 소설에서 보여지는 두근두근 거려지는 느낌도 좋다. 꿈을 통해 누구나 다 내려다 볼 수 없지만 꿈을 통해 그날의 일진이라던가 운수가 느껴질때가 간혹 있었다. 그럴때면 오감이 자극되어 조심하기도 한다. 신비스러움이 가득 담긴 사건을 풀어가는 명쾌함 속에 오감이 자극된다. 존재감이 부여되는 것 보다는 산에서 내려다 보는 뿌연 안개가 가득 낀 것처럼 보여져 신선하게 그의 책을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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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선뎐
김점선 지음 / 시작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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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점선뎐, 책을 보자마자 한 번 스다듬으며 읊조려 보았다. 발음을 할 때 혀가 살짝 꼬일듯이 굴러가는 그녀의 이름이 하나의 점이 되고, 하나의 선이 되어 마지막 뎐을 향할때쯤 '뎐'하고 발음을 하고 나면 혀가 텅~하고 튕겨주는 징한 울림이 남는다. 그녀가 외할머니방에서 어릴때 읽었던 옥단춘뎐, 숙영낭자뎐의 책들에 나온 여자들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고 그녀는 책의 제목을 <점선뎐>으로 지었다던 이 책의 제목이 나는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나는 곧 잘 예술가의 삶은 보통 사람과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끼'가 많아 다른 사람들이 사는 쳇바퀴 굴러가는 삶을 살수 없는 그들이 때로는 부럽기도 했다. 아니 정말 많이 부러웠다. '열정'이라는 이름아래 오로지 그 일만을 머릿속에 그리고, 그리는 삶. 그녀의 삶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녀의 삶은 때로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처럼 느껴지지만 실상 그녀가 생각하는 자신의 삶을 사는데 있어서 사람들의 시선 따위를 버리고 김점선이라는 색깔만으로 생을 살았던 그녀의 삶은 그 자체만으로 아름다웠다. 사람들은 저 마다 틀 속에서 삶이 형성된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다음 단계를 이동하는 것처럼 우리는 '틀' 속에서 짜여져 간다.

나는 때때로 '특별'한 것과 '평범'사이에서 어떤 것이 더 좋은 것인가 하고 깊이 고민한 적이 있었다. '끼'라는 것이 없는 나같은 평범한 사람은 틀 속에서 짜 맞추어 간다. 틀을 벗어나 제멋대로, 나만의 삶을 사는 것, 용기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도는 그 트랙을 돌지 않고 보이지 않은 갓길로 가는 사람들을 소위 아웃사이더라고 부른다. 독특한 사람, 특별한 이. 그녀는 그런 사람들 보다는 자신을 돌아다 보았다. 그렇다고 그녀가 자신만을 찾았다면 그녀의 삶은 아름답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의 삶 속에서도 가족, 그림, 그녀의 친구들.......그녀가 찾은 삶 속에서 찾아드는 그리움과 외로움 그리고 그녀가 들이대는 자신만의 잣대.

암에 걸려도 그녀는 변하지 않았다. 그녀의 삶이, 그 순간의 즐거움과 행복함이 사람들의 머리속에 남았으면 그뿐. 유쾌하고 엽기적인, 파라만장한 삶 속에서 한 줄기 햇살처럼 번져드는 그녀의 따스한 마음이 느껴졌다. 크크크 웃으면서도 짠했다. 그녀의 그림을 책을 통해 처음 봤지만 마음에 들었다. 그림을 볼 줄 모르지만 포근해지는 그녀의 그림은 익살스럽기도 했고 정감있게 느껴졌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서평을 쓰는 것이 무척이나 힘이 들었다. 그저 책을 읽는 그 순간이 나에게는 배움의 자체였다. 책 뒷편에 이런 말이 쓰여져 있다.

" 각자의 삶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예술품이다." 한 줄의 글귀가 나에게는 묘하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안심시켜 주었다. 또한, 괜찮다며 다독거려주는 느낌. 화가 김점선이 글로, 그림으로 보여주는 자화상같은 이 책은 그녀를 알게해주는 기쁨만으로도 매력이 물씬 묻어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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겐지 이야기 1 - 아사키유메미시
야마토 와키 지음, 이길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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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겐지 이야기>는 일본의 헤이안 시대 중기인 11세기 초에 무라사키 시키부라는 궁녀가 쓴 54권으로 이루어진 장편 소설이다. 천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전해진 이 소설은 3대에 걸쳐 70년 동안의 전개 된다고 한다. 자연과 인간적인 심리, 교묘하게 융합되는 서정적인 문체등 인간 내면과 사회에 숨어있는 비판정신이 담겨져 있어 서양의 근대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라는 가치를 갖고 있다고 한다. 특히 이 소설은 800여 수에 달하는 일본의 전통적인 시가를 담고 있어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는 이야기에 더욱더 <겐지 이야기>가 궁금해 졌다.

한길사에서 나오는 10권으로 나오는 전집을 읽어보려 했지만 도무지 용기가 나지 않아 작년 11월 경에 출판된 만화로 처음 테이프를 끊게 되었다. <겐지 이야기>는 천황의 아들로 태어나 신하 계급으로 격하된 겐지의 사랑과 고뇌, 귀족사회와 암투, 갈등을 그리고 있다. 만화로 접하는 <겐지 이야기>는 글로 읽는 것 보다 시각적으로 보는 아름다움과 극 상황을 좀 더 빨리 이해할 수 있었다. 만화의 장점과 시대극의 장점이 어우러져서 그런지 중간중간 칼라의 그림에 빠져 들었다.

<겐지 이야기>를 읽다보면 우리가 자주 접하는 우리으 사극처럼 궁중의 암투가 그려지고 그 속에서 희생하는 인물들이 보여진다. 구중궁궐에서 이루어지는 치밀하고 조심스럽지만 더욱더 극하게 보여지는 음지의 영역을 극대화시켜 놓은 것만 같았다. <겐지 이야기>는 오랜세월 동안 전해져 내려오는 일본 문학의 정수 이기도 하지만 이 책이 더 가치 있게 느껴지는 것은 일본의 전통적인 연극에서 부터 공예, 음악, 일본의 문화, 만화에 할 것 없이 하나의 시발점이 된다는 사실이다.

사실, 만화 <겐지 이야기> 1권을 읽고 전부를 말하기는 어렵다. 초반의 시작을 알리는 계기가 될 뿐 서정적인 문체나 무라사키 시키부라는 궁녀가 쓴 것이기에 여성 특유의 아름답고 섬세한 묘사를 했다는 부분에 대해 말하는 것 조차 조심스럽다. 섬세하고 서정적인 문체는 장편의 글을 읽은 후에 느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문화를 알고 일본의 역사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았는데 이 책을 일본의 헤이안 시대의 모습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은 나에게 호기심을 주는 나라이며 문학을 접하고 있지만 그들의 역사를 살펴 볼 기회가 없었다. 역사 소설이라는 이유 만으로 접하기 장편 소설을 만화로 그려 쉽게 읽을 수 있어서 만화를 읽은 후에는 그림이 아닌 글이 주는 여운을 느끼고 싶었다. 시공간을 떠나 사람의 욕망은 어느 시대에나 적용이 되나보다. 정치적인 암투도 좋았지만 그 시대의 사랑, 혹은 겐지를 통해 만나는 많은 여성들은 시대의 여성상을 알 수 있었던 좋은 계기였다.

다만, 주인공 겐지를 통한 사랑은 깊은 사랑인 것인지 한 낱 바람에 지나지 않는 것인지 이리저리 불어오는 바람처럼 여인을 만나는 모습은 그리 유쾌하게만 보여지지 않는다. 2편에서 부터 이야기가 끝나는 그때까지 <겐지 이야기>를 읽은 후에 총평을 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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