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선뎐
김점선 지음 / 시작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점선뎐, 책을 보자마자 한 번 스다듬으며 읊조려 보았다. 발음을 할 때 혀가 살짝 꼬일듯이 굴러가는 그녀의 이름이 하나의 점이 되고, 하나의 선이 되어 마지막 뎐을 향할때쯤 '뎐'하고 발음을 하고 나면 혀가 텅~하고 튕겨주는 징한 울림이 남는다. 그녀가 외할머니방에서 어릴때 읽었던 옥단춘뎐, 숙영낭자뎐의 책들에 나온 여자들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고 그녀는 책의 제목을 <점선뎐>으로 지었다던 이 책의 제목이 나는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나는 곧 잘 예술가의 삶은 보통 사람과는 다르다고 생각했다. '끼'가 많아 다른 사람들이 사는 쳇바퀴 굴러가는 삶을 살수 없는 그들이 때로는 부럽기도 했다. 아니 정말 많이 부러웠다. '열정'이라는 이름아래 오로지 그 일만을 머릿속에 그리고, 그리는 삶. 그녀의 삶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녀의 삶은 때로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처럼 느껴지지만 실상 그녀가 생각하는 자신의 삶을 사는데 있어서 사람들의 시선 따위를 버리고 김점선이라는 색깔만으로 생을 살았던 그녀의 삶은 그 자체만으로 아름다웠다. 사람들은 저 마다 틀 속에서 삶이 형성된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다음 단계를 이동하는 것처럼 우리는 '틀' 속에서 짜여져 간다.

나는 때때로 '특별'한 것과 '평범'사이에서 어떤 것이 더 좋은 것인가 하고 깊이 고민한 적이 있었다. '끼'라는 것이 없는 나같은 평범한 사람은 틀 속에서 짜 맞추어 간다. 틀을 벗어나 제멋대로, 나만의 삶을 사는 것, 용기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다. 사람들은 자신이 도는 그 트랙을 돌지 않고 보이지 않은 갓길로 가는 사람들을 소위 아웃사이더라고 부른다. 독특한 사람, 특별한 이. 그녀는 그런 사람들 보다는 자신을 돌아다 보았다. 그렇다고 그녀가 자신만을 찾았다면 그녀의 삶은 아름답지 않았을 것이다. 그녀의 삶 속에서도 가족, 그림, 그녀의 친구들.......그녀가 찾은 삶 속에서 찾아드는 그리움과 외로움 그리고 그녀가 들이대는 자신만의 잣대.

암에 걸려도 그녀는 변하지 않았다. 그녀의 삶이, 그 순간의 즐거움과 행복함이 사람들의 머리속에 남았으면 그뿐. 유쾌하고 엽기적인, 파라만장한 삶 속에서 한 줄기 햇살처럼 번져드는 그녀의 따스한 마음이 느껴졌다. 크크크 웃으면서도 짠했다. 그녀의 그림을 책을 통해 처음 봤지만 마음에 들었다. 그림을 볼 줄 모르지만 포근해지는 그녀의 그림은 익살스럽기도 했고 정감있게 느껴졌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서평을 쓰는 것이 무척이나 힘이 들었다. 그저 책을 읽는 그 순간이 나에게는 배움의 자체였다. 책 뒷편에 이런 말이 쓰여져 있다.

" 각자의 삶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예술품이다." 한 줄의 글귀가 나에게는 묘하게 용기를 북돋아주고, 안심시켜 주었다. 또한, 괜찮다며 다독거려주는 느낌. 화가 김점선이 글로, 그림으로 보여주는 자화상같은 이 책은 그녀를 알게해주는 기쁨만으로도 매력이 물씬 묻어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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