겐지 이야기 1 - 아사키유메미시
야마토 와키 지음, 이길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겐지 이야기>는 일본의 헤이안 시대 중기인 11세기 초에 무라사키 시키부라는 궁녀가 쓴 54권으로 이루어진 장편 소설이다. 천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전해진 이 소설은 3대에 걸쳐 70년 동안의 전개 된다고 한다. 자연과 인간적인 심리, 교묘하게 융합되는 서정적인 문체등 인간 내면과 사회에 숨어있는 비판정신이 담겨져 있어 서양의 근대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작품이라는 가치를 갖고 있다고 한다. 특히 이 소설은 800여 수에 달하는 일본의 전통적인 시가를 담고 있어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는 이야기에 더욱더 <겐지 이야기>가 궁금해 졌다.

한길사에서 나오는 10권으로 나오는 전집을 읽어보려 했지만 도무지 용기가 나지 않아 작년 11월 경에 출판된 만화로 처음 테이프를 끊게 되었다. <겐지 이야기>는 천황의 아들로 태어나 신하 계급으로 격하된 겐지의 사랑과 고뇌, 귀족사회와 암투, 갈등을 그리고 있다. 만화로 접하는 <겐지 이야기>는 글로 읽는 것 보다 시각적으로 보는 아름다움과 극 상황을 좀 더 빨리 이해할 수 있었다. 만화의 장점과 시대극의 장점이 어우러져서 그런지 중간중간 칼라의 그림에 빠져 들었다.

<겐지 이야기>를 읽다보면 우리가 자주 접하는 우리으 사극처럼 궁중의 암투가 그려지고 그 속에서 희생하는 인물들이 보여진다. 구중궁궐에서 이루어지는 치밀하고 조심스럽지만 더욱더 극하게 보여지는 음지의 영역을 극대화시켜 놓은 것만 같았다. <겐지 이야기>는 오랜세월 동안 전해져 내려오는 일본 문학의 정수 이기도 하지만 이 책이 더 가치 있게 느껴지는 것은 일본의 전통적인 연극에서 부터 공예, 음악, 일본의 문화, 만화에 할 것 없이 하나의 시발점이 된다는 사실이다.

사실, 만화 <겐지 이야기> 1권을 읽고 전부를 말하기는 어렵다. 초반의 시작을 알리는 계기가 될 뿐 서정적인 문체나 무라사키 시키부라는 궁녀가 쓴 것이기에 여성 특유의 아름답고 섬세한 묘사를 했다는 부분에 대해 말하는 것 조차 조심스럽다. 섬세하고 서정적인 문체는 장편의 글을 읽은 후에 느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일본의 문화를 알고 일본의 역사에 대해 궁금한 점이 많았는데 이 책을 일본의 헤이안 시대의 모습을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은 나에게 호기심을 주는 나라이며 문학을 접하고 있지만 그들의 역사를 살펴 볼 기회가 없었다. 역사 소설이라는 이유 만으로 접하기 장편 소설을 만화로 그려 쉽게 읽을 수 있어서 만화를 읽은 후에는 그림이 아닌 글이 주는 여운을 느끼고 싶었다. 시공간을 떠나 사람의 욕망은 어느 시대에나 적용이 되나보다. 정치적인 암투도 좋았지만 그 시대의 사랑, 혹은 겐지를 통해 만나는 많은 여성들은 시대의 여성상을 알 수 있었던 좋은 계기였다.

다만, 주인공 겐지를 통한 사랑은 깊은 사랑인 것인지 한 낱 바람에 지나지 않는 것인지 이리저리 불어오는 바람처럼 여인을 만나는 모습은 그리 유쾌하게만 보여지지 않는다. 2편에서 부터 이야기가 끝나는 그때까지 <겐지 이야기>를 읽은 후에 총평을 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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