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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지몽 ㅣ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2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09년 4월
평점 :
히가시노 게이고의 또 한권 출간되었다. <방황하는 칼날>을 읽고 단박에 빠져버려 언젠가 부터 그의 책이 나오면 눈과 귀가 쫑긋! 세워진다. 그가 출간한 전작을 다 섭렵하지도 못했는데 제법 빠른 속도로 책이 나온다. 지난번 <범인없는 살인의 밤>을 통해 일곱편의 단편을 만났는데 <예지몽> 역시 5편의 단편이 담겨져 있다. 다섯편의 단편이 꿈과 관계된 이야기였다. 말 그대로 예지몽.
나는 잠을 잘때 꿈을 잘 꾸지 않는다. 좋은 꿈 꾸세요~라는 말을 보통 일상생활에서 굿나잇 인사로 자주 쓰곤 하는데 잠을 잘때 꿈을 꾸는 것은 깊은 잠을 못자는 것이라고 한다. 일종의 선잠을 자는 것이라고. 간혹가다 꿈을 꾸는데 앞의 일을 내다 보기 보다는 어제 생각했던 일에 대한 꿈이라던가 무의식중에 해야겠다는 일들이 꿈속에서 재현되기도 한다. 꿈을 통해 미래를 내다 보는 것은 그 어떤 장르는 불문하고 다 허용되는 것이라 다양하고 깊은 이야기로 전개가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편을 읽는 것처럼 깊은 맛이 우러나오지 않는 단편을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때로는 그 어떤 이야기보다 매력적일 때가 있다. 예지몽 역시 그랬다. <예지몽>을 읽고 나서 들었던 생각은 산뜻하다. 깔끔하게 이야기를 끌고 논리정연하게 끝을 맺는다. 그래서 그런지 여운이 깊게 새겨지지 않는다. 그의 글을 단편보다는 장편에서의 치고 올라오는 울컥!하는 뭔가를 단편에서는 보기 어려워서일까. 책을 읽으면서 내내 이런 내용을 길게 봤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하지만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단편이라 할지라도 실망을 시키지 않는다. 그의 필력이 이 책에서 또한 잘 느껴진다.
그의 책은 다른추리 소설과 달리 지금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에 맞은 현실성이 가미된 추리소설이라 늘 읽을때 마다 심리소설을 읽는 것 마냥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추리 소설에서 보여지는 두근두근 거려지는 느낌도 좋다. 꿈을 통해 누구나 다 내려다 볼 수 없지만 꿈을 통해 그날의 일진이라던가 운수가 느껴질때가 간혹 있었다. 그럴때면 오감이 자극되어 조심하기도 한다. 신비스러움이 가득 담긴 사건을 풀어가는 명쾌함 속에 오감이 자극된다. 존재감이 부여되는 것 보다는 산에서 내려다 보는 뿌연 안개가 가득 낀 것처럼 보여져 신선하게 그의 책을 읽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