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엄마 자격증 - 아이를 잘 키우고 싶은 초보 엄마를 위한 28가지 조언
진이주 지음 / 라온북 / 2018년 5월
평점 :
엄마 자격증
“엄마의 자격증“ 제목을 읽는 순간 가슴이 서늘해졌다. 늘 초보엄마로 헤매고 있는 내게 ”엄마의 자격증}이란 단어는 나를 위축시키고 뭔지 모르는 미안함 같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단어이다. 아이를 야단치며 공부를 강요하고, 스마트폰을 하지 말라고 야단치고, 컴퓨터로 게임하고 있으면 잔소리를 하고야마는 엄마이기 때문이다. 그냥 야단치지 말고 그냥 아이가 하는 대로 놔두고 싶어도, 그러다가 아이를 게임의 구렁텅이에 빠트리는 것은 아닐까? 걱정과 조바심을 하다가 결국 야단을 치는 엄마, 그런 엄마가 마냥 아이에겐 좋을 수 없겠지. 내심 그런 생각을 하면서 어떻게 해야 아이에게 마음 상하지 않으면서 잘 타이를 수 있을까? 늘 고민하는, 평범한 엄마인 나는 아이에게 부족한 엄마라서 미안한 마음을 갖고 산다. 어떻게 해야 쌈박하게 아이의 기를 살려주면서, 올바른 아이로 성장할 수 있게 돕는 엄마가 될 수 있을까? 목차는 “1장 엄마와 아이 모두 길을 잃은 대한민국, 2장 요즘 아이들, 단순히 다른 것이 아니다, 3장 아이는 부모의 그림자로 자란다, 4장 부족한 엄마의 반성문, 5장 엄마의 패러다임 바꾸기 1:나 자신 돌아보기, 6장 엄마의 패러다임 바꾸기2:아이의 자존감 높이기”로 구성되어 있다. 과연 나는 내 아이와 어떻게 하면 마음의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그 생각을 머릿속에 붙들어 매면서 아이와 마음으로 대화하는 법이란 소제목에 마음이 확 끌렸다.
학과공부를 어려워하는 아이에게 도움을 주려고 아이와 마주 앉으면, 어느새 속에서 부글부글 주먹만한 것이 올라오고, 아이와 울근불근하다가 결국 학원으로 아이를 보냈다. 엄마가 직접 가르친다는 것이 유치원 때의 일이지, 머리가 굵어져가면서 엄마의 뜻대로 따라주지 않는다고 천지굿을 하다보면, 아이와의 관계가 고민스러워지고 마는 시간들, 고민스러웠다. 아이와 대화를 나누려고 애를 써보지만, 대화가 너무 힘들고 숨이 팍팍 막혀 포기하고 말게 된다. 아이에게 너무 많은 기대를 하면서, 우리 아이는 천재일거라는 착각 속에 무리하게 요구했던 것들, 이젠 그런 것들 다 포기하고, 어떻게 하면 아이와 대화를 잘 할 수 있을까? 과연 아이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하기는 할까? 늘 그런 생각을 하다가 이 책을 만나니, 물 만난 고기가 되어 책장을 술술 넘겼다.
저자는 우선 아이와 대화를 나누려면 공부를 하라고 한다. 공부를 시작하면서 엄마 스스로를 알아야 하는 것이 참 엄마가 되기 위한 첫 번째 요건이라고 말한다. 엄마의 묵음 감정, 엄마의 심리적 안정이 되어 마음의 중심을 잡아야 흔들리지 않고 불안해하지 않고 굳건하게 아이를 지켜낼 수 있더라 말한다. 두 번째는 아이와 엄마는 다른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단다. 세 번째는 낮은 마음 자세를 가져야하고, 네 번째는 다른 아이들과 내 아이를 비교하지 말고, 다섯 번째는 아이에게 신뢰감을 줘야하고, 여섯 번째는 아이에게 되는 것과 안 되는 것을 분명하게 구별하게 하란다.
부부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해진다는 것 명심하라. 그러기 위해선 부부는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공감 해주고, 좋아하고 존중하는 마음 확인하라, 갈등 속에선 서로의 바람 읽어내기, 부부의 공동 꿈 만들어라’ 이렇게 항상 노력해야한단다. 발달 심리학자 메리 에인스워스는 낯선 상황 실험을 통해 아이의 양육자에 대한, 애착의 안정성을 알아냈다. 엄마와 아이에게 낯선 장소를 제시한 다음 엄마가 자리를 비웠을 때, 엄마를 다시 만났을 때, 낯선 사람에게 위로를 받을 때, 엄마를 다시 만났을 때, 낯선 사람에게 위로를 받을 때 아이가 보이는 행동과 반응을 관찰하여 애착 유형을 안정 애착, 회피 애착, 불안정 저항 애착, 혼란된 미해결 애착 등 4가지 애착 유형을 이야기를 한다.
안정 애착, 이 유형의 아이는 엄마와 함께 있을 때 안정감을 느낀다. 이런 아이는 엄마가 평소 아이의 필요에 민감하고 효과적으로 반응을 보여 낯선 상황에서도 곧 엄마가 자신을 안아주고 도와줄 것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엄마와 떨어졌을 때 처음에는 잠시 불안해하지만 이내 안정을 찾아 주변을 활발히 탐색하는 모습을 보인다. 탐험과 호기심을 가지는 아이가 되길 원한다면 아이에게 안정감을 엄마는 반드시 주어야 한다.
회피 애착, 이 유형의 아이는 엄마와 분리되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엄마가 떠난 낯선 상황에서도 울지 않고 자신이 하던 놀이를 계속한다. 엄마가 돌아와 안아주려 해도 엄마를 피하거나 시선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런 아이는 자라면 타인과 정서적 유대관계를 맺기 어렵고, 타인의 도움 없이도 살아갈 수 있다 생각한다. 주변 환경에 관심을 나타내지 않고 거짓말을 하거나 말썽을 일으키거나 책임을 전가하는 행동도 보인다. 오로지 자기 자신에게만 충실한 사람이 되어 홀로 딴 생각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회피형 엄마는 과거 부모에게 거절당하고 관심을 받지 못한 경우가 많다. 자신의 상실감과 좌절감을 아이에게도 신체 접촉 욕구나 감정 표현을 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불안정한 저항 애착, 이 유형의 아이는 엄마와 분리될 때 극심한 스트레스를 경험한단다. 엄마가 보이지 않는 순간부터 울기 시작해서 돌아올 때까지 계속 괴로워하며 엄마를 찾는단다. 엄마가 돌아와 막상 안아주면 원망하면서 심하게 저항한단다. 이런 아이는 엄마가 일관성 없이 기분에 따라 아이를 대하는 경향이 있다.
혼란된 미해결 애착, 이유형의 아이는 낯선 상황을 가장 싫어하고 일관되지 못한 모순 행동을 보이는 유형으로 회피 애착과 불안정 저항 애착을 모두 보여준다. 아이가 엄마를 다시 만났을 때 엄마에게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도망치는 행동을 한다. 보통 부모로부터 무시나 학대를 받은 아이에게 많이 나타나는 유형이다. 이 유형의 엄마는 어린 시절 부모에게 버림받았거나, 사별, 폭력 등의 심리적 외상 경험을 한 경우가 많다.
이런 내용들을 죽 보다가, 문득 내 어린 시절을 생각해본다. 바쁘게 들로 산으로 일하러 다니시는 부모님들 밑에서 5남매가 자라면서, 언제 따뜻하게 케어를 받을 수 있을까마는, 밖에서 얻어터지고 집에 울며 들어가면 엄마가 꼭 그 애를 찾아가 타이르시곤 하셨다. 물론 집에서는 내편을 들어주고 싸울 때 말을 잘 해야 한다. 옳고 그름을 잘 따져서 내가 옳으면 그것을
당당하게 이야기를 해야 하고, 내가 그르면 사과를 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던 어머니 덕분이었을까? 나는 늘 부모님 말씀처럼 밖에 나가서 당당하게 싸우고, 당당하게 사과하며 자랐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엄마는 언제나 내 편이 되셔서 듬직하게 항상 곁에 있으셨다. 그 믿음으로 세상을 살아온 것 같다. 어머니는 내 자존감을 늘 높여주셨다는 것을 깨닫는다. “우리 딸은 치아가 하얘서 환하게 웃는 모습이 예쁘네,” 이 칭찬 한마디에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양치질을 참 잘 했다. 그때는 양치질을 하는 것이 내겐 커다란 기쁨 자체였다. 말끔하게 닦은 이빨을 드러내며 엄마 앞에서 환하게 4 살배기 내가 웃으면 엄마는 늘 환한 미소로 화답을 하셨던 것이다.
무엇보다 긍정적인 자기 정체성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자기 자신의 독특한 성격에 대해 안정된 느낌을 갖는 것이,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레 사회 속에서 다양한 모습으로 통합해나가는 자기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단다. 그것은 확신과 신념으로 자기 자신에 대한 깊은 통찰을 통해 일관성 있게 지속되는 자신에 대한 믿음을 의미한다. 자기 존재에 대해 인정하면서부터 엄마는 물론, 가족들과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 자신을 이해해야 타인을 이해하는 폭도 넓어지리라. 작은 사회인 가족부터 넓은 의미의 사회인들까지 어디를 가든 함께 어울려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자기 믿음이 생긴다는 것, 그래서 행복한 아이로 살아가게 도와주는 엄마, 그 엄마 스스로 자신을 들어다보는 계기, 고마움 그 자체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부모님과 나, 그리고 아이를 함께 통합해서 바라보는 눈이 생겼다. 과거의 어린 나가 받았던 상처를 치유하고, 아이에게는 내리 물려주는 상처가 되지 않기 위해 엄마가 깊숙한 내면을 들여다보며 살아가야한다는 것을 깨달은 시간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