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기업 인문학 - 인문학은 어떻게 자본의 포로가 되었는가?
박민영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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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문학

 


 

먹고 살기가 팍팍하게 나라 사정이 변화면서인문학이 삶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기업을 경영할 수 있는 경영학과나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전자공학과 같은 학과가 대학에서 선호되기 시작하면서 인문학을 전공해야하는 국어국문과 같은 과는 점차 사라지는 추세가 되어가고 있다취업을 준비하는데 도움이 되는 학과를 선호하게 되면서 문제는 인성을 중시하던 시대가 퇴색되어가는 듯사회 곳곳에선 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살기는 좋아졌지만 인성은 바닥이라고 해야 하나인문학을 경시한데서 오는 역기능들이 사회전반에 퍼져있는 대한민국을 보면서사회 전반에 걸친 범죄들사기행각들이 대형으로 터져 사람들 가슴을 서늘하게 만들고 있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사회에서는 인문학이 유행이라는데대학에서는 인문학이 죽어가고 있다이런 현상에 발맞추듯 출판시장에서도 인문사회과학서 시장은 참담하단다사회에서 인문학이 붐을 일으켰다는데 왜 사회는 점점 더 보수화되어가는 걸까반성회의비판은 없고지식은 죽었다는 말이 횡행한다기업인문학이 시대는 경제경영서자기개발서기업입문서들이 베스트셀러로 팔린다이렇게 돈이 되는 책들을 만들려면 인문학도 상업성을 융합한 기업 인문학을 개발해야한다고 말한다현대를 사는 민중들의 생활은 역사적으로 경제 불평등을 겪는 극한 상황에 다다랐으나 이런 베스트셀러들은 이런 불평등에 대한 비판을 외면하면서 매우 효과적으로 우리들의 의식 통제를 당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은 아닐까이런 책을 쓰는 사람들 중에는 청년학생문예운동의 대부 격인 K라는 사람이 있었는데사회변혁에 대한 신심정세를 분석하는 시각문학적 역량인간적 면모 등을 존경할만한 사람이었는데나 역시 따랐다그가 1990년대 말 조금씩 일탈하기 시작했다조선일보 고위간부가 자기계발 코드가 강한 몽골 관련 책을 낸 사람이 있었다. K가 그 사람이 쓴 책을 칭찬해서 읽어보니 몽골 노마디즘을 경제 경영적 마인드와 결합시킨 책이었다.”라 저자는 말한다조선일보에서 K의 글을 볼 수 있었고 그가 조선일보를 옹호하는 말도 몇 번 들었단다그들이 신자유주의 안착에 복무했기 때문에 저자는 분노했단다저자보다도 더 투철했던 운동가들이었기 때문이란다그러한 배경이 깔려있는지도 모르고몽골의 노마디즘 책 <천개의 고원>을 읽으려 애를 썼던 내가 부끄러워지기 시작하였다.

 

이 책의 목록은 정통 인문학 죽이기기업 인문학 탄생기업 인문학 소실 매개자기업 인문학의 경제 담론기업 인문학 정치 담론기업 인문학의 과학 담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신자유주의가 몰려오면서 전 세계적으로 정통 인문학을 죽이고 기업인문학을 의도적으로 열풍을 불어오는 추세에서 우리나라도 자유롭지 못했다기업의 입맛에 맞게 인문학을 활용한 노동자들 길들이기하고 있는 신자유주의 체제에서 유행하는 책은 힐링과 자기계발 책이 날개 돋치듯이 팔리고 있는 현실이다대학조차도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시대적 흐름에 탄식이 저절로 흘러나왔다대학이 기업에 맞는 학위장사를 하고 있는 현실에서 정통적인 인문학은 대학 내에서 점점 사라져가고사회에서도 인문학이 수많은 사람들 입술에 오르내리는데사실은 기업에 복무하는 기업 인문학이라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

 

인문학 열풍이 일어나면서 평생교육이란 이름하에 도서관평생교육센터문화센터..같은 곳에서 인문학적 교육들이 유행을 하는데 이것도 국가-자본에 복무하는 시스템이란 사실에 사실 깜짝 놀랐다평생공부라는 케치프레이즈가 유행인 요즘그것 뒤에 숨어 있는 의도는 기업에 복무하기 위해서 평생공부 하게 만드는 정책이며분배불평등에 대한 개선은 되지 않고 취약계층에게 취업과 창업을 위해 교육하는 것이 사회투자복지라는 외연 장식효과를 정부의 성과 위상으로 드러내면서 두 가지 토끼를 노리는 대국민사기극이구나란 것을 이 책을 통해 깨달았다그렇게 무료로 교육하는 비용을 위해 복지혜택을 받아야할 사람들에게 가야할 돈들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또한 알게 되었다취약계층에게 교육에 대한 투자해서 다시 일터로 보내 세수를 받는 식으로또 하나는 사회복지를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형식으로 정책을 펴는 것은 아주 교묘한 신자유주의에서 펼치는 커다란 사기극이란 저자의 말에 난 설득이 됐다.

 

사회투자론이 사회를 민간인이 관리하게 하는 전략으로서 저자는 이야기한다이 말을 공감하는 이유가정부지원 사업을 따려고 그동안 열심히 공부하면서 느꼈던 점은 지원 사업은 내가 따는데일할 사람들을 채용해서 내가 받은 정부지원금으로 그들에게 월급을 정부 대신 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시스템을 철저하게 깨달았다결과적으로 정부지원금은 나를 도와주는 시스템이 아니라 나로 하여금 취업자들에게 월급을 주고 관리하라는 대리인 역할이었다사실 나에게는 사업을 해서 내 노력한 만큼의 임금이나 보상은커녕 죽도록 고생을 하고도 회사가 살아남기 힘들 것이란 손익계산서가 내 앞에 어른 거렸다그때부터 창업이라는 것사업이라는 것 재고하기 시작했다내가 망했을 때 아무도 나를 책임져주지 않기 때문에내가 그 구렁텅이로 머리를 들이민다는 그 사실이 나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사회투자국가론에서 주장하는 기회의 균등이라는 것은 고작 불안정한 일자리직업훈련평생교육 등 일뿐이다라는 말이 맞다사회투자정책은 기껏해야 저임금불안정 일자리만 제공한다이 때문에 실업률이 떨어져도 빈곤 율은 오히려 올라가는 경우도 많다.

 

복지는 사회안전망이다사람은 누구나 살다가 예기치 않게 자기의 의지와 상관없이 실업빈곤재해질병장애등에 시달릴 수 있다복지는 이러한 위험에서 국민을 보호한다사회 안전망이라는 말에서 보듯 그것은 사회 전체를 위한 것이지 일부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다.

 

기업의 자선은 양의 탈을 쓴 늑대의 모습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가끔씩 까먹는다. 1980년 신자유주의가 발흥한 이후자본가들은 자선사업이 자본의 축적과 자신들의 사회적 권력 증대에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발견한다이때부터 자선은 수동적방어적인 것에서 능동적공격적으로 변한다지금의 박애 자본주의는 자선 행위에도 효율성과 성과 측정이라는 비즈니스 방법론을 적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종래의 자선과 뚜렷이 구별된다참내 별것을 다 성과주의로 측정한다는 생각이 들었다정부 정책들이 특히 모든 것들을 다 성과주의로 밀어붙이는 것을 경험한 나로서는 이 말이 가슴에 확 와 닿았다지원 사업이든 뭐든 정부관공서에서 하는 일들은 뭐든지 다 성과로 모든 것을 판단한다는 그 자체를 보면서 허와 실 간의 괴리를 느꼈는데아주 큰 공감대가 형성된다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피부로 느꼈던 모순이 아이래서 그런 괴리가 있었구나 탄식이 저저로 나왔다.

 

기부와 자선은 흔히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연민과 동정선의와 양심 차원에서 행해진다고 알고 있다그러나 자본가는 기부나 자선은 냉정한 경영 마인드 차원에서 행해진다자선이란 이름으로 자본가는 자신의 기업을 홍보하는 차원으로 철저하게 이익 극대화를 위해 움직인다자선활동은 기업의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때문이다기업의 좋은 이미지는 직원 채용시장 평판장기적 시장 개척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회사의 이미지가 좋고그 회사에서 일하는 것에 자부심을 가진 유능한 인재를 낮은 임금으로도 채용할 수 있고소비자도 좋은 이미지를 가진 회사의 제품을 소비하려한다기업의 이미지가 좋으면 외국 시장 진출이나 새로운 분야의 시장 진출도 용이할 것이다기업의 좋은 평판은 언제나 이익을 뜻한다.

 

삼성그룹 회장 이건희는 2012년 삼성생명공익재단 이사장 취임25주년 기념행사에서 의료사업에 대해 자본을 창출하는 게 아니라 자본을 투입해 박애를 창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삼성을 헬스케어의료기기 사업을 포함해 의료사업을 차세대 주력 사업을 삼고 있는데 이건희는 이것을 박애 자본주의의 요람이라고 칭한 것이다이런 아전인수는 빌 게이츠에게도 발견된다. 2008년 다보스포럼 연설에서 문맹자나 반문맹자가 최소한 훈련이나 도움만으로 즉시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도록 비문자 방식 인터페이스를 개발하는 것농어촌 지역에 컴퓨터를 사용하는 데 방해가 되는 높은 접속 비용을 해결할 방법을 모색하는 것아프리카에 소프트웨어를 기부하고 컴퓨터 사용법을 가르칠 강사를 보내는 것 등 자선활동이라 칭했다그러나 이것은 자선이라기보다 투자이다컴퓨터를 사용하기 시작하면 그 사람들은 계속해서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세계 IT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가 차지하는 독점을 감안하면 그렇다빌게이츠가 이에 대해 윈윈하는 일이라며 컴퓨터에 접근성이 높아지는 것은 컴퓨터를 구입할 가능성도 늘어나는 비즈니스 모델이라고 인정한 바가 있다결국 기업도 이윤소비자도 이윤이 있는 자선이기도 하면서 비즈니스이기도 하다는 말이다.

 

자본가들은 자신의 재산을 공익재단에 이전해놓고사회에 재산을 환원했노라 외친다그러나 공익재단에 이사회를 가진 자신의 측근이나 일가로 구성해놓고 그 돈에 대한 통제권은 여전히 자신에게 있는 거나 다름없다일반적으로 현금보다 주식부동산 등 현물로 출연한다그 현물을 유지한 채 주식 배당금이나 부동산 임대수입에서 나오는 재원을 목적 사업에 쓴다원금은 그대로 두고 거기서 나오는 이자로만 기부자선하는 꼴이다명분으로 원금이 줄면 자선활동을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이다이 명분하에 자본가들은 출연한 원금을 굳건히 지킨다문제는 그 투자수익조차 전부 기부자선에 쓰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공익재단을 만들면 당연히 운영비가 든다그런데 이 운영비가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규모가 클 경우 구린데가 많다그럴 경우 기부할 돈이 적어진다공익재단은 기부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남의 돈도 기부를 받는다설립자의 측근이 운영하게 되는데 이들은 공익재단에서 월급도 받고 차량도 지원받으며 출장 명목으로 해외도 간다이때 공익재단은 얼마든지 설립자의 측근의 복지를 위한 기관으로 변질될 수 있다최순실박근해 게이트의 중심에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이라는 공익재단이 있었다이를 통해 최순실은 천문학적인 불법 정치자금을 모집하고 그 대가로 대기업들에게 특혜를 주었다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삼성생명공익재단이 떠올랐다박근혜가 박정희에게 물려받은 유무형의 자산의 관리하고그를 바탕으로 부를 축적하고 오랫동안 사회적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정수장학회한국 문화재단영남학원육영재단 같은 공익재단이 있었기 때문이다전두환도 천문학적 재산을 조성하기 위해 일해재단을 만들었다이명박도 청계재단을 만들었다절세와 세탁의혹을 받고 있다.

 

공익재단은 상속증여세를 물지 않고 경영권을 편법으로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한다삼성전자 부회장 이재용이 이사장으로 있는 삼성문화재단과 삼성생명공익재단은 삼성생명 지분을 각각 4.68퍼센트 2.18퍼센트씩 총 6.86퍼센트를 보유하고 있다삼성생명은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의 핵심 계열사다이재용은 공익재단을 통해 상속증여세를 한 푼도 내지 않고 5조 4,402억 원에 달하는 계열사 지분을 손아귀에 쥘 수 있었다이런 일은 다른 재벌가에서도 흔히 발견된다이쯤 되면 공익재단은 범죄의 온상이라 불러야 좋을 듯하다무엇보다 공인재단을 통해 대규모 절세가 이뤄지면 서민은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어차피 국가 운영에 필요한 돈은 누군가 내야 하기 때문이다그것은 부의 불평등이다자본가는 세금을 내는 것보다 공익재단을 만드는 것이 유리하다세금을 거의 내지 않고 그 돈에 대한 통제권을 자신이 갖게 되기 때문이다어디에 얼마나 쓸 것인지는 설립자의 마음에 달렸다공익재단에도 감사가 있으나 유명무실한 거수기이거나 협력자인 경우가 많다공익재단만큼 민주적 통제에서 벗어나 있는 곳은 없다.

 

정부는 세금을 걷어서 서민을 위한 정책과 복지를 실현함으로써 부의 재분배 기능을 하는데자본가가 국고로 환수될 돈을 자선을 하는 것은 정부가 갖는 부의 재분배 기능을 재단이 일부 이양 받는 것과 같다이것은 정부가 이중 배임행위를 하는 셈이다걷어야할 세금을 걷지 않은 것부의 재분배 권한을 자본가에게 넘긴 것이다기업이 세금을 내면 그것을 칭찬하는 사람은 없다그러나 기업이 기부나 자선을 하면 명예와 권한이 쏟아진다진정한 사회 환원은 자선이 아니라 세금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맞다.

 

자본가들은 위기를 벗어나기 위한 용도로 공익재단을 만든다이명박이 청계재단을 만든 이유는 BBK 주가 조작 사건 때문이다. 2007년 광운대 강의 동영상이 폭로되면서 최대 위기를 맞았다이때 이명박은 전 재산 기부 공약을 내걸었다그 결과가 청계재단 설립이다이건희의 안기부 X파일 사건과 에버랜드전환사채CB 때문에 2006년 이 사건을 재판받고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8000억 원 상당의 재원을 기부하겠다고 발표했고 그 결과 삼성 이건희장학재단이 설립된 것이다빌 게이츠도 마이크로소프트가 1991년 독점금지법 위반세금 체납탈세 혐의로 논란에 휩싸였는데 빌 게이츠는 그때 최고경영자를 사임한 후 재단을 만들어 활동했다범죄를 저지른 자본가가 면죄부의 대가로 재산의 사회 환원을 약속하는 것은 사회와 거래라고 봐야 한다그것도 사기성 거래다사임해도 얼마든지 공익재단을 통해 자신의 재산을 지키고 부를 축적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오늘날 현실은 소수의 재벌기업이나 초국적 기업이 국가 경제나 세계 경제를 쥐락펴락하게 된 그 거대한 규모 때문에 사람들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동의하게 되었다재벌기업이나 초국적 기업이 세계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엄혹한 현실이다그것은 자본이 가진 위력이자 권리로 기정사실화되고 있다그런데 권리만 있고 그에 걸맞은 책임이 없다면당혹스럽고 난감한 일이다.

 

자본권력이기업권력이 정부를 지배하는국가를 지배하는국민을 지배하는 현실을 목격하면서 참담함을 금치 못하는 시대에 사는현 시대에 살고 있는 모든 지구인들그들의 앞날은 암울하기만 하다사람이 중심인인간이 중심인 정치와 국가가 되지 못한다면 인류는 경제라는 미명 아래 암울한 현재와 미래를 겪어야 한다이 책을 읽는 내내그동안의 독서를 오랜 시간 곰곰이 침잠해서 생각했다즐겁다는 유희만으로 독서를 한다는 것아무런 문제의식도 없이 독서를 했던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그동안 생각해왔던 마음들에어떤 기류 한 줄기가 내 마음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왔다마음이 영 불편했다그리고 다시 마음을 다잡아 독서를 할 수 있을지반문하면서 정말 오랫동안 이 책을 읽고 또 읽으며 생각했다.

 

그 생각한 결과는 참혹하다늘 나를 격려하고 일으켜 세웠던 내용들이 허상이었다는 생각을 감출 수 없었다내가 무너지는 날들이었다풀썩 주저앉아 일어날 힘도 없었다그래 한 밤중에 까미(고양이)를 데리고 오랫동안 산책하고 또 산책을 했다어떻게든 나를 추슬러야했다이 책을 지식인에게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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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정요 강의 - 리더십, 천 년의 지혜를 읽다
타구치 요시후미 지음, 송은애 옮김 / 미래의창 / 201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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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정관정요 강의

 

 

 

 

정관정요 강의를 받아들었다. “1장 힘과 배려에서 비롯되는 리더십, 2장 내 안에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세워라, 3장 인재 등용방법, 4장 듣는 귀와 울리는 말, 5장 사욕을 버리고 신뢰를 쌓아라, 6장 유종의 미를 거두려면으로 책이 구성되어 있다. 비즈니스맨을 대상으로 한 도쿄 마루노우치 시티캠퍼스의 인기 강좌를 바탕으로 탄생한 정관정요 강의는 고전 의 내용을 현대 비즈니스맨을 위해 새롭게 해석해 눈길을 끈다. 시대를 초월하여 변함없는 조직론리더십의 진수를 전하는 정관정요는 당나라 2대 황제인 태종 이세민이 4명의 충신들과 나눈 문답 형식으로 되어 있는 책이다. 어질고 현명한 군주가 되기 위한 태종의 학문적 노력과 철학을 담고 있다. 태종이 사망한 후 50년이 지나서 역사가 오긍이 태종의 언행록을 정리한 정관정요를 중종에게 바쳤다고 한다. 이 책은 전 1040편으로 구성, 정관은 태종의 재위한 연호(627~649), 정요는 정치의 요체란 뜻이다.

 

유가에서는 천재지변도 황제의 책임이라고 여겼단다. 과학이 발달한 현대사회에서는 믿기지 않는 일이다. 그래서 수신제가 치국평천하, 자신의 몸을 잘 닦고 가정을 잘 다스려야 나라를 잘 다스릴 수 있다는 말이렷다. 옛 황제들과 왕은 천재지변도 자신들 책임이라 여길 만큼 모든 언행을 조심했던 것을 엿보면서, 어제그제 TV토론 경남도지사들이 떠올랐다. 이들이 정관정요를 한 번만이라도 읽었다면, TV에 나와서 상대방을 네거티브로 모함하며 말들을 함부로 주어섬겼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의 여유가 없을 때는 법을 관대하게 하고 반대로 마음이 느슨해졌을 때는 법으로 엄격하게 단속해야한다. 시대나 사회 정세는 계속 변하는 법이니 법률 운영 방식이 역시 바뀌어야 한다. 이 대목에선 지난 9503706년 때의 법운영 방식과는 차원이 다르게 문대통령 때는 운영되어야 하는구나 깨닫는다. 이처럼 상황에 따라 느슨함과 팽팽함을 구분하여 사용하란다. 전 양승태 대법원장이 박근해 청와대와 상의를 해서 재판을 하였다는 소식들이 인터넷뉴스를 떠들썩하게 하면서 오늘(5.31) 김명수 대법원장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참 천인공로할 일이었다. 사법부가 청와대 입맛에 따라 재판을 했다는 사실, 있을 수 없는 경천동지할 일 대한민국 국민들 모두 충격에 빠졌다. 법률을 고무줄처럼 줄였다 늘였다 제멋대로 구가했다는 이야기, 과연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가 맞는가?

 

九德을 리더의 내면을 단련하는 방법으로 소개하는데, 음과 양이 조화를 맞춰 리더의 마음을 수양하는 것을 말하는데, 저자는 한 달에 1덕을 실천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9개월이 지난 후에서 9덕을 갖춘 인간이 될 수 있단다.

 

창업시기에는 용감하게 싸우는 힘이 넘치는 구성원이지만, 수성기에는 충분하게 역량을 주어진 자리에서 발휘할 수 있는 구성원이 필요하다. 영토를 확장하고 적을 쓰러뜨리는 능력보다 조직을 재정비해서 세상과 사람을 위해 온 힘을 다하는 집단으로 전환이 필요하다. 요직에는 실무에 능한 인재를 기용하는 것이 기업을 계속 이윤 창출하는 능률을 올리려면 필요하단다. 수성시기에 경계해야할 일 중 하나는 어떤 잘못을 엄격하게 지적하는 대신 눈을 감아준다. 오랜 관계에 금이 가기 쉽기 때문이다. 또 하나는 목표를 달성해낸 구성원들에게 아무래도 후한 점수를 주기 마련이다. 이런 두 문제점이 수성기에 가장 경계할 일이란다. 리더에게 경영도 중요하지만, 인재등용도 어려운 것 같다. MB가 부하직원들이 신발을 거꾸로 신은 이유 중에 하나가 수십 년을 집사로 일했던 사람들에게 신뢰를 잃었던 이유 중에 하나가,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서 부하들을 일회용 소모품으로 여겼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 때문에 부하들은 하나둘씩 신발을 거꾸로 신었다. 본인은 천문학적 숫자의 돈을 빼돌렸으면서도 자신의 일을 하는 부하가 감옥에 가 있을 때 면회 한번 하지 않고, 부하 아내가 죽었다는데도 조문은커녕 부조 한 푼 안했다는 일화를 듣고, , 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그럴 수가 있을까? 지금 생각해보니 MB는 지도자가 아니라 사기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사로움을 버리고 신뢰를 지도자는 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저자의 말에 공감이 갔다. 천문학적 돈을 빼돌린 MB를 추적했지만 어떻게 조사해볼 도리가 없던 검찰에게 결정적인 단서를 준 사람이 MB의 오랜 집사 김희중였다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다.

 

태종에게 권만기가 상소를 했다. 선주와 요주에는 은이 수십만 톤이 되니 채굴해서 돈을 벌자고 제안을 했다. 그때 태종은 권만기를 꾸짖었다. 국가의 재정을 생각하면 기쁜 일이지만 권만기의 직책이 치서시어사로서 법을 관장하고 국가의 권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국가 경제, 더 나아가서 돈 버는 일에 관여하는 것은 직무에 벗어난 행동이었던 것이다. “은혜롭게도 나는 천자라는 자리에 있소. 수십만 톤에 달하는 은을 채굴하여 막대한 수입을 얻는다 해도, 덕망 있는 인재 한 사람을 얻는 일과 비교할 수 없소. 그대는 법을 관장하는 자리에 있으면서 뛰어난 인재를 추천하고 선을 추구해야지, 어찌하여 더 나은 나라를 만드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마시오. 법망이 미치지 못하는 곳에 권세가의 위협을 막지 못하오. 그러면서 은을 채굴하다니요? 본문에 맞지 않는 계책을 좇아 이익을 쫒기만 하는 것이요?” 정권을 운영한지 10년이 지나자, 정부 내 인재를 적재적소에 등용한다는 시스템이 점점 붕괴하고 있는 찰라, 를 누구보다 중시해야할 공직자가 군주의 환심을 사기 위해 돈 버는 이야기를 입에 담으니, 이에 태종이 분노하여 한마디로 거절한 것이다. 리더는 부하가 직분에 걸맞은 역할을 하는지 엄격하게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태종은 말하는 것이다.

 

요즘 시대에 이 책이 이렇게 가슴에 와닿다니, 시대를 초월해서 리더의 역할은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것임은 틀림없다는 생각하게 됐다. 태종 시대에는 국학을 유학으로 장려했다고 한다. 부하들과 지도자층의 넓고 깊은 교양 있는 의사소통을 통해 서로 간에 호흡을 맞추던 측근들처럼, 현대에도 이런 교양 있는 의사소통이 하기 위해 정치를 하든 기업을 경영하던 절실하게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상하좌우 교양 기반을 넓혀가야 하는 것이 본분이 아닐까 생각한다. 최근에 김정은이 여당의 지역선거위원장 같다라는 말을 하던 야당의 모 여성 정치인을 보면서, 참담했다. 남북정상회담, 북미회담으로 남북평화협정을 추진해가는 과정, 온 국민이 가슴 조리며 두손 모아 기도하는 마음인데, 이 정치인은 타국인처럼 무성의하게, 무책임한 말로 어떻게 한 번 튀어볼까하는 마음으로 한 마디 내지르는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구태의연함에 탄식이 저절로 나왔다. “도대체 저 XX은 누가 뽑은 거야?”라는 국민들 댓글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군주에 대해, 제왕 교육에 대해 말하면서도 자녀교육에 대해 태종도 어쩔 수 없었는가 보다. 맏이를 후계자로 삼지 못하고 고민하다가 아홉 째 아들을 태자로 책봉하는데, 훗날 태종의 부인 측천무후가 아들의 부인이 되어, 약한 이치 대신 나라를 빼앗아 결국 측천무후가 당의 왕조를 빼앗는다. 태종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었다. 이렇게 나라가 뒤흔들렸지만, 태종이 나라의 근간을 단단하게 다져놨던 터라 당은 부활할 수 있었다.

 

리더의 길은 교만하지 않고 욕심 부리지 않으며 유흥에 빠지지 않고 야망을 지니지 않는 것 이것이 오늘날 지도자가 경계로 삼아야 한다는 행간에 오랫동안 발길이 머물다 책장을 덮는다. 예나 지금이나 리더는 함께 하는 사람보다 한 발 앞서서 세상을 바라봐야 하고, 한 발 뒤로 물러서서 기다려주는 아량이 있어야 하고, 또 커다란 품으로 세상을 품을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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