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쿠스와 달리 소로는 아침형 인간이었다. 의식이 막 돌아온순간, 꿈과 사색 사이의 그 모호한 지대"를 만끽했고, "모든 지성은 아침과 함께 깨어난다" 라는 고대 인도 경전 《베다》의 한 구절을 즐겨 인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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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소설 《이반 일리치의 죽음》에는 내가 문학에서 가장 좋아하는 구절이 들어 있다. 아마 생각지도 못한 구원을 받는느낌 때문에, 또 기차와 관련된 이야기이기 때문일 것이다. 주인공은 성공한 관리로, 불치병에 걸려 두려움과 후회에 휩싸여 있다. 하지만 이야기가 끝을 향할수록 새로운 관점이 두려움을 밀어낸다. "사람들이 가끔 기차 안에서 경험하듯이, 앞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뒤쪽으로 달리고 있고, 그러다 갑자기진짜 방향을 깨닫게 된 것이다.

소크라테스는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아갈 가치가 없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침울한 10대 시절 나는 처음 그 말을 듣고 한숨을 쉬었다. 삶은 이미 충분히 힘겹다. 그런데 성찰까지 하라고?
성찰하는 삶. 나는 그 표현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우선 성찰하다.
examine 라는 단어에는 시험 또는 검사라는 뜻의 단어 ‘exam‘이 들어 있는데, 이 단어를 보면 잊고 있던 시험용 HB 연필과 차가운의사 선생님의 손이 떠오른다. 그러니 성찰은 너무 힘든 일 같아보이지 않나.

 "이제 가야 할 시간이 되었습니다. 나는 죽기 위해, 여러분은 살기 위해 가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 중 누가 더 좋은 곳으로 갈지는 신 외에는 아무도 알지 못할 것입니다."

놀랍게도 철학자이자 황제인 마르쿠스가 대답을 해준다. 상상속에서든 현실에서든 역경을 만나면 자기 연민이나 절망에 빠지지 말고 그저 다시 시작하라. 이런 식으로 바라보면 삶은 더 이싱 실패한서사나 망쳐버린 결말처럼 느껴지지 않는다. 그건 진실이 아니다. 결말 같은 건 없다. 무한한 시작의 사슬만이 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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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클럽에 들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오직 그것이 내흥미를 끌었을 뿐이다. 피오렌디토에 대한 이야기는 나의 기다림을 자극했다. 그녀는 그곳에 대해 내게 자세히 묘사해주었다.
마찬가지로, 책을 읽을 때 나의 마음을 휘어잡는 문장은 남녀관계를 묘사한 대목이었다. 그런 내용은 내게 A에 관한 무언가를가르쳐주었고, 사실이라고 믿고 싶었던 것들에 확신을 주었다.
가령, 그로스만의 『삶과 운명』에서 "서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포옹할 때 눈을 지그시 감는다" 라는 구절을 읽으면, A가 나를 안을 때 그렇게 하던 기억이 떠오르면서 그가 나를 사랑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에 씌어 있는 그 밖의 다른 내용들은그 사람과 다시 만날 때까지의 빈 시간을 메워주는 수단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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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만 해도, 그는 피붙이가 아닌 사람을 보살필 때 느끼는 자유로움이 어떤것인지 미처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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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언제 죽을지는 모르지만 좀 낭만적으로 죽었으면 좋겠다. 하지만 나도 전에 우리집 개가 죽었을 때처럼 헐떡헐떡거리다가 숨이 꼴깍 넘어가겠지. 눈은 감은 듯 뜬 듯하고, 입은 멍청하게 반쯤 벌리고 바보같이죽을 것이다. 요즘 와서 화를 잘 내는 걸 보니 천사처럼죽는 것은 글렀다고 본다.
그러니 숨이 지는 대로 화장을 해서 여기저기 뿌려주기 바란다.
유언장치고는 형식도 제대로 못 갖추고 횡설수설했지만 이건 나 권정생이 쓴 것이 분명하다.
죽으면 아픈 것도 슬픈 것도 외로운 것도 끝이다.
는 것도 화내는 것도, 그러니 용감하게 죽겠다. 만약에죽은 뒤 다시 환생을 할 수 있다면 건강한 남자로 태어나고 싶다. 태어나서 25살 때 22살이나 23살쯤 되는 아가씨와 연애를 하고 싶다. 벌벌 떨지 않고 잘할 것이다.
하지만 다시 환생했을 때도 세상에 얼간이 같은 폭군지도자가 있을 테고 여전히 전쟁을 할지 모른다. 그렇다.
면 환생은 생각해봐서 그만둘 수도 있다.
2005년 5월 1일쓴 사람 권정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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