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의 세계에 어설프게 발을 들이고 보니, 조금은 알 것 같다. 정말로 식물은 뭐든 될 수 있다는 것을, 지구는 가만히 들여다보면 정말 외계 행성 같다는 것도,
온실의 모순성을 좋아한다.
자연이자 인공인 온실,
구획되고,
통제된 자연, 멀리 갈 수 없는 식물들이 머나먼 지구 반대편의 풍경을 재현하는 공간.
이 소설을 쓰며 우리가 이미 깊이 개입해버린, 되돌릴 수 없는, 그러나 우리가 앞으로 계속 살아가야 하는 이곳 지구를 생각했다.
도저히 사랑할 수 없는 세계를 마주하면서도 마침내 그것을 재건하기로 결심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도,
아마도 나는, 그 마음에 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