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은 디지털 시대에나타난 쇼펜하우어의 의지다. 끝없이 분투하고, 절대 만족하는법이 없다. 나의 가장 귀중한 자원인 시간을 포함해 모든 것을 집어삼킨다. 행복이라는 환상을 제시하지만 오로지 고통만을 가져온다. 쇼펜하우어가 말하는 의지처럼, 인터넷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가는 방법은 두 가지다. 금욕적인 삶을 살거나, 미학적인 삶을살거나. 명상을 하거나, 음악을 듣거나.
나는 음악을 선택한다. 물론 로시니의 음악이다. 욕조에 뜨거운 물을 받고 스카치위스키 한 잔을 따른다. 싱글몰트 위스키를마시며 두 눈을 감고 음악을 듣는다. 멜로디에 귀를 기울인다. 달라이라마가 뉴스를 듣듯이, 사심은 없지만 무관심하지는 않게.
주의는 기울이되 반응은 없이. 마음을 달래주는 따뜻한 목욕물처럼 음악이 나를 적시게 둔다. 말 없는 소리. 내용 없는 감정, 소음없는 신호.
나는 깨닫는다. 이 세상에서의 일시적 유예가 아닌, 더욱 풍성한 다른 세상으로의 침잠, 바로 이것이 쇼펜하우어가 음악 안에서본 것임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