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하지 않을 자유 - 결혼과 비혼에 관한 새로운 태도
이선배 지음 / 허밍버드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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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아가는데 당연하게 생각되는 것들이 있다. 이는 법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들이 하기 때문에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한 ‘당연한 것들’을 말한다. 지금은 조금씩 달라지고 있지만 여전히 꼭 대학에 가야만 하고, 좋은 직장을 잡고, 결혼을 해야 하는 일종의 순서 같은 것이다. 가끔 여러 매체를 통해 이러한 고정된 순서에 대한 비판도 나오지만 현실적으로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 이 순서를 벗어나는 선택을 하게 되면 다른 사람과 다르게 살아가는 것으로 보이게 되기 때문이다. 선택은 다양한 상황이 주어지기 때문에 할 수 있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을 별 것이 없다. 다른 선택은 곧 평범하게 살지 않는 길이 되기 때문이다. 그런 평범하지 않은 길 중에 하나가 ‘비혼’이다. 혼자 밥 먹는 것도 평범하지 않게 보는 시선들이 많은데, 하물며 혼자 사는 일이다. 결혼을 선택한 사람들은 결혼은 하지 않는 것이 더 좋다고 말을 한다. 하지만 ‘선택하지 않을 자유’에서 말하는 것과 같이 결혼 또는 비혼, 두 가지 중 더 좋은 것을 말하는 것은 옳지 않다.
  
비혼이라는 단어를 접하게 된 것은 최근 들어서인 것 같다. 주로 미혼, 독신 등의 단어로 표현되다가 비혼이라는 말을 들으니 조금 더 전문적인 느낌이 든다. 이를 바라보는 용어처럼 시선도 변화가 일어나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비혼에 대해 정의가 내려진 것, 그리고 어떤 것이 진정한 비혼의 삶인지에 대한 것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 역시나 아직은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비혼인 저자가 쓴 책이 아니다. 하지만 비혼에 대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가려운 부분을 제대로 긁어주고 있다. 혼자라는 삶이 주는 편안함과 자유, 그리고 함께라는 삶이 주는 안정감과 유대는 비교할 수 없다. 그 어떤 것이 좋으니 이쪽으로 오거나 저쪽으로 가거나라는 말은 결국 선택을 강요하는 상황이 된다. 결혼을 하고 하지 않고에 대한 선택 역시 다양할 수 있듯 비혼과 결혼의 비교 역시 다양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이 가진 성향이 다르고 원하는 바가 다른데 그들의 선택이 다 같을 수는 없고, 같을 필요도 없지 않을까란 생각이다.
  
‘선택하지 않을 자유’를 읽으면서 조금 더 빨리 스스로 자신을 돌아보고 진정한 선택을 할 수 있었으면 좋았겠다란 생각이 들었다. 이미 자신에 대한 생각이 확고한 사람들은 비혼 또는 결혼에 대한 선택이 빠르기도 하니 말이다. 늦은 감이 없지는 않지만 앞으로라도 나에 대한 생각을 조금 더 깊이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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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것만으로 마음을 얻는다 - 35년 연구로 증명한 기적의 소통법
마이클 니콜스 지음, 이은경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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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을 만나면 하지 않으려 했던 말도 술술 나오는 경험을 하게 된다. 그런 사람들의 특징은 주로 잘 들어준다는 것과 굉장한 긍정적인 반응을 한다는 것이다. 내심 말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잘 들어주는 사람의 행동이 무척 부럽지만 사실 그런 사람은 타고났다는 생각이 더 앞섰다. 누군가의 말을 들어준다는 것은 여러 가지 상황이 있을 수 있다. 사적인 관계부터 공적인 관계까지 누군가의 말을 듣는 상황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어떤 상황이 와도 앞서 말한 것처럼 공감 능력, 그리고 듣기 능력이 좋은 사람과의 대화는 확실히 다르다. 이런 점을 느꼈던 것처럼 듣는 것만으로 마음을 얻는다는 내용에 적극 동의한다. 이 책은 상대방의 말을 잘 듣지 못했던 사례로 인한 결과, 그로 인한 부정적인 관계라는 결과물 등을 사례를 통해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사례를 읽다보면 어떤 점이 잘못되었을까라는 의문보다 사례에 등장하는 사람이 어떤 부분을 간과했다란 것에 공감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어지는 설명을 통해 사례를 읽는 동안 예상했던 답을 맞혀보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상대방과의 대화에서 그 사람의 고민이나 갈등을 듣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올바른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니 그것만큼 좋지 않은 방법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상대방과의 대화에서 상대방이 원하는 해결책이 아닌 내가 원하는 해결책을 내놓는 것은 잘못된 듣기를 하고 있음을 말한다. 주로 누군가와 대화할 때 나도 그런 일이 있었다 내지는 그럴 땐 이렇게 행동했어야지라는 말을 통해 듣기 보다는 단절을 택한 상황들이 떠올랐다. 하지만 의외로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고 스스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할 수 있게 해주는 건 누군가의 조언이나 위로가 아니라 그저 단순하게만 보이는 듣기였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다. 듣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은 기술이다. 생각해보면 상대방의 말을 들으면서 호응을 해주더라도 내가 진심으로 호응하는지 호응하지 않고 무관심인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무조건 긍정적인 호응을 하고 다 니말이 옳다는 것도 올바른 듣기는 아니다.

 

사람 간에 대화는 빠질 수 없는 요소이다. 많은 시간을 누군가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지만 사랑하는 사람, 그리고 가족, 친구 등 여러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 할 상황은 생기게 마련이다. 또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갈등과 고민도 있다. 이때 이 책을 통해 배운 것처럼 듣기의 기술을 떠올려 지금보다 좀 더 나은 소통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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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가 섹시해지는 인문학 지도 - 막힘없는 상식을 위한 14개의 교양 노선도
뤼크 드 브라방데르.안 미콜라이자크 지음, 이세진 옮김 / 더퀘스트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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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시절, 단순 암기 과목으로 대했던 역사에 대해 맥락을 짚어가며 제대로 배우려고 한다면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까. 물론 '인류의 조상' 또는 우리나라 역사라면 '단군'이라고 할 것이다. 역사는 흘러온 시간에서 일어난 일들이니 인류의 조상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출현부터 알아보는 것도 좋겠지만, 역사를 보다 쉽게 접근하려 한다면 흥미로운 역사 인물들부터 살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 아이들에게 역사 공부를 하게 할 때 위인전부터 주는 것이 이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학습법이다. 

역사보다 더 큰 범주의 인문학도 배움의 흥미유발 면에서 '인물 먼저'라는 말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인문 곧 인간과 인간이 남겨놓은 그 무엇에 대한 연구와 성과에 대해서 알고자 한자면, 인문학자 또는 인문학과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하나씩 살펴보는 것이 주효하다.

하지만 곧 우리는, 누구에 대해 알아볼 텐가라는 문제에 직면한다. 철학자, 역사학자, 언어학자, 심리학 등은 있어도 인문학자는 없다. 인문학을 공부하려고 하는데 文, 史, 哲 모두를 한꺼번에 봐야 하는지 그 중 어느 것부터, 누구부터 알아보아야 하는지 난감하다. 이 책의 저자는 현대인들이 쉽게 볼 수 있도록 프랑스 지하철 노선도를 모티브로 인문학 노선도를 만들어 놓았다. 이것이 인문학의 첫걸음이 될 수 있도록 말이다. 예를 들어 철학은 1호선, 모델은 2호선, 체계는 3호선으로 각 호선마다 인문학의 한 분야에 속한 인물의 이름을 따서 역으로 명명해두었다. 그리고 여러 분야에서 업적을 남긴 플라톤은 철학과 윤리학, 창의성 세 개의 노선이 교차하는 일종의 환승역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인문학의 범주는 매우 넓다. 하지만 지금까지 인문학 관련 서적은 특정 분야 하나만을 서술 대상으로 하거나 여러 분야를 대상으로 하였어도 연관성에 대해 어렵게 서술한 부분이 아쉬웠다. 자 이제 저자의 인문학 지식 열차를 타고 헤겔, 볼테르, 탈레스, 쥘 베른, 마리 퀴리, 찰리 채플린, 메르카토르 등으로 명명된 역을 하나씩 거치며 인문학 지도 곳곳을 누벼보자. 그리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인문학 노선도를 디자인해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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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숨기는 기술
플레처 부 지음, 하은지 옮김 / 책이있는마을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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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숨기는 기술이 있다면 꼭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지금도 마음을 숨기는 기술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여전한 생각이다. 예전보다는 덜 표 나게 마음을 숨기기도 하지만 완벽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마음을 숨기는 기술’은 다양한 FBI사례를 통해 각 상황별로 마음을 숨기지 못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보여준다. 역으로 마음을 잘 숨겨서 나름의 성공한 사례들도 볼 수 있다. 마음을 숨기는 기술이라고 해서 몇 가지로 정의되는 것은 아니다. 책에서처럼 몇 단계의 순서가 필요하다. 가장 중심이 되는 단계는 마음을 숨기기 위해서는 자신의 마음에 평정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나의 마음이 온전하지 않은데 타인에게 그 마음을 숨기기가 쉽지 않다는 것쯤은 누구나 알 수 있다.

 

마음을 숨기는 기술이 있다고 해서 마법처럼 책을 읽기만 하면 생기는 기술은 아니다. 많은 시간과 노력이 있어야 자신의 마음에 대한 확신이 생기고 그 마음을 숨길 수 있는 기술이 생기게 된다. 마음을 숨기지 못하면 사람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표정의 변화가 생긴다. 좋은 일에 대한 기쁨을 숨겨야 할 때거나 나쁜 일에 대한 슬픔을 숨겨야 할 때 모두 쉬운 일은 아니다. 사람은 순간적으로 진심을 나타내는 표정을 보인다고 한다. 비록 순간적이지만 그러한 표정조차 숨길 수 있는 사람이 진정한 마음을 숨기는 기술을 습득했다고 볼 수 있다. 마음을 숨겨서 무엇을 하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물론 나 역시 마음에 담아 놓은 것 없이 솔직하게 털어놓아야 삶을 시원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필요에 따라 또는 경우에 따라 마음을 숨겨야 한다면 심리적인 부분도 파악하여 완벽하게 숨길 필요성은 있다.

 

마음을 숨긴다고 해서 뭔가 음흉한 구석이 있다는 느낌이 아니라, 적재적소에 마음을 숨기는 기술을 활용하여 조금 더 나은 삶을 꾸려나갈 수 있게 된다는 의미이다. FBI 사례들이 지속적으로 등장하고 있어 전혀 지루하지 않고 군더더기 설명 없이 빠른 이해가 가능한 내용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필요한 상황에 있어서는 마음을 잘 숨기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과 어떻게 하면 잘 숨기는 것인지를, 특히 표정 변화 숨기기, 나름 습득하게 되었다. 속내를 쉽게 드러내고 표정에 잘 드러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고 변화를 꿈꿀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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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진창 나라의 앨리스
존 켄드릭 뱅스 지음, 윤경미 옮김 / 책읽는귀족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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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내용을 차용한 글을 종종 보게 된다. 동화 속 주인공들이 원래 가진 캐릭터가 아닌 다른 면으로 해석되는 것이 무척 신기하다는 생각을 한다. 이 신기하다는 생각의 대부분은 작가의 아이디어에 대한 것이다. 주인공들의 새로운 모습을 보게 되는 것도 무척 새롭지만 캐릭터들을 재구성할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무척 더 새롭다. 엉망진창 나라의 앨리스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너무 예전에 읽은 책이라 어렴풋한 기억만으로도 충분히 읽기가 가능한 책이다. 작가의 세심한 배려가 묻어나는 책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 배려가 없다면 엉망진창 나라를 이해하기에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다. 작가는 거의 모든 페이지마다 각주를 붙여 두었다. 어떤 의도로 그 단어를 썼는지 이 주인공은 어디서 어떤 역할을 맡았던 사람인지 말이다.

 

엉망진창 나라의 앨리스는 앨리스가 모자장수와 엉망진창 나라로 떠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엉망진창 나라라고 하면 어떤 나라인지 일단 궁금해지기 마련이다. 앨리스가 도착한 나라는 모자장수가 만든 나라로, 모든 것이 시영화 된 나라이다. 개인이 소유할 수 있는 것은 없고 모든 것이 시와 공유하게 되어 있다. 공공재부터 사유재까지 모든 것을 시가 소유한다. 하다못해 개개인의 치아조차도 공용으로 사용한다. 이에 대한 모자장수의 말은 치아 치료에 들어갈 개개인의 비용을 줄여주는 것이 되니 좋다고 하는데, 갸웃거리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이동 수단으로 필수인 열차가 움직이지 않게 만들어서, 모든 사람이 걸어서 이동하고자 하는 장소로 가게 하였다. 멈춰 있으니 사고의 위험성이 줄고 건강에도 좋다는 그의 궤변을 이해하려 했지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이 외에도 살면서 꼭 필요한 자원인 가스, 전화, 그리고 아이들까지 모두가 시의 소유다.

 

모자장수의 말이 되지 않는 궤변에 그럴 수 있다고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고개가 절레절레 흔들어지기도 한다. 지금 사회에 빗대어 더 나은 점도 더 나쁜 점도 있다. 어쩌면 누군가는 한번쯤 꿈꾼 사회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에서처럼 처음에는 그럴 듯 해 보이던 사회가 앨리스의 눈에 조차 도망가고 싶은 사회가 된다. 어떤 세상이 와도 모든 것이 다 변해버린다고 해도, 결국 사람들의 입맛에 딱 맞는 사회가 되기는 쉽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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