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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0분, 철학이 필요한 시간 - 삶에 대해 미치도록 성찰했던 철학자 47인과의 대화
위저쥔 지음, 박주은 옮김, 안광복 감수 / 알레 / 2023년 9월
평점 :
철학에 대한 책은 아주 큰 마음을 먹고 읽어야 한다. 이 분야에 대해 관심이 아주 많지 않은 사람이라면 읽는다고 다 이해되지 않는 책이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될 것이다. 이 책은 딱 하루 10분씩만 투자해도 괜찮다는 말의 제목을 가진 <하루 10분, 철학이 필요한 시간>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철학'이라는 것이 사람들에게 딱딱함을 안겨줄 것이라고 저자 또한 생각을 한 모양이다. 그래서인지 각 주제별 표지에는 '대머리지수'가 표기되어 있다. 책 머리말을 잘 읽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 '대머리 지수'가 대체 뭐야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그에 대한 답은 책 머리말에 담겨 있는데, 행여나 각 주제별로 읽다가 탈모가 올 수도 있으니 주의하하라는 지수이다. 대머리가 되는 얼굴의 개수가 많아질수록 이는 우리가 이해하기에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니 '대머리 지수'를 보고 본인의 관심사에 맞게, 잘 선별해서 읽으라는 저자의 배려가 아닐 수 없다.
이 '대머리 지수'가 눈에 들어오기 전에 순서대로 책을 읽자는 마음을 먹고 읽었다. 물론 이내 포기하고 '대머리 지수'가 의도하는 것처럼 원하는 주제를 찾아서 먼저 골라읽기에 돌입했는데, 쉬운 대머리 지수는 이 책에서 찾기가 아주아주아주 어렵다. 철학이라는 분야는 역시 어려운 분야임에는 틀림없다. 가장 처음 등장하는 사람은 대머리 지수가 좀 되는 '아리스토텔레스'이다. 세상의 만물에 대해 자연철학이 아닌 자신만의 형이상학을 발전시킨 사람이라고 한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해 이렇게 깊이 배웠던 적이 있었는가 싶을 정도로 깊이가 있는 내용들로 묶여져 있었다. 개인적으로 이 파트만 두번 읽었는데, 시간차가 좀 생기니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이래서 '대머리 지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목차를 훑으면서 두번째 주제가 가장 먼저 읽고 싶었는데 바로 '이성으로 신앙을 논할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었다. 토마스는 다섯가지 논증을 통해 증명하려 했지만 모든 논증이 반박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말한 '욕망'에 대한 부분도 이 책에서 만나볼 수 있었는데, 당시 사람들은 프로이트의 주장에 무척 많이 놀랐었다고 한다. 그는 욕망이 충족되지 못해 문학, 예술을 만들어 냈다고 생각했다고 하는데, 저자는 지금와 생각해보면 일리가 없지 않다는 의견을 주고 있다. 이 외에도 여러 (또는 수많은) 사람들의 철학자를 만나볼 수 있다. 한 번에 다 읽으려면 체하기 딱 좋은 책이기 때문에 적당한 시간 간격을 갖고 차분하게 꼼꼼히 읽는 것이 중요한 책이다. 읽다보면 어려울 것 같았는데 쉽게 넘어가기도 하고, 쉬울 줄 알았는데,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우리한테 철학이란 분야는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다. 알아야 할 삶의 지식들이 이 안에 집약되어 있으니, 하루에 10분이라도 시간을 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철학을 공부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