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1월 1주

  최근 선생님들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물론, 학교 수업이 끝난 후 다양한 사교육 기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선생님들이 크게 늘었다. 학생들 입장에선 하루 종일 수업을 경험하게 되고, 또한 선생님 폭주 속에 산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어쩌면 선생님 과잉의 시대에 산다.
  그런데 선생님의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 폭력 교사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고, 학원에서의 선생님 역시 돈을 쫓아 다니기에 진정한 스승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넘치고 있다. 여기에 특정 학교들에서 벌어지는 만행들과 관련된 선생님들까지 계속 이슈가 되고 있기까지 하다. 바야흐로 선생님의 위기다.
  이런 선생님 과잉의 시대에 진정한 멘토로서의 스승의 가치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어쩌면 희소하게 되고 만 현 시점에서 영화가 다룬 선생님들이 궁금했다. 특히 현재 선생님들에 관한 영화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죽은 시인의 사회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어떤 존재인가를 가장 극적이고 교과서적으로 보여준 영화다. 1989년 작품인 이 영화를 통해 알게 된 ‘Carpe Diem’이란 말을 처음 접해본 이들이 많았을 것 같다. 명문대와 사회적 성공을 목표로 하는 어느 명문 고등학교에 Carpe Diem을 외치며 학생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알려준 선생님이 한 명 부임한다. 키팅이란 이름의 선생은 사회적 성공이 아닌 새로운 세상에 대한 접근을 제안했고 사회적 성공이란 질곡에서 헤매던 많은 학생들이 그가 보여준 세상의 매력에 흠뻑 빠지며 마침내 자신의 자유를 위해 진지한 고민을 시작한다. 당시 이 영화에 많은 이들이 공감을 표시했으며, 당시 대학진학만을 위해 매진해야만 했던 이들은 물론 과거와 다르지 않은 맹목적인 대학입학만을 강요 받고 있는 현재의 한국 학생들에게도 많은 공감을 일으킬만한 영화로 이미 고전이 된 작품이다. 무엇보다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를 느끼게 하는 장면 하나하나는 잊기 힘든 뛰어난 것들이다. 또한 키팅 선생은 연기한 ‘로빈 윌리엄스’는 당시 매우 신선했고 인상적인 연기력을 보여줘 영화의 가치를 더욱 높였다.  
 
 


완득이  

 



  2011년 한국에서 보고 싶은 선생님의 상이 바로 이 영화에서 나올 것만 같다. 어쩌면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의 키팅 선생님이 현재의 삶과는 다른 세상을 보여줌으로써 학생의 영감을 자극했다면 이 영화는 학생의 본분을 추구하도록 학생을 이끄는 선생님이라 하겠다.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도록 학생들을 자극시키는 교사는 어쩌면 오늘의 한국사회가 요구하는 선생이며, 서양과 다른 가치관을 반영한지도 모르겠다. 그렇다고 완득이에서 볼 수 있는 선생님이 대학으로 유도하기 위해 학생을 자극하는 것은 아니다. 불행한 가정사 때문에 세상으로부터 도망가려고만 하는 학생을 당당하게 세상으로 나가도록 멘토가 되어주는 선생님이다. 반항아를 당당한 사회인으로 만들어준다는 점에선 죽은 시인의 사회란 영화와는 다르지만 세상으로 당당히 나가도록 만들어 준다는 점에서 선생님의 임무를 다시 확인시키는 면을 보인다. 그리고 어쩌면 한국인들이 가장 원하는 선생님일 것이다. 뭔가 도움을 주는 그런 선생님이 한국인들이 원하는 상일 것이며 서양과 다른 차별성을 갖고 있는 것 같다.  
 



도가니  

 



  선생님의 임무엔 가르치는 것만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주임무겠지만 말이다. 또 다른 임무는 바로 학생들을 보호하는 것이다. 최근 한국사회에서 학교에 대한 가장 큰 비판을 받고 있는 부분이 이것이기도 하다. 이 임무에 학교는 물론 학교 선생님이 충실하지 못했단 비판이 그것이다. 하지만 언제나 형편 없는 선생님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학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모든 것을 버리면서까지 학생들 편에 섰던 선생님이 있음을 제대로 보여줬다. 그런 모습을 보여준 영화가 바로 도가니다. 안타깝지만 실화를 배경으로 한 소설 ‘도가니’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라 역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 실제 벌어진 일들은 경악스러웠고, 그 과정에서 보여준 형편없는 선생들과 사회적 기득권 세력의 비겁함은 치를 떨게 만들도록 증오스러웠다. 그런 속에서도 학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한 선생님들의 감동 어린 노력은 그래도 스승다운 선생님이 아직도 있음을 확인하는 기회가 됐고 그래도 선생님은 필요하다는 느낌은 물론 희망을 다시 갖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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