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3월 3주

  상상이나 가상의 예술은 감동을 크게 줌에도 불구하고 리얼리티 부족이란 문제에 시달린다. 영화는 이런 문제에 예외일 수 없고, 최근 영상이 주는 매력과 대중성으로 더욱 크게 회자된다. 과연 그럴까 라는 질문, 이것은 영화를 만든 이들에겐, 특히 메시지를 전달해주고자 만든 이들에겐 무척 가슴 아픈 이야기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영화의 격까지 떨어지는 불운을 맛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감동적인 실화를 기반으로 만든 영화는 이런 문제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는 행운을 잡는다. 영화의 배경이 된 실화는 정도의 차이가 있고, 각색이 덧붙여지겠지만 있었던 사실이고, 영화에서 채택된 것들은 많은 이들이 믿기 힘들거나, 매우 감동적인 것들이 당연히 주류일 것이다. 특히 영화를 보는 이들 역시 가상현실에서 느낄 수 없었던 감동을 더욱 배가된 상태에서 느끼게 된다. 이런 분위기가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그리고 평가도 좋고 대중성 역시 좋은 편이다. 앞으로도 실화는 계속 유행하겠고, 지금 현재 세 편의 멋진 실화를 기반으로 둔 작품이 있다. 그것은 ‘파이터,’ ‘킹스 스피치,’ 그리고 ‘웨이백’이다.  


파이터 



  운 좋은 것인지 실력이 대단한 것인지 모르지만 ‘슈가 레이 레너드’를 다운(이것도 진위여부로 논쟁이 붙고 있음)시킨 경험이 있는 한물간 복서 ‘디키’와 그의 동생이면서 언제나 땜질용 선수로 기용되면서 험난한 권투선수로 살아가는, 능력은 있지만 기회가 거의 찾아오지 않고 있는 ‘미키’란 형제에 관한 실화다. 동생을 위한다고 하지만 언제나 실수투성이고, 동생 미키에겐 더 없는 형이지만 경제적 정신적 부담을 주곤 하는 상습마약 투여자이기도 하다. 동생 미키는 가족의 모든 것을 짊어진 가장이다. 이런 책임은 그의 미래를 암울하게 했고, 벗어나고 싶었는데 기회가 돼서 가족으로부터 떠나지만, 결국 작은 끈이라도 어떻게든 유지하게 된 가족과의 연대로 잘된다는 뻔하지만 감동적인 영화다. 가족의 해체가 진행되고 있는 요즘, 다시 한 번 음미할 만한 가치들이 있는 영화다. 특히 조연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디키와 이 두 형제의 엄마로 나온 배우 둘(크리스찬 베일, 멜리사 레오)이 2011년 오스카상, 남우, 여우 조연상을 수상했다.  


킹스 스피치 



  아무도 기대하지 않은 인물의 멋진 신데렐라 스토리 같은 영화인데, 정말 실화라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매우 감동적이다. 그것도 세상의 중심에서 왕의 역할을 하는 영국왕가에 대한 이야기다. 형의 불륜으로 졸지에 왕이 됐지만, 그는 책임지기 싫어했고, 특히 말도 어눌해서 왕이라면 반드시 해야 할 대중 앞에서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설을 결코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미 한 차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좌절도 맛보았다. 이런 한계를 지닌 인물의 반전, 확실히 넌센스와 같지만 정말 있는 일이었다니 인상적이다. 어쩔 수 없이 책임졌다면 대충 하고 내려올 수도 있었지만 상황이 전쟁 중이었고, 국민들은 뭔가 특별한 것을 원하는 상황이었다. 그런 환경에서 위대한 왕으로서보다 최선을 다해 자신의 역할을 하는 책임지는 리더의 전형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가 받은 존경은 이 영화의 백미일 것이다. 특히 말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그와 그의 주변인물들의 열성은 왜 2011년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남우주연상이 이 작품에 주어졌는지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웨이 백 



  시베리아에서부터 인도까지 6,500km, 도대체 어느 정도의 길이인지 파악되지 않는다면 영화를 보고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다. 망국의 설움과 자유를 위한 갈망, 이 두 가지로 폴란드에서 시베리아 수용소에 들어간 어느 남자와, 그와 함께 탈출을 한 동료들의 머나먼 탈주 영화다. 영상은 내셔날 지오그래픽도 참여해서인지 환상적이다. 사막에서 눈 덮인 산, 그리고 바이칼 호수, 히말라야 산맥 등 자연의 보고이면서 꼭 가고 싶은 환상의 여행코스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극 중의 인물들에겐 어떻게든 극복해야 할 자연재해겠지만 말이다. 주인공 야누스의 인생 역정은 이 영화의 중심인데, 그와 함께 탈주한 이들의 여러 사연과 사고, 그리고 그들간의 따뜻하면서도 험난했던 관계는 인생을 사는 많은 이들에게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특히 자신을 배반한 아내를 위해 그가 하는 행동들을 보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도 된다. 믿음이 깨졌다 하더라도 다시 복원할 수 있다는 신념과 그를 위한 여정은 인간관계의 파멸로 인해 고통을 받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역시 좋은 선례로 남게 된다. 무엇보다 이 엄청난 탈주가 실화란 것이 놀랍고, 주인공 야누스의 포기 않는 정신과 따뜻한 인간관계에 대한 믿음은 보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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