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0월5주

[하늘과 바다], [여행자], 그리고 [귀향]

  [하늘과 바다], [여행자], 그리고 [귀향]이란 영화는 모두 고아들에 관한 영화이며, 기이하게도 서로 연관이 있는 영화들입니다. 마치 시간의 장난을 느끼듯. 그리고 고아가 된 이들의 도발적인 관계맺기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 관계 속에서 고통과 희망, 두 가지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감동이 있습니다.
  부모와의 이별만큼 이 세상에서 슬픈 것이 있을까요? 가장 의지를 하는 부모와의 관계가 순식간에 파괴된 이후의 고통은 일반인들로는 도저히 이해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얻는 정신적 고통은 갑작스런 성숙을 방해하던가, 혹은 어린 소녀의 마음에 어두운 인간적 심성을 심고 맙니다. 그래서일까요? 그들의 어두운 과거를 치유하기 위해 새로운 친구, 혹은 가족을 만드는데 있어 주저하지 않고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듭니다. 해외 입양됐던 어느 남자의 한국으로의 귀향은 어린 시절의 해외입양과 그 이후라는 시간적 연속성을 보이기까지 합니다.
 그러는 과정 속에서의 인간적 비극의 결말과 그것이 무한반복되는 우리들의 슬픈 여정을 보여줍니다.

하늘과 바다 

  24살임에도 정신적으론 6살에 머물게 된 ‘하늘’은 꿈 많고 별이 가득한 아름다운 세계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웃고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하늘’의 마음 속에 내재하는 외로움이란 고통은 타인과의 관계 만들기에 조심스러우면서도 열심입니다. 반면, ‘새엄마’와의 갈등으로 인해 갑작스레 고아가 된 ‘바다’는 불신이 불신을 낳듯, 세상에 대한 분노와 짜증만을 보이지요. 물리적으로 만날 수 없는 하늘과 바다란 거리감이 영화에선 두명의 캐릭터로 사라지며 도리어 역설적인 둘은 만남을 즐깁니다. 이 둘의 기이한 동거는 가슴 아픈 고아들의 극적인 화해와 치유를 보여줍니다. 무엇보다 왜 장나라의 대종상 여우주연상 후보가 당연한 결과인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행자 

 

  사랑을 받아도 아쉬운 7살이란 어린 나이에 버림받은 고아가 되어버린 어느 가엾은 소녀의 이야기입니다. 해외입양을 원하는 아빠의 버림 속에서 고아원에 들어간 영화 속 주인공인 ‘진희’는 그곳에서 새로운 만남과 필연적인 이별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 곳에서 느끼는 좌절과 분노로 인해 언젠가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새로운 인생으로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가게 됩니다. 어쩌면 버림받아 해외 입양된 감독인 ‘우니 르콩트’의 분신일 것 같네요. 버림받은 어린 소녀의 연기를 완벽하게 보여준 ‘김새론’의 연기는 정말 믿을 수 없습니다. 무엇보다 버림받은 어느 소녀의 자책과 괴로움, 외로움과 그로 인한 세상과의 단절은 어느 비극도 표현하기 힘든 장면입니다. 이후 새로운 세계로의 관계를 만들기 위해 떠나는 모습에서 왠지 모를 우울과 기대감을 동시에 느끼게 합니다. 그녀의 미래엔 행복만이 있길 빕니다.   

귀향  


  해외입양이란 형태로 가족으로부터 그리고 사회로부터 버림받은, 두 가지 이름을 지닌, 어느 소년이, 성장한 이후, 한국으로 돌아와 자신을 버린 어머니를 찾는 것이 기본 줄거리입니다. 어느 모녀를 찾게 되면서 이야기는 버린 자와 버림 받은 자 간의 소통단절과 그 가혹한 고통을 극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들의 기묘한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이상한 여정은 버림받은 자들의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를 보여줍니다. 무엇보다 치유하기 힘든 그들의 마음을 어루만지지 못한 우리 모두의 비극을 형상화합니다. 그러면서 또 하나의 어느 여고생이 겪는 미혼모의 모습에서 어쩔 수 없었던 버린 자와 버림 받는 자와의 운명이 무한반복됨을 확인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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