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중 온전한 내 시간은 얼마나 될까 책 한 권 읽는데도 며칠씩 걸린다. 에휴~~이런 일이 있을까 싶은 이야기도 있고 ‘우천시’같이 박장대소하게 하는 이야기도 있다. 글쓴이는 참으로 치열한 삶을 살아온 것같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그 어려움을 웃음으로 승화시킬 줄 아는 멋진 분인 듯하다.
분명 잘 알고 있는 단어 또는 이름인데도 불구하고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선뜻 떠오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 답답한 마음에 검색을 해 보려 해도 입력할 키워드가 마뜩잖다. 별 수 없이 대명사를 써야 한다. 문제는 이게 점점 심화되고, 마침내 언어 습관이 된다는 것이다. - P270
남자들은 자신의 내면에서 일어나는 정서적 경험에 무지하다. 자신이 무엇을 느끼는지 알아야 타인과의 정서공유가 가능한데, 그걸 마땅한 언어로 정의하지도 표현하지도 못한다. 내면의 느낌에 대한 형용사가 다양해져야 말귀를 잘 알아듣는다. 자신의 느낌에 대한 인지 불능은 판단력 상실로 이어진다. (알 듯 말 듯 역시 어렵다). 아무튼 남자들은 말귀를 못 알아먹도록 타고났다는 얘기다. 나만 그런 건 아니라니 일단 다행이다. - P249
무식하면 말귀를 못 알아먹는다. - P251
가끔은 나 스스로에게 자문해 본다. 나는 과연 올곧은 감성으로 다른 사람을 대하고 있는가? 가족에게는 따뜻한 사랑을 전하는 가장이며, 교사로서는 학생에게 진심 어린 격려를 해 주는 사표였는가? 장학사가 된 지금 학교 현장과 민원인에게 해갈의 물 한 모금 건네는 소통가인가? - P256
체육관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권위를 잃은 교사일지언정 학생들에게 물리적으로나마 당할 수는 없다는 생각을 했다. 큰 수모를 당하지 않고 교직에서 버티려면 스스로를 보호할 힘은 있어야 했다. 선생님을 폭행하는 학생의 이야기는 뉴스에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선생님들에겐 그런 학생을 보는 것이 일상이 된 지 오래다. 서글픈 현실이다. - P171
광풍처럼 휩쓸고 있는 사교육의 물결에 동참할 것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교육이라는 버스에 올라 종점까지 흔들리며 갈지, 어느 것이 정답인지는 모르겠다. - P175
학생들은 약간 상식을 벗어나는 교사의 언행에 동질감과 경외심을 보이는 법이다. - P194
모두 1등만을 지향하는 사회에서 대충 중간만 해도 무난한 군대 생활은 어쩌면 미덕인지도 모른다. 이상하지만 이상적인 사회가 군대가 아닐까 가끔 되짚어보곤 한다. - P57
2022년 1월 중앙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국내에서 하루에 배출되는 식품 관련 쓰레기는 2만 톤이 넘는다고 한다. 온 국민이 하루 400그램의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는 꼴이라 한다. 장 지글러 (Jean Ziegler)가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에서 5초에 한 명씩 기아로 죽어가는 현실을 토로한 것과 비교하면, 버려진 음식물은 쓰레기가 아니라 죄악에 가깝다. - P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