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닥터 1 - 자폐증 천재 외과 의사의 휴먼 성장 스토리
박재범 지음 / 비단숲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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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본을 많이 읽어본 편은 아니라서
일반 소설처럼 설명되지 않으니 속도가 안날 수도 있겠다 생각했는데
웬걸... 쑥쑥 진도가 나간다.
오히려 문장이 턱턱 걸리는 소설보다 읽기 수월한 것 같기도

한국 드라마로 방영되고
미드로 다시 리메이크 되어 좋은 반응을 이끌었던
굿닥터의 한드 대본집이다.

두툼하게 2권으로 나왔다.

한드도 미드도 보질 못해서
어떤 내용인지 궁금한 마음에 읽어보았는데
한드와 미드를 모두 보고 싶어진다.
어떻게 연기했을지...
어떻게 변형됐을지...
궁금하다. 허허허허.
역시 대본은 영상화를 전제로 하는 것인만큼 그 자체로 완성되지는 않는걸까?

그런데 쉽게 읽히는 이유 중 지문에 실린 감정이 한 몫하는 것 같다.
[나타났다. 범인새끼] 라는 지문을 보고 빵! 터졌다.
지문은 객관적으로 쓰여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
다시 생각해보니 보다 정확한 전달을 위해서는 이게 더 효과적이겠구나 싶다.
연기자에게도, 연출, 촬영, 의상팀 ... 모두에게 말이다.

그리고 어떤 배우가 연기를 하는가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대사 없이 하트, 하트, 하트 라고 적어놓은 부분
..라고 말하고 싶은 얼굴... 이라는 연기를 의도한대로 해주는 배우라는 건 얼마나 귀할까 싶다.

드라마로 볼 때는 몰랐던 의사로서 하게 되는 전문적인 대사들.
텍스트로 읽으려니 정말 대단하다.
신의 퀴즈라는 메디컬 드라마를 시즌4까지 집필하셨던 분이니 의학쪽으로는 적어도 이론상 준프로가 아니실까?
얼마큼 공부하면 이렇게 대사를 쓸 수 있을까?

거기에 20회 동안 이어지는 캐릭터의 일관성과 성장.
각 회 아슬아슬하게 끊어내는 엔딩까지....

드라마로 봤으면 조금 무심히 넘겨질 부분들이 활자화해서 읽고 있자니 
놀라운 지점들이 많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병동이 배경이 되고
주인공을 통해 자폐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하는 목표가 있다보니

약간 동화같은 느낌이 있는 엔딩이기는 하지만...

이런 지점이 미국 드라마 관계자들에게 어필한 걸까? 싶기도 하다.

그나저나 큰 일이다...
한드, 미드 언제보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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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만년 살 것 같지? - 멸종위기 동식물이 당신에게 터놓는 속마음 만화에세이
녹색연합 지음, 박문영 만화 / 홍익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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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표지인데.. 내용은 그 어떤 스릴러물보다 살벌하다.


"우리가 사라지는 세계에서는 당신들도 살 수 없어"


조용하지만 강력한 경고.

하지만 보고자 하지 않으면 보이지 않고 듣고자 하지 않으면 들리지 않는 슬픈 경고.


외국의 일러스트레이터였을까?


동물들이 인간들을 우리 인간이 대하듯 애완동물로, 식용으로 대하는 그림이 있었다.


 에세이 한 편, 한 편을 읽을 때마다

꼭 그렇게 해주고 싶다.


북극 여우가, 미국의 날다람쥐가 낯선 땅의 안방에서 살아가길 강제했듯이

당신들도 낯선 땅, 낯선 사람들 속에 갇혀 살아가보라고...


쓸개 채취를 위해 철장에 갇혀 머리를 부딪혀가며 살아가다 10년이 지나면 죽게 되는 곰처럼

철장에 갇혀 쓸개를 뜯기며 살아가보라고...  



분명 다르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있을 텐데....


인간은 인간에게도 다름을 적용해서 차별하고

내가 아닌 우리가 아닌 존재의 고통에 둔감하거나 분리한다.


그런 인간에게


동물도, 식물도 생명이 있는 것들을 함부로 대하지 말라고 말하는 건 공허한 외침일까?


이런 식이면 당신들도 함께 멸망하게 될꺼야. 라는 경고는 허무하다.


아무래도 상관없거나 무시하는 사람들 앞에서는 경고도 뭐도 아니다.



그냥 명확하게 알려주어야 한다.


그러면 안된다고. 너에게 그런 권한이 없다고.



인류는 좋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을까?

인류는 얼마나 많은 다른 생명들을 이 지구 위에서 사라지게 할까?

얼마나 많은 생명을 지켜낼 수 있을까?


너무 먼 이야기 같고, 내 이야기 같지 않지만...


근원과 가까운 이야기라는 걸 깨닫는 건, 무섭고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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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손길이 닿기 전에
리사 윈게이트 지음, 박지선 옮김 / 나무의철학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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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실화가 바탕이 되었다는 것이 가장 충격인 이야기. 그런 시대가 있었다는 말만으로는 치유될 수 없는 아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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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혀진 소년
오타 아이 지음, 김난주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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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죄]

죄를 짓지 않은 무고한 사람이 경찰과 검찰, 그리고 재판부의 유기적인 범죄 조작으로 죄를 뒤집어쓴 경우.


어떻게 사람이 사람에게 그럴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드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인종차별, 여성험오 등 인류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차별과 폭력의 현장 앞에서는 

저 의문은 의미조차 없는 것 같다.


인간이라는 종족은 원래 그런 종족인지도.


나와 너를 구분하고

위에 서는 자와 밑에 서야할 자를 구분하는 생리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는 동물인지도 모르겠다.


그것이 자연적으로 주어지든 - 인종이라거나 성별이라거나

사회적으로 주어지는 기준이든 말이다. - 출신 국가, 지역, 잡안, 학력, 경제력


소설은 가나에가 흥신소장 야리미즈에게 이십삼 년 전에 사라진 아들 나오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하며 시작된다.

아르바이트생 슈지와 과거 나오와 인연을 가지고 있는 현 교통과 경찰 소마의 끈질긴 추적으로

이 십 삼년전의 진실이 밝혀지면서

그로부터 구년 전 시바타니 데쓰오 원죄 사건과의 연결성도 밝혀져간다.

그러면서 현재 여아 실종 사건의 실체도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 모든 고통들은

한 명의 무고한 피해자가 만들어지면서 시작된다.



"'열 명의 진범을 놓치는 한이 있더라도 한 명의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지 말라'

자네는 정말 세상이 그런 사회를 원하고 있다고 생각하나?

한 병의 무고한 피해자를 지키기 위해 열 명의 진범을 놓쳐도 상관없는 그런 사회 말일세.

그렇게 위험하기 짝이 없는 사회를, 세상 사람들이 정말 원하는지 말이야.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자네도 아주 '드물게'라고 말했지만, 사람들은

대개 원죄가 될 가능성을 걱정하는 것은 일등으로 복권에 당첨될까 봐 걱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알고 있어.

우선은 불필요한 걱정이라고 말이지. 그보다눈 오히려 놓치고만 진범 열 명이 자신이나 자신의 가족에게 해를 끼칠까 봐

열 배는 더 걱정하지. 한 명의 무고한 피해자에게는 안된 일이지만, 범임을 체포하는 것은 마땅한 일이네.

그리고 범인을 체포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권력이 필요한 것도 두 말하면 잔소리고. 힘을 지닌 자가 힘을 행사하지 않으면

질서는 유지되지 않는 법이니까."   

 p.534



전 재판관 도키와의 말에 순간적으로 그런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사고방식이 피해자를 만들 수 밖에 없는 구조를 견고하게 지켜나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어떤 이유로든 무고한 피해자를 두려워하고 고통스러워해야만 하는 거다.


그것이 내가 혹은 당신이 될지도 몰라서가 아니다.


인간은 그러면 안되니까. 라고.





"자신의 인생에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못한 사건은 오래 기억하지 못하는 법이다.

많은 것을 빼앗긴 쪽이 평생 그 사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과는 대조적으로."

p.425


"자신이 타인에게 준 아픔에 대한 완벽한 무관심이야말로 지속적으로 희생을 낯고 있는 현재 상황을 뒷받침하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동시에, 그런 의미에서 도키와 같은 인간이 그리 신기한 존재는 아닐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p.536




타인도 나와 같은 인간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이 작품은 악역이라고 할 수 있는 경찰, 검찰, 재판부의 차갑고 견고하고, 이기적인 모습을 냉정하게 드러낸다.


심지어는 인질이 되는 여자아이에게조차 마음을 주기 어려울 정도로


누군가를 무시할 수 있는 사람들을 악역답게 그려놨다.


그와 반대편으로 그려지는 어린 소년들의 계절은 어찌나 아름답고 소중한지.


그들의 그 시간 때문에 이 사건이 더 가슴 아프고 안타까워진다.



그런 탓에 상당히 전형적인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메세지를 전달하는데는 부족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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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내게 최면을 걸었나요?
리안 모리아티 지음, 김소정 옮김 / 마시멜로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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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분위기가 있는 가벼운 로맨스물이라고 생각했는데
관계에 관해 꽤나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작품이였다.

패트릭이라는 남자와 헤어짐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여자 사스키아와
패트릭과 막 관계를 시작하는 엘런의 목소리가 번갈아가며 이야기를 전개한다.

내 남자를 스토킹하는 여자. 라는 자극적인 소재에 스릴러적인 이야기일거라고 짐작했던 것에 비해
사스키아의 이야기는 절박하고 안타까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엘렌은 그런 사스키아를 어느 정도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일반적인 예상을 확, 깨는 부분이였다. 
죽음으로 전 부인을 보내야했던 패트릭에게 느끼는 감정에 동조했던 걸까?? 
죽어버린 전 부인에게는 절대로 이길 수(?) 없다는 느낌?

"죽는다는 건 관계를 끝내는 가장 우아한 방법이다.
죽음으로 관계를 끝내면 더는 배신을 하지 않아도 되고,
더는 따분해지지않아도 되고,
더는 밤늦게까지 복잡한 말씨름을 하지 않아도 된다."
"만약 패트릭이 자동차 사고로 죽었다면
몇 년 동안 패트릭을 생각하면서 슬퍼해도 되잖아.
모두들 나에게 꽃을 보내고 나를 위로하는 카드를 보낼 거 잖아.
캐서롤을 한 냄비 만들어서 가져다줄 거잖아.
패트릭 사진을 보이는 곳에 올려놓고,
패트릭 얘기를 하면서 좋았던 시간을 회상할 거 잖아.

그런데, 패트릭이 나를 버렸다고, 아직 살아 있다고
내 슬픔을 품위 없고 한심한 일로 치부하는 거 잖아."

 

엘런이 패트릭과 관계를 만들어가는 이야기도 되집어볼만한 지점들이 많았지만
가장 마음이 움직였던 장면은 사스키아의 이야기였다.

헤어진다는 걸. 관계가 끝난다는 걸 가볍게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다.

어떤 시에서 이야기했듯, 한 사람을 만난다는 건 하나의 세계를 만나는 일인데..
그 한 사람을 보낸다는 건 하나의 세계가 무너지는 일인데...
마치 죽음과 같은 일인데...

괜찮은 슬픔은 없는데...
타인의 감정을, 슬픔을 섯불리 판단하고 가늠하고 선을 그어서는 안되는데...

독특했다.
스토커라는 존재가 용납되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리고, 이런 식으로 미화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연결되어 있던 하나의 세계를 잃어버린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는 있었다.

주인공의 직업을 최면치료사로 설정한 이유가 무엇인지는 정확하게는 모르겠다.
(가장 부러웠던 건 로또 맞은 할머니.)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누군가와 관계를 맺어 간다는 건 마치 최면에 걸리는 것과 같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주인공은 계속 반복해서 이야기를 한다.
최면은 없는 마음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 있는 것을 강하게 만드는 것 뿐이라고.

사랑 또한 그러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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