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을 덮은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주인공의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그저 '자네'라는 호칭이 기억이 날뿐. 

교수가 그를 부를때 언제나 '자네' 였는데, 그는 그런 교수를 사랑했다. 

그의 고양된 지식에 경탄하고, 그의 한마디 사소한 행동에도 의미를 부여하며 그린 감정의 파노라마이다. 그가 교수의 집에 기거하면서 그의 지적세계에 몰두하면서 그는 고립된다. 

그가 교수를 사랑한다고 그의 사랑을 목말라 한다는 것을 소설의 중간쯤 갔을때, 

나는 이 사랑이 이성간의 사랑을 넘는 다른 종류의 사랑. 그렇다고 동성애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어떤 종류의 사랑인지 나도 모르게 분절하려고 했는지 모른다. 

펼쳐지는 감정의 스펙트럼을 한줄기의 빛으로 모으고 싶었는지 모른다. 

결국 교수 역시 감정의 혼란을 겪고 있는 이였으며, 그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은 충동과 억압의 반복된 삶의 궤도였을 뿐이였다. 


'자네'의 사랑이 어떤 종류의 사랑이였는지 뭐가 중요하겠는가? 

나는 나와 다른 타자의 혼란스러운 감정에 휘말린 것으로 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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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버 드림
사만타 슈웨블린 지음, 조혜진 옮김 / 창비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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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환상문학이 그렇듯이, 이 소설역시 나에게는 또하나의 있는 세계처럼 느껴졌다.

마치 눈을 감고 나는 책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다비드와 아만다가 서로의 목소리만 존재하는 이 소설은 카메라가 녹아버릴 것 같은 무더운 여름날, 응시되는 공포가 느껴진다. 원제목은 '구조거리'라고 한다. 곧 존재하지 않을 그녀가 찾는 딸 '니나'는 어디에 있는가?

"그건 중요하지 않아요" 건조한 목소리의 소년과 상반되는 엄마의 다급한 목소리의 대비

다비드의 목소리는 현실인가 환상인가?

퍼즐을 맞출 수 없는채로 이 소설을 끝까지 읽게 된다. 몇년만에 읽은 소설인지 모르겠다.

그럼 뭐가 중요한 거야 다비드? 왜 아만다는 묻지 않을까.

소년이 찾는 그 순간들은 무엇이였을까. 삶의 중요한 순간들은 누가 정하는가.

내 등에 흐르는 작은 전류를 느끼며, 옮긴이의 글을 읽어보았다.

한번도 기형이라는 말이 나오진 않았고, 환경 문제에 대해 언급된 적이 없지만 저자는 이를 염두해두었다고 한다.

소년는 독에 중독이 되었고, 아만다도 독에 중독이 되었다.

중독된 소년의 몸에 다른 영혼이 들어왔다고 생각하는 아이의 엄마,

아이를 구조할 시간, 거리를 팽팽한 긴장감을 놓지 않는 보이지 않는 탯줄인 구조거리

아이를 놓치는 그 순간의 그 아찔함,  구조거리의 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엄마들이면 알듯 싶다.

간결한 문체속에서 한편의 영화를 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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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obio 2021-06-04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요...쫌...

백풍황 2021-07-06 07: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찜하고 읽어볼게요~
 
음악의 사물들 : 악보, 자동 악기, 음반
신예슬 지음 / 작업실유령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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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비물질성이 갑자기 낯설게 느껴진다.

음악학자 리디어 괴어는 음악작품의 존재론의 과한 논의를 시작하며 "음악 작품은 존재의 모호한 형식을 즐긴다. 그들은 '존재론적 돌연변이다." 라는 말을 던진다. (18)

눈에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그 음악 작품이 정말로 어딘가에 존재한다고 증명해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그 음악 작품이라는 것이 환청인지 환상인지도 모호하다. (19)

정신분석학자 라깡은 시관충동, 호원충동을 발명해낸다. 구강충동, 항문충동과 함께 부분충동으로 일컫어지는 시관충동은 응시를 말하고, 호원충동은 목소리를 뜻한다.
응시가 우리에게 도래할때는 우리는 공포감, 수치감 등의 정동으로 실재와 조우하게 된다. (공포영화와 같은) 호원충동은 목소리의 출몰이다. 이 두가지 충동은 항문충동과 구강충동과는 다르게 비접촉이 아닌 비물질적인 속성, '애정'이라는 감정에 더 많이 기원하고 있다. 두가지 충동의 주이상스는 거세(언어의 거세) 이후 애초의 속성은 지워지고 감각만이 남아 주체에게 팔루스(상징계)의 필터링 없이는 갑자기 응시에 노출이 되면 공포심을 느끼기도 한다. 그렇다면 목소리는 어떠한가?
목소리는 명령의 형식으로 주체에게 들린다. 그 목소리를 타자로 여기는 순간 정신병적인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조현병에서 등장하는 목소리는 진짜 타자의 목소리로 기능을 하게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응시를 방어하는 것이 시선(즉 보는것)이라면, 음악이라는 것의 일부 기능은 목소리의 출몰을 지연시키고, 방어하고 은폐하는 기능을 한다고 볼수 있지않을까. 아무소리도 들릴지 않을 때, 내면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들을 감각하는 순간들이 있다. 이러한 목소리들의 난립을 억제하고 싶을 때, 내게는 음악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는 듯 하다.

저자가 거론한 '존재론적 돌연변이'라고 그리고 이 유령과 같은 음악
그동안 아무생각 없었던 음악이라는 이 비물질적 존재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오늘도 서문만 읽고 리뷰를 쓴다. .. 이게 항상 문제


음악이 진정 무엇일까? 기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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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obio 2021-05-19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악은 바로 당신.자신입니다
 
프로페셔널 스튜던트 -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사람들의 생존코드
김용섭 지음 / 퍼블리온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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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은 꽤 재밌게 읽었는데 이번 책은 별점2개다.
새로운 용어들이 난무하지만 기존 것과 별반다르지 않게읽혔다. 중언부언하는 느낌이랄까.
내가 평가할 처지는 아니지만 굳이 읽어야 책은 아닌듯하다
시중의 이슈모음집 같은 느낌이라
대학의 미래에 대해선 읽어볼만하다.

배우기위해 기존 것을 망각하는 능력 계속 새로운 공부를 갱신하는것이 프로페셔널 스튜던트의 핵심인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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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obio 2021-05-11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인 하나 합니다 삼국지 인물들에 대힌 분석을 요청합니다

escobio 2021-05-11 2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안. 흥미가 잇을듯

바람의_피부 2021-05-12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퀭...
 

작고 흰 침묵의 드레스

글을 읽고 쓴다는 것은 커튼이 쳐진 방에서의 파티이다.
내적파티

사랑과 독서는 탈현실 속에서
광기에 휩싸이지만 미치지 않도록 문장/언어로 붙잡는다

낯선작가의 이 짧은 책은
대상 없이 욕망한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나의
오랜 의문에 대한 답이 떠오르게 한다.
독서와 사랑은 우리를 초과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 초과분들은 어느 순간 욕망만 남기고 대상은 사라지

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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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obio 2021-05-08 00: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제는 다른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잇게, 공유할 수 잇게, 그렇게 해 보쉬~~

바람의_피부 2021-05-08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아니오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