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사물들 : 악보, 자동 악기, 음반
신예슬 지음 / 작업실유령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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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의 비물질성이 갑자기 낯설게 느껴진다.

음악학자 리디어 괴어는 음악작품의 존재론의 과한 논의를 시작하며 "음악 작품은 존재의 모호한 형식을 즐긴다. 그들은 '존재론적 돌연변이다." 라는 말을 던진다. (18)

눈에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그 음악 작품이 정말로 어딘가에 존재한다고 증명해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보인다. 그 음악 작품이라는 것이 환청인지 환상인지도 모호하다. (19)

정신분석학자 라깡은 시관충동, 호원충동을 발명해낸다. 구강충동, 항문충동과 함께 부분충동으로 일컫어지는 시관충동은 응시를 말하고, 호원충동은 목소리를 뜻한다.
응시가 우리에게 도래할때는 우리는 공포감, 수치감 등의 정동으로 실재와 조우하게 된다. (공포영화와 같은) 호원충동은 목소리의 출몰이다. 이 두가지 충동은 항문충동과 구강충동과는 다르게 비접촉이 아닌 비물질적인 속성, '애정'이라는 감정에 더 많이 기원하고 있다. 두가지 충동의 주이상스는 거세(언어의 거세) 이후 애초의 속성은 지워지고 감각만이 남아 주체에게 팔루스(상징계)의 필터링 없이는 갑자기 응시에 노출이 되면 공포심을 느끼기도 한다. 그렇다면 목소리는 어떠한가?
목소리는 명령의 형식으로 주체에게 들린다. 그 목소리를 타자로 여기는 순간 정신병적인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조현병에서 등장하는 목소리는 진짜 타자의 목소리로 기능을 하게된다.
이러한 의미에서 응시를 방어하는 것이 시선(즉 보는것)이라면, 음악이라는 것의 일부 기능은 목소리의 출몰을 지연시키고, 방어하고 은폐하는 기능을 한다고 볼수 있지않을까. 아무소리도 들릴지 않을 때, 내면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들을 감각하는 순간들이 있다. 이러한 목소리들의 난립을 억제하고 싶을 때, 내게는 음악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는 듯 하다.

저자가 거론한 '존재론적 돌연변이'라고 그리고 이 유령과 같은 음악
그동안 아무생각 없었던 음악이라는 이 비물질적 존재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오늘도 서문만 읽고 리뷰를 쓴다. .. 이게 항상 문제


음악이 진정 무엇일까? 기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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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obio 2021-05-19 0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악은 바로 당신.자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