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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강의 소설이 언급되어..오래전 읽은 브람스를..다시 꺼내 보았다

마카베에 대한 히토미의 마음이 그대로 전달되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니까..'브람스...'를 다시 읽게 된 건 순전히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콘트라베이스' 때문이었다. '브람스'라는 작곡가가 등장한다는 이유말고는 공통점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한 순간 '사랑'이란 녀석이 툭 하고 튀어나와버렸기 때문에.물론 사랑을 주제로 한 소설이야 샐수 없이 많겠지만..공교롭게 브람스의 로맨스는 세상이 다 아는 것처럼 아픈 구석으로 남아 있어서(어디까지가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콘트라베이스 속 주인공처럼 짝사랑으로 힘들어 하는 모습에 브람스가 일 순위로 오버랩 되었고 다시,사강의 소설로 연결이...^^  2014년에 처음 읽었다는 것 말고 기억에 남는 것이 없어 다시 꺼내 읽었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민음사의 표지는 나에게 또하나의 교감을 나누는 통로가 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주었다.

 

 

 '생일'은 샤갈의 그림 중에서 내가 좋아하는 그림이다. 어쩌면 그림에 대한 스토리가 그림을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했는지도 모르겠다.연인이 자신의 생일을 축하한다며 찾아왔다는 사실에 행복했던 샤갈의 마음이 그림에 그대로 녹아들었다고 하지 않던가...비록 현실적으로는 부모님의 반대가 있었다 해도 말이다.그런데 사강의 소설 속 인물들은 어떤가? 로제와 폴 그리고 시몽의 관계는 참으로 지리멸렬하다.문득 저들의 모습에서 과거와 현재 미래의 모습으로 읽혀지기까지 했다.과거 속에서 여전히 헤어나오지 못하는 로제.미래만을 꿈꾸고 싶어하는 폴,그러면에서 시몽이 가장 현실적인 인물로까지 느껴졌다.누군가는 자신보다 한참 연상인 여인을 사랑하는 것을 두고 정신없는 녀석이라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그는 폴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싶어하는 것처럼 그려지지 않았던가? 가장 답답했던 인물은 '폴'이었고 가장 이기적인 인물은 '로제'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뒤로가면 갈수록 누가 더 이기적인 것도.혹은 답답한 것도 아니었다는 생각을 했다.그저 자신의 감정을 특히 사랑이란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서 힘들었던 거라는 생각을 했다.해서 처음에는 왜 샤갈의 낭만적인 그림을 전혀 낭만적(?)으로 보이지 않은 사강의 소설에 입히게 되었을까 궁금했더랬는데..로제와 폴이 행복해지기를..혹은 서로의 감정에 솔직해 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상상해 보게 되었다.브람스가 클라라를 바라보기만 한 것을 누군가는 답답하다고..혹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할수도 있겠지만..어차피 사랑이란 것은 무엇이다 라고 딱 하나의 말로 정의내릴수 없는 거니까 말이다.너무 솔직해서 문제가 되고.상처가 되기도 하지만 그 반대일 경우에도 상처가 되는 건 마찬가지인 듯 하다.소설의 줄거리는 다분히 통속적이라 어느 정도 예상이 되어지는 결말(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랐지만) 로 흘러갔다.그럼에도 이 소설을 재미나게 읽을수 있었던건 '사랑'이란 감정이 솔직하지 못했을 때 어떤 상황들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마주하게 해 주었다는 거다. 


주인공인 폴이 연하의 연인에게 젊어 보이려고 화장을 고치면서 ‘그렇게까지 꾸며야 한다는 것이 마치 자신의 약점처럼 느껴져서 싫었다‘라는 폴의 고백에 마카베를 만나는 날이면(...)동감하는 히토미씨입니다/4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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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라는 건 우스운 것,어떤 부질없는 목적을 위해 무자비한 논리를 불가사의하게 배열해 놓은 게 인생이라구.우리가 인생에서 희망할 수 있는 최선의 것은 우리 자아에 대한 약간의 앎이지 그런데 그 앎은 너무 늦게 찾아와서 결국은 지울 수 없는 회한이나 거두어들이게 되는 거야"/159쪽



 <로드 짐>을 읽고 있을 때, 작가의 또 다른 책이 언급되는 책을 보고 말았다. 버지니아울프 소설에서도 언급되었다는 <암흑의 핵심>.'로드 짐' 보다 압도적으로 적은 분량이라 망설임없이 읽게 되었는데..<로드 짐> 만큼 버거웠다.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매력적인 소설이기도 했다. 가볍지 않은 내용이란 건 감안할 수 있었는데..버지니아 울프도 언급한것처럼 맥락을 벗어나는 문장들..이 힘들었다.(번역의 문제일까 싶었는데 작가의 습관이 그러하다고 했다^^)  프루스트 소설보다 읽기에 몇배는 더 힘들었던 건 맥락을 벗어나는 상황이었다고 감히(?)말하고 싶다. 작가의 습관이란 표현에 더 추가적인 설명은 없었다. 무튼 그럼에도 포기할 수 없는 이유가 있었다. 바다를 묘사할 때와 '암흑'에 대한 핵심을 고찰해 내는 방식이 놀라워서...솔직하게 말하면 찔리는 기분이 들때가 자주 있었다. 밀림에 대한 묘사는 마치 현장을 보고 있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로드 짐"이 바다의 모험에만 집중하지 않은 것처럼 '암흑의 핵심' 역시 백인이 원주민을 다루는 모습에만 집중하지 않았다.오히려 탐욕이 사람을 어떻게 망가뜨리는가에 대한 이야기였다는 느낌을 더 강하게 받은 기분이다. 그래서 어느 순간 커츠에 대한 담론이란 생각까지 들었다. 동시에 말로라는 인물 또한 커츠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동시에..커츠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것 같은...암흑의 핵심은 눈에 보이지 않는 다는 뜻이 될까... 식민지문제를 바라보는 시선에는 언제나 백인이 원주민에게 가하는 모습만을 보았다면, <암흑의 핵심>은 수탈하는 백인들이 점점 정신적으로  타락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던 건 아닐지...영화 지옥의 묵시록의 원작이란 사실도 이제서 알았다. 주제가 무거울 것 같아 지금까지 보지 못한 영화인데..원작으로 충분히 힘들었기 때문에 영화까지 도전하지는 못할 것 같다. 죽음의 순간, 무섭다는 커츠의 고백은 죽음에 대한 공포였을까,자신이 저지른 탐욕에 대한 반성이었을까...해설은 커츠가 자신의 삶에 대한 심판을 스스로 내린거라고 말하고 있다.죽는 순간까지 자신이 저지른 짓에 대해 사죄하지 않은 누군가가 떠올랐다.소설을 읽는 동아는 작가의 글쓰기 스타일에 버거웠다면, 책을 마무리하면서 힘들었던건, 깨달음의 순간이 언제나 늦게 찾아온다는 사실에 대한 원망이 깊어서는 아니였나 싶다.



영화 '낸 골딘, 모든 아름다움과 유혈사태'에서 '암흑의 핵심' 한 구절이 언급되었다.. 읽은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덕분에..소개된 문장을 메모해 두었던 것 같아 찾아 보았더니... 역시나 크게 공감한 문장이었다. 영화에서 저 문장이 언급된 이유..는 해설에 대한 부분을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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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라 캐더라는 이름을 몰랐다면 선뜻 손이 가지 않았을 표지

게다가..책에 대한 찬사가 유혹했다.^^



첫사랑..은 읽은지 너무 오래라 기억나지 않지만 보바리..는 최근에 다시 읽은 터라.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도저히 어느 지점일까 궁금해 하고..만 있던 그 시점에서 느닷없이 보바리 부인을 연상하는 장면이 나왔다.. 발로통의 그림을 부랴부랴 찾아보다가.. 보바리 부인을 읽을때도 떠올렸던 그림이 다시 내 앞에 등장했다. 그냥 평범(?)한 그림일수..도 있는데..내게 발로통의 그림은 19금으로 기억되어..있어서 그만.




"성에 차지 않아.당신이 러브레터를 보내지 말라고 금지했잖아.위험하다고"
"사실이야.게다가 바보스러운걸. 하지만 이젠 그렇게 조심할 필요 없어.지나치게 조심할 필요 없다고!"그녀가 부드럽게 웃었다."겨우내 시골에 처박혀서 혼자 늙어 가게 되면 난..."그녀는 그의 손에 자기 손을 얹었다(...)"/7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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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라도 하이쿠의 매력을 알게 되어 고맙다^^








여름이 왔다
내내 하늘 거리는
어린 나뭇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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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안 맥베스를 읽으면서 내가 느꼈던 공감대라는 건 지극히 상식적인 선이었다.인간의 욕망이 얼마나 무서운지,그리고 그 끝에 어떤 결말이 자리하고 있는지 정도였으니까.그런데 국정농단으로 나라가 매일 막장드라마를 쓰고 있는 상황에서 읽게된 맥베스는 달라도 너무 다르게 보였다.읽는 내내 소름이 돋고 그야말로 맨붕 같은 기분에 빠져든다고 해야 할까? 막연히 그럴수 있지 라고 생각하면서 읽을때와 세익스피어가 쏟아낸 말 한마디한마디에 누군가가 자연스럽게 연상이 되어진다는 건 공감의 깊이에 엄청난 차이를 느끼게 만들었다. 시공사에서 심혈을 기울여 낸 RSC전집으로 읽어서 더 그랬던 건지도 모르겠다.단순히 디자인만 이쁜 것이 아니라 맥베스에 대한 여러 해석부터가 우리 시대의 모습을 들여다 보게 해 주는 것 같아서 서문부터 밑줄을 긋게 만들어주었다.<영시의 아버지인 제프리 초서는 "오래된 책이 우리에게 기억하게 하듯 비극은/엄청난 영화를 누리다가/높은 위치에서 떨어져/비참하게 몰라해서 처참한 최후를 맞이하는/사람에 관한 어떤 이야기를 하는 것" 이라고 썼다.높이 올라갈수록 더 맹렬히 떨어진다(...)등장인물의 위대함의 원천이 되는 바로 그 특징이 그가 몰락하는 원인이기도 한 것이다.>/19쪽 맥베스의 정체성을 설명해주는 동시에 권욕과 욕망의 끝이 반드시 비극의 결말이 되어주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읽게 된 문장이었다.맥베스와 햄릿을 비교해주는 설명도 흥미로웠고,작품에대한 전체적인 특징들을 읽는 맛도 즐거웠지만,다시 읽은 맥베스에서 가장 도드라지게 보인건 맥베스가 아닌 맥베스 부인이었던 거다.상황에 따라 눈에 크게 보이는 지점은 이렇게 달라지는 구나 싶다.오페라에서는 맥베스가 부인을 탓하기보다 자신의 나약함과 욕심에 대해 후회를 했고,춤으로 그려낸 맥베스에서는 자신 속에 있는 천사와악마의 대결 그리고 갈등 정도로 그려졌다면,다시 읽은 맥베스에서는 욕망으로 힘겨워하는 맥베스 보다 그 욕망을 조종하는 맥베스 부인이 몇갑절은 무섭게 느껴졌다.그녀가 쏟아내는 한마디 한마디가 과거의 언어가 아니라 현재에도 여전히 힘을 발휘하는 말들이라서...그런가하면 맬컴의 대사는 "맬컴...그러나 왕에게는 그런 미덕이 나한테는 없소/정의,진실,절제,안정/박애,인내,자비,겸손/헌신,참을성,용기,결연함/나한테그런 건 전혀 없다오/다양한 방식으로 저지르는/각각의 범주에 속하는 건 가득하지/(...)/156쪽 지금 얼마나 듣고 싶은 말인지 맬컴은 누가 적인이 아군이지를 알수 없어 마음에 없는 말을 하는 것이지만 지금 우리 국민들은 거짓말이 아닌 진심으로 고백을 듣고 싶을 거니까.맥베스를 셰익스피어의 이야기가 아닌,지금 우리의 모습으로 읽게 될 줄은 몰랐다.조금은 뜬구름 잡는 듯한 욕망이란 거대한 화두로만 이해하고 싶었는데 말이다.


ps 내게 맥베스에 대한 생각은 맥베스와 맥베스부인..으로 바라보는 시점으로 명확하게 구분된다고 생각했는데..소세키선생 덕분(?)에 시선 하나가 더 생겼다.. 다시 읽어야 겠다..그런데 읽어야 할 책들이 너무 많이 쌓여 있다..카르마조프..도 다시 읽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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