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 - 반양장
피천득 지음 / 샘터사 / 2002년 8월
구판절판


수필은 한가하면서도 ~ 문학이다.
수필은 한가하면서도 나태하지 아니하고, 속박을 벗어나고서도 산만하지 않으며, 찬란하지 않고 우아하며 날카롭지 않으나 산뜻한 문학이다.-18쪽

칼멘수도원 ~ 못했다.
칼멘수도원의 수녀는 갇혀 있다 하더라도 그는 죄인이 아니라 바로 자유없는 천사다. 해방전 감옥에는 많은 애국자들이 갇혀 있었다. 그러나 철창도 콘크리트 벽도 어떠한 고문도 자유의 화신인 그들을 타락시키지는 못했다.

거기 조롱속에 ~ 종달새다.
거기 조롱 속에 종달새가 있었다면, 그 울음은 단지 배워서 하는 노래가 아니라 작은 가슴에 뭉쳐 있던 분노와 갈망의 토로였을 것이다. 조롱 속의 새라도 종달새는 종달새다.-26쪽

집에 와서 ~ 서운하다.
집에 왓 꽃 사 가지고 오기를 기다리는 꽃병을 보니 미안하다. 그리고 그 꽃 일곱송이는 다 내가 주고 싶어서 주었지만, 장미 한 송이라도 가져서는 안 되는 것 같아서 서운하다.-41쪽

여성의 미는 ~ 구성한다.
여성의 미는 생생한 생명력에서 온다. 맑고 시원한 눈, 낭랑한 음성, 처녀다운 또는 처녀 같은 가벼운 걸음걸이, 민활한 일솜씨, 생에 대한 희망과 환희, 건강한 여인이 발산하는, 특히 젊은 여인이 풍기는 싱싱한 맛, 애정을 가지고 있는 얼굴에 나타나는 윤기, 분석할 수 없는 생의 약동, 이런 것들이 여성의 미를 구성한다.-43쪽

한 여름 ~ 입을 것이다.
한여름 '나일론' 거리에 문득 하얀 모시 적삼과 파란 모시 치마가 눈에 띈다. 뭇 닭 속에 학을 보는 격이다. 모시는 청초하고 섬세하고 톡톡하고 깔깔하다. 아마 천사도 여름이면 모시를 입을 것이다.
-46쪽

베이스볼 팀의~ .신이 나겠는가?
베이스볼 팀의 외야수와 같이 무대 뒤에 서 있는 콘트라베이스를 나는 좋아한다. 베토벤 교향곡 제5번 스케르초(scherzo)의 악장 속에 있는 트리오 섹션에는 둔한 코트라베이스를 쩔쩔매게 하는 빠른 대목이 있다. 나는 이런 유머를 즐길 수 있는 베이스 플레이어를 부러워한다.
<전원 교향악> 제3악장에는 농부의 춤과 아?오케스트라가 나오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서투른 바순이 제때 나오지 못하고 뒤늦게야 따라 나오는 대목이 몇 번 있다. 이 우스운 음절을 연주할 때의 바순 플레이어의 기쁨을 나는 안다. 팀파니스트가 되는 것도 좋다. 하이든 교향곡 94번의 서두가 연주되는 동안은 카운터 뒤에 있는 약방 주인같이 서 있다가 청중이 경악하도록 갑자기 북을 두들기는 순간이 오면 그 얼마나 신이 나겠는가?-55쪽

도연명의 ~ 지나지 않는다.
도연명의 허실유여한(虛室有餘閑)이라는 시구는 선미(禪味)는 있을지 모르나 아늑한 감이 적다. 물 떠먹는 표주박 하나만 가지고 사는 디오게네스는 아무리 고답한 철학을 탐구한다 하더라도 명상하는 미개인에 지나지 않는다.

화려하여서가 ~ 않을 것이다.
화려하여서가 맛이 아니다. 오래가고 정이 들면 된다. 쓸 수록 길이 들이 길이 들어 윤이 나는 그런 그릇들이 그립다. 운봉칠기, 나주소반, 청도 운문산 오달솥, 밥을 담아 아랫목에 묻어 두면 뚜껑에 밥물이 맺히는 안성맞춤 놋주발, 이런 것들조차 없는 집이 많다. 이런 것들이 없다면 우리네 살림살이는 한낱 소모품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66쪽

맛은 ~ 살아간다.
맛은 감각적이요, 멋은 정서적이다.
맛은 적극적이요, 멋은 은근하다.
맛은 생리를 필요로하고, 멋은 교양을 필요로 한다.
맛은 정확성에 있고, 멋은 파격에 있다.
맛은 그때뿐이요, 멋은 여운이 있다.
맛은 얕고, 멋은 깊다.
맛은 현실적이요, 멋은 이상적이다.
정욕 생활은 맛이요, 플라토닉 사랑은 멋이다.

그러나 맛과 멋은 반대어는 아니다. 사실 그 어원은 같을지도 모른다. 멋있는 것의 반대는 맛없는 것이고, 멋있는 것의 반대는 멋없는 것이지 멋과 맛이 반대되는 것은 아니다.
맛과 멋은 리얼과 낭만과 같이 아름다운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그러나 맛만 있으면 그만인 사람도 있고, 맛이 없더라도 멋만 있으면 사는 사람이 있다.
맛은 몸소 체험을 해야 하지만, 멋은 바라보기만 해도 된다.
맛에 지치가 쉬운 나는 멋을 위하여 살아간다.
-71쪽

우리가 제한된 ~ 있는가 한다.
우리가 제한된 생리적 수명을 가지고 오래 살고 부유하게 사는 방법은 아름다운 인연을 많이 맺으며 나날이 적고 착한 일을 하고, 때로 살아온 자기 과거를 다시 사는 데 있는가 한다.-80쪽

일단사 일표음 ~ 불안할 때가 있다.
'일단사 일표음(一簞食一瓢飮, 한 도시락 밥과 한 표주막 물)'으로 나는 도를 즐길 수는 없다. 나는 속인이므로 희랍 학자와 같이 자반 한 마리와 빵 한 덩어리로 진리를 탐구하기는 어렵다.

오동은 천년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고.
매화는 일생 추워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물론 마음의 자유를 천만금에는 아니 팔 것이다. 그러나 용돈과 얼마의 책값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여 마음의 자유를 잃을까 불안할 때가 있다.
-84쪽

내가 아까 ~ 생각해 본다.
내가 아까 읽고 있던 노신의 글 <아버지의 병환>은 이렇게 끝을 맺는다.

연부인은 경문 사른 재를 종이에 싸서 아버지 손에 쥐어 드리며 나보고 "아버지"하고 불러 드리라고 재촉하였다. "어버지는 이제 숨을 거두실 거다. 어서!" 했다. 나는 "아버지! 어버지!" 소릴 내서 불렀다.
"더 크게, 어서."
"아버지! 어버지!"
평온하던 아버지의 얼굴은 긴장되고 눈이 약간 움직이며 괴로워했다.
"아 어서 또, 빨리!"
나는 "아버지!" 또 계속해 불렀다. 최후의 숨을 거두실 때까지.
지금도 오리려 그때의 내 목소리가 들린다. 그 소리가 들릴 때마다 나는 문득 그것이 내가 어버지에 대한 최대의 잘못이었던 것을 깨닫는다.

엄마가 의식이 있어 내가 꼬집는 줄이나 아셨더라면 '나도 마지막 불효라도 할 수 있었을 것을'하고 생각해 본다.
-106쪽

나는 남들이 ~ 행복한 부분이다. 안톤슈나크<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나는 남들이 술 마시느라고 없앤 시간, 바둑 두느라고 없앤 시간, 돈을 버느라고 없앤 시간, 모든 시간을 서영이와 이야기하느라고 보낸다. 아마 내가 책과 같이 지낸 시간보다도 서영이와 ƒˆ이 지낸 시간이 더 길었을 거이다. 그리고 이 시간은 내가 산 참된 시간이요, 아름다운 시간이었음은 물론, 내 생애에 가장 행복한 부분이다.-115쪽

한편, 과학자에게는 ~ 되기 바란다.
한편, 과학자에게는 철학 공부가 매우 유익하리라고 생각한다. 현재 과학은 광맥을 파 들어가는 것과 같이 좁고 깊은 통찰 깊은 통찰은 할 수 있으나 산 전체의 모습을 알기 어렵고 산 아래 멀리 전개되는 평야를 내려가 볼 수는 없을 것이다. 너는 시간을 아껴 철학과 문학을 읽고, 인정이 있는, 언제나 젊고 언제나 청신한 과학자가 되기 바란다.
-125쪽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 좋았을 것이다. 오는 주말에는 ~ 아름다울 것이다.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아사코와 나는 세 번 만났다. 세번째는 아니 만났어야 좋았을 것이다.
오는 주말에는 추천에 갔다 오려한다. 소양강 가을 경치가 아름다울 것이다.-137쪽

"말은 은이요 ~ 말로 깨어졌다.
"말은 은이요, 침묵은 금이다"라는 격언이 있다. 그러나 침묵은 말의 준비 기간이요, 쉬는 기간이요, 바보들이 체면을 유지하는 기간이다. 좋은 말을 하기에는 침묵을 필요로 한다. 때로는 긴 침묵을 필요로 한다. 말을 잘한다는 것은 말을 많이 한다는 것이 아니요, 농도 진한 말을 아껴서 한다는 말이다. 말은 은같이 명료할 수도 있고 알루미늄같이 가벼울 수도 있다. 침묵은 금같이 참을성 있을 수도 있고 납같이 무겁고 구리같이 답답하기도 하다. 그러나 금강석 같은 말은 있어도 그렇게 찬찬한 침묵은 있을 수 없다. 클레오파트라의 사랑은 말로 이루어지고 말로 깨어졌다.
-205쪽

"이 돈 한 개가 갖고 싶었습니다."-222쪽

돈화문까지 나오다가 ~ 인식하지 못하였을거다.
돈화문까지 나오다가 꾀꼬리 소리가 한번 더 듣고 싶어서 나는 반도지 있는 곳으로 되돌아갔다. 기다리기도 전에 저 리리 폰스보다 앳되고 더 명쾌한 꾀꼬리 소리가 들려왔다. 리리 폰스는 두 번 앙코르에 응해 주고는 그 다음에는 절을 몇 번씩 하고 들어가 버리고 말았다. 나의 꾀꼬리는 연달아 울었다. 비는 내리는데 눈에 보이지 않는 노란 꾀꼬리는 계속 울었다.
나는 다시 꾀고리 소리를 스무 번이나 더 들었다.
내가 본 무대에 이런 장면이 있었다. 아직 오월이 멀었는데 병든 남편은 뻐꾸기 소리가 듣고 싶다고 한다. 아내는 뒷산에 올라가 뻐꾸기 소리를 낸다. 남편은 그 소리를 들으며 운명한다.
폐를 앓는 젊은 시인 키츠는 한밤중에 우짖는 나이팅게일 소리를 들으면서 고통없이 죽는 것은 풍유하리라 하였다.
나는 오월이면 꾀꼬리 소리를 들으러 비원에 가겠다.
비원은 창덕궁의 일부로 임금들의 후원이었다. 그러나 실은 후세에 올 나를 위하여 설계되었던 것인가 한다. 광해군은 눈이 혼탁하여 푸른 나무들이 잘 보이지 않았을 것이요. 새소리도 귀담아 듣지 못하였을 것이다. 숙종같이 어진 임금은 늘 망므이 편치 않아 그 향기로운 풀냄새를 인식하지 못하였을 것이다.-237쪽

예전 내 책상 앞에는 ~ . 다시 다가오곤했다.
예전 내 책상 앞에는 날마다 한 장 씩 떼어 버리는 달력이 있었다. 얇은 종잇장이라 금요일이되면 바로 밑에서 기다리고 있는 파란 토요일이 비친다. 그러면 나는 금요일을 미리 뜯어 버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일요일 오후가 되면 허전함을 느꼈다. 그러나 얼마 안 있어 희망에 찬 토요일은 다시 다가오곤 했다.

결혼식을 마치고 ~ 토요일이 있는 것이다.
결혼식을 마치고 퇴장하는 신부의 하얀 드레스는 금방 퇴색이나 된 듯하다. 사실 그 쑥스러운 상견례를 할 때, 그리도 기다렸던 결혼식은 이미 끝난 것이다. 그러나 허무도 잠깐, 그의 앞에는 새로운 희망이 있다. 행복할 가정, 태어날 아기, 시간은 사람에게 희망을 주기에 인색하지 않다. 그러기에 나에게는 언제나 다음 토요일이 있는 것이다.-242쪽

보스턴 근처에 있는 ~ 영국어머니의 통곡소리
보스턴 근처에 있는 콩코드(Concord)라는 고요한 읍은 미국 독립 전쟁의 발상지다. '콩코드 강'을 사이에 두고 격전이 일어났었다. 여기 하늘을 가리키고 서 있는 뾰족한 기념비는 미국과 독립과 자유의 상징이다. 그리고 애머슨의 <콩코드 찬가>는 숭고한 애국 충정의 표현이다. 이 시에서 우리는 자유의 존엄성을 체험한다. 그리고 여기에는 적에 대한 적개심은 조금도 없고 오히려 동정이 깃들어 있다.
또한 감격하게 하는 것은 그 기념비 가까이 놓여 있는 영국 병사들을 위한 조그마한 비석이다. 여기에도 미국 국민의 아량과 인정미가 흐르고 있다. 작은 그 비석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씌어 있다.

영국 병사의 무덤

그들은 3천 마일을 와 여기서 죽었다.
과거를 옥좌위에 보존하기 위하여
대서양 건너 아니 들리는
그들의 영국 어머니의 통곡소리-258쪽

인생은 사십부터 ~ 늙음도 괜찮다.
"인생은 사삽부터"라는 말을 고쳐서 "인생은 사십까지"라고 하여 어떤 여인의 가슴을 아프게 한 일이 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인생은 사십부터도 아니요 사십까지도 아니다. 어느 나이고 다 살 만하다.
백발이 검은 머리만은 못하지만, 물을 들여할 이유는 없다. 오히려 온아한 데가 있어 좋다. 때로는 위풍과 품위가 있기까지도 하다. 젊게 보이려고 애쓰는 것이 천하고 추한 것이다.
젊어, 정열에다 몸과 마음을 태우는 것과 같이 좋은 게 있으리오마는, 애욕.번뇌.실망에서 해탈되는 것도 적지 않은 축복이다. 기쁨과 슬픔을 많이 겪은 뒤에 맑고 침착한 눈으로 인생을 관조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여기에 회상이니 추억이니 하는 것을 계산해 넣으면 늙음도 괜찮다.-2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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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 반양장
피천득 지음 / 샘터사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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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잔잔한 느낌. 강물에 조약돌을 던졌을 때 둥근원을 그리며 퍼지는 물결같은...
피천득이라는 사람을 처’六〈?국어책인가, 철학도서에서 본적이 있다. 그때는 국어학자로서 그저 말만 연구하는 사람인줄 알았다. 하기야, 그때는 이 사람에 대한 어떤 정보도 그가 쓴 책을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은 전혀하지 않았었다.
예전에 이 책을 읽었었다. KBS에서 하는 [TV책을 말하다]라는 책 소개 프로그램에서 이 책이 나오길래 다음날 선듯 구입했다. 그때는 책의 내용보다는 짧게 구성된 드라마를 보고 구입해야 겠다는 마음을 가졌었다. 그리고 구입한 책을 어떤 느낌으로 읽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지금은 그저 잔잔하게 퍼지는 물결처럼 내 가슴 어느 구석을 은근히 일렁이게 한다. 사람, 가족, 친구 그리고 일상의 이런 저런 느낌들을 써내려간 것이 좋은 느낌으로 내게 다가온다. 참으로 감각작이고 감칠맛나는 글들이다.
삶의 여유에 대해 생각해 본다. 삶에 대해 저자처럼 생각하려면 여유를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저 불만과 욕심이라는 것에 짜증이라는 감정으로 일관하는 지금의 나는 아닌지? 삶을 느낀다는 것이 여유라는 것과 관계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현재 나는 참을 빡빡하다.(나의 게으름에 비롯된 것일 수도 있ㅈ겠지만) 조금 더 삶의 느낌을 느끼기 위해 여유있는 나를 찾아야 겠다. 가끔씩, 이런 저런 것들에 글쓰는 것도 좋을 것이다.....
책을 보면서 저자는 참으로 가슴이 따뜻한 사람일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뭔지 모르게 아주 인간적이고 풀냄새 풀풀하는 싱그러운 사람일 것이라는 느낌들도... 언젠가 보았던 책 "혼자만 잘살면 무슨 재민겨"라는 책의 저자 전우익 님과 비슷하게 풋풋한 사람,삶의 향기를 사진 사람이라는 느낌..
저자는 얼음처럼 차갑지 않고 불처럼 뜨겁지 않으며
       태풍처럼 격하지 아니하고 웅덩이 물처럼 고여있지 아니하고
       그저 아랫묵 밥한사발의 따스함과 시냇물처럼 유순하고 시원한 사람은 아닐런지?
피천득이라는 사람을 전져 보지 않고 만나지도 않고 책으로 접해본 저자는 이런 느낌이었다. 하지만 세상은 모른다. 글과는 다르게 포악하고 성깔이 있을지도....

    2005년 9월 10일 퇴근전철에서 씀.
    2005년 9월 12일 회사출근해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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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오리새끼의 출근
메트 노가드 지음, 안진환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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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야기 하나

나를 가끔 생각한다. 직장에 대해서, 내가 진정으로 바라고 열정을 바칠만한 곳이 여기 현재의 직장에서 인가? 물론 현재의 직장에 대해서 열정을 바쳐 열심히 일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생각해 보건데 현재의 직장이 내가 바라는 이상, 바램의 모스에 부합하지는 지가 중요한 문제이다. 어떤 면에서는 100%만족할 만한 직업은 없을 것이다. 그건 현실이하는 벽에 부딪혀서 못하고 있을 뿐이다. 현실은 자신의 이상만은 바라보기에는 너무 힘이 들고 그것만 바라보며 살기에는 너무 힘에 부친다.(금전적인 문제, 자신을 바라보는 타인의 시선문제...)

성공이라는 의미에 대해서 잘 모르겠다. 내가 만족할 만한 수준? 타인이 만족할 만한 수준? 그래서 그 의미가 너무나 상대적인 가치의 부여가 된다. 그런데, 성공과 행복이라는 의미에서는 약간 다른 모습이다. 그 만족감은 상대적인 것이기는 하나 성공은 물질적인 면에 행복은 정신적인 면에 가깝기 때문이다(사람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행복한 것이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며 성공하면 행복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것이 옳은 지는 나도 모른다.).
나는 내가 바라는 것들에 대해서 생각해 본족이 있다. 하지만 그 생각에 대해서 제대로 정리를 해본 적이 없다. 그건 내가 해야 할 것들 중 하나를 하면 다른 한 가지를 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그 어려운 한 가지를 포기하기에는 너무나도 아깝기 때문이다. 이상은 언제나 현실과는 부딪혀서 나 자신의 생각에 끝나지 않는 수많은 파편을 만들어 낸다.

나 자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 그리고, 어느 유행가사가 떠오른다.
"내가 바란 꿈이라는 것은 없는 걸까? 이렇게 나 쓰러진 채로 끝나는 건 아닐까? 항상 두려웠지만 지금 내가 가야할 세상 속에 니가 있기에..." - 말리꽃(영화 '비천무' 삽입곡), 이승철
"일어나 일어나 다시 한번 해보는 거야, 일어나 일어나 봄의 새싹들처럼..." - 일어나, 김광석
"어느 하늘에 꿈이 있을까? 어느 바다에 사랑 있을까? 꿈은 찾아 사랑 찾아 뛰어 가네.... 지쳐 쓰러져도 달려가리라. 나는 고독한 런너가 되어. 우리 인생이라 머나먼 길에 나는 고독한 런너가 되어.." - 고독한 런너, 조용필
"It's my Life" - It's my life, Bonjovi

2005년 08월 06일 출근 전철에서 씀
2005년 08월 09일 새벽에 정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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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오리새끼의 출근
메트 노가드 지음, 안진환 옮김 / 생각의나무 / 2005년 4월
평점 :
품절


미운 오리새끼의 출근
메트 노가드 지음, 안진환 옮김, 생각의 나무

이야기 둘
직장과 집을 챗바퀴처림 돌면서 사는 현재의 나의모습을 한번 다시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그 모습에서 나의 이상향은 어느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본다. 내가 바라는 꿈은? 1년 안에 뭘 할 것이며 10년, 20년 후에는 어떤 모습일지? 직장에서는 어느 위치에서 어떤 일을 하게 될지? 현재로서는 잘 알 수 없는 것들이기는 하지만..
예전부터 나의 모습을 알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알고 싶었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처럼 말은 쉽지만 이해하고 파악하기에는 어려운...
모든 일에 있어 기본적인 요건은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과 의미 부여이다. 그리고 그 전에 선행되어야 할 것은 자신 스스로의 깨우침이지 않을까?
저저의 생각과 나의 생각은 위에서 말한 것들처럼 거의 비슷했다. 작가는 조금 더 쉽게 이해를 돕고 있다. 하지만 이 책 또한 나의 요구를 채워주기에는 보족했다.(100%라는 책이 있는지 존재하는지 모르겠지만.) 작가의 생각에는 대부분 옳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특별하게 틀린 말도 없다. 내가 바라던 것은 방법론적인 부분이었는데..(하기야 이런 종류의 책들은 방업에 대해서는 말하기가 어렵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자신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스스로를 깨달아야 할 것이다. 그것은 좀 더 자신을 열정적인 모습으로 바꾸기 위해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그런 일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쉬운 일은 결코 아니지만 말이다. 지금까지 나 또한 그러고 싶어도 못했었다. 이 기회에 한 번 더 나를 돌아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해바라기 씨는 누가 먹었을까", "겅호",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성공하는 시간관리와 인생관리를 위한 10가지 자연법칙"처럼 거의 같은 책들에게서 느꼈던 비슷한 느낌.

2005년 08월 06일 출근 전철에서 씀
2005년 08월 09일 새벽에 정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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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
피천득 지음 / 샘터사 / 199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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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잔잔한 느낌. 강물에 조약돌을 던졌을 때 둥근원을 그리며 퍼지는 물결같은...

피천득이라는 사람을 처’六?국어책인가, 철학도서에서 본적이 있다. 그때는 국어학자로서 그저 말만 연구하는 사람인줄 알았다. 하기야, 그때는 이 사람에 대한 어떤 정보도 그가 쓴 책을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은 전혀하지 않았었다.

예전에 이 책을 읽었었다. KBS에서 하는 [TV책을 말하다]라는 책 소개 프로그램에서 이 책이 나오길래 다음날 선듯 구입했다. 그때는 책의 내용보다는 짧게 구성된 드라마를 보고 구입해야 겠다는 마음을 가졌었다. 그리고 구입한 책을 어떤 느낌으로 읽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지금은 그저 잔잔하게 퍼지는 물결처럼 내 가슴 어느 구석을 은근히 일렁이게 한다. 사람, 가족, 친구 그리고 일상의 이런 저런 느낌들을 써내려간 것이 좋은 느낌으로 내게 다가온다. 참으로 감각작이고 감칠맛나는 글들이다.

삶의 여유에 대해 생각해 본다. 삶에 대해 저자처럼 생각하려면 여유를 가져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저 불만과 욕심이라는 것에 짜증이라는 감정으로 일관하는 지금의 나는 아닌지? 삶을 느낀다는 것이 여유라는 것과 관계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현재 나는 참을 빡빡하다.(나의 게으름에 비롯된 것일 수도 있ㅈ겠지만) 조금 더 삶의 느낌을 느끼기 위해 여유있는 나를 찾아야 겠다. 가끔씩, 이런 저런 것들에 글쓰는 것도 좋을 것이다.....

책을 보면서 저자는 참으로 가슴이 따뜻한 사람일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뭔지 모르게 아주 인간적이고 풀냄새 풀풀하는 싱그러운 사람일 것이라는 느낌들도... 언젠가 보았던 책 "혼자만 잘살면 무슨 재민겨"라는 책의 저자 전우익 님과 비슷하게 풋풋한 사람,삶의 향기를 사진 사람이라는 느낌..

저자는 얼음처럼 차갑지 않고 불처럼 뜨겁지 않으며
       태풍처럼 격하지 아니하고 웅덩이 물처럼 고여있지 아니하고
       그저 아랫묵 밥한사발의 따스함과 시냇물처럼 유순하고 시원한 사람은 아닐런지?

피천득이라는 사람을 전져 보지 않고 만나지도 않고 책으로 접해본 저자는 이런 느낌이었다. 하지만 세상은 모른다. 글과는 다르게 포악하고 성깔이 있을지도....

    2005년 9월 10일 퇴근전철에서 씀.
    2005년 9월 12일 회사출근해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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