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밀밭의 파수꾼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7
J.D. 샐린저 지음, 공경희 옮김 / 민음사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제롬 데이비드 샐린져 - 호밀밭의 파수꾼.




느낌과 생각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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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이 박물관에서 가장 좋은 건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제자리에 있다는 것이다. 누구도 자기 자리에서 꼼짝도 하지 않는다. 이를 테면 10만 번을 보더라도 에스키모는 여전히 물고기 두 마리를 낚은 채 계속 낚시를 하고 있을 것이고, 새는 여전히 남쪽으로 날아가고 있을 것이다. 사슴은 여전히 멋진 뿔과 날씬한 다리를 보여주며 물을 마시고 있을 것이고, 젖가슴이 드러난 인디언 여자는 계속 담요를 짜고 있을 것이다.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다. 유일하게 달라지는 게 있다면 우리들일 것이다. 나이를 더 먹는다거나 그래서는 아니다. 정확하게 그건 아니다. 그저 우리는 늘 변해간다. 이번에는 코트를 입고 왔다든지, 지난번에 왔을 때 짝꿍이었던 아이가 홍역에 걸려 다른 여자아이와 짝이 되어 있다든지 하는 것처럼. 아니면 에이글팅거 선생님 대신 다른 선생님이 아이들을 인솔하고 있다든지, 엄마하고 아빠가 욕실에서 심하게 싸우는 소리를 들은 다음이라든지, 아니면 길가의 웅덩이에 떠 있는 기름 무지개를 보고 왔다든지 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늘 뭔가가 달라지고 있다는것이다. 정확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렇게 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내가 설명하고 싶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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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4쪽




 가끔은 변한다는 것에 대해 무서워했다. 지금도 변한다는 것이 두렵다고 생각될 때가 있다. 뭐 변하지 않는 것 세상에 어디 있겠냐만은 다른사람이나 물거 나의 모습이나 마음가짐, 그 변해가는 모습과 상태에 따라서 내가 느끼는 감정은 오히려 아타깝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물론 좋은 모습으로 변해가는 것은 아타까운 마음보다는 오히려 기분이 좋지만, 그 정반대의 경우에는 이전의 모습이 정말로 아쉽고 그립다. 어쩌면 예전보다 못해버린 나의 모습이 아쉽고 후회스러워 그런지도 모른다. 예전에 조금더 열심히 할 것을 조금더 적극적 이었을 것을...
 물론 과거에 얽매이는 태도는 옳은 것일 수는 없다. 진취적으로 세상을 살아야하고 언제나 과거에 머무르는 것이 옳은 일일 수만은 없다. 과거보다는 현재의 모습에서 나를 찾아야 하고 과거의 후회보다는 앞날의 희망이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현재의 기분을 딱히 어떤 말로 표현하기는 어려울 것같다. 아마도, 공허. 후회. 아쉬움. 그리움. 그런 단어들이 어울릴까?





느낌과 생각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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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넓은 호밀밭에서 꼬마들이 재미있게 놀고 있느 모습을 상상하곤 했어. 어린애들만 추천명이 있을 뿐 주위에 어른이라고는 나밖에 없는 거야. 그리고 난 아득한 절벽 평에 서 있어. 내가 할 일은 아이들이 절벽으로 떨어질 것같으면, 재빨리 붙잡아 주는 거야. 애들이란 앞뒤 생각 없이 마구 달리는 법이니까 말이야. 그럴 때 어딘가에서 내가 나타나서는 꼬마가 떨어지지 않도록 붙잡아 주는 거지. 온졸일 그 일만 하는 거야. 말하자면 호밀밭의 파수꾼이 되고 싶다고나 할까. 바보같은 얘기일 건 알고 있어. 하지만 정말 내가 되고 싶은 건 그거야. 바보같겠지만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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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9쪽



홀든 콜필드.
 누구는 콜필드의 행동이 계속 불만만 털어놓는다고, 비관적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착하고 바른 마음을 가진 여리고 약한 사람, 비관론자라기 보다는 낙관론자에 가깝게 생각된다. 또한 콜필드의 분만이 그냥 단순하고 이유없는 불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보다 자신의 삶에 충실하려 함으로써 느껴지는 불평이라고 생각한다. 잘 못된 것에 대해서 잘못되었다고 생각하는 것이 불평이고 불만이라면 그 반대의 경우는 뭐라고 해야 할까? 물이 흐르는 대로, 바람이 부는 대로 살아가는 것, 그냥 뭍혀서 살아가는 것이 옳바르게 살아가는 것이라고 봐야하는 건가? 나는 절대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맞추어진 기준에 따라 나를 맞추어가는 것이 바른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콜필드가 그렇게 된 것에는 자신감이 없고 보다 적극적이지 못했다는 것일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반항이라는 모습으로 나타났을 뿐이다. 문제의 원인을 밝히지 않고 겉모습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 마음에 들지 않는다. 콜필드가 왜 그럴까하는 원인을 찾는 것에서 콜필드의 모습을 바꾸는 방법이 나오지 않을까?
 붕어빵 찍어내듯 그냥 똑같은 모습으로 자라는 것을 나는 바라지도 않지 않는다. 그냥 물 흐르듯이 살아가는 것이 편할 수있다. 하지만 그런 모습은 발전적이고 도전적인 모습이 아니다. "남들이 다 '예' 할때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 이라는 광고카피가 있었다. 나는 그 광고카피가 '예'라고 말하는 사람도 인정해 주는 모습에서 좋은 느낌을 가졌었다.




 나와 다르다고 그 존재를 인정해 주지 않는 것. 그게 옳은 모습일까?




                             2004년 11월 29일 ~ 12월 06일 읽음
                             2004년 12월 08일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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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라가있는곳 2005-08-09 2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스스로 변해가고 있는 건 모르고 주변의 변화를 두려워할때가 있었어요....지금은 저의 변화까지도 두려워요~ 헐!! ^^

대금소리좋아! 2005-08-10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읽고 있는 책에서 이런 이야기가 나오더군요.

"사물이 변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변하는 것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

하지만 살아가야 할 삶에서는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될 것같습니다.
변화에 당당하게 대처해가는 나를 발견하고 싶네요..

붙임글.
지금 읽고 있는 책은 "네 안에 잠든 거인을 깨워라", 앤서니 라빈스, 씨앗을 뿌리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