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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를 기다리며 ㅣ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43
사무엘 베케트 지음, 오증자 옮김 / 민음사 / 2000년 11월
평점 :
고도를 기다리며
사뮈엘 베케트
책을 읽기전에는 고도라는 의미가 높이를 말하는 것으로 알았다. 그러니까, 땅에서의 높이(해발고도, 비행고도)라는 의미로 생각되었다. 책제목에서 무슨 희망이라던가 아니면 어떤 이상이나 가치를 기다리는 의미로 생각했었다.
책에서는 고도라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것으로 표현되어진다. 물론 고도라는 의미가 우리가 쉬이 얻을 수 없는 희망이라던가 이상 가치를 나타내는 것이 아닌가 한다. 주인공인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가 기다리는 고도는 끝까지 고도라는 인물은 등장하지 않는다. 그건 아마도 꿈과 희망이라는 것이 눈에 보이지는 않으며 우리가 쉽게 얻을 수 없는 그 어떤 것이라는 암시를 주는 것을 아닐까?
책에는 에스트라공, 블라디미르, 포조, 럭키, 소년의 다섯인물이 나타난다. 하나같이 바보같기도 하고 어떤 면에서는 답답해보이기까지 하다. 어제의 일들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들이나 말장난이나 하고 있는 모습들을 볼 때 특히나 그랬다. 어쩌면 고도를 기다리면서 무의미한 행동과 말로서 시간이나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소는 그 행동들과 말장난게 웃음이 나기도 하지만..
이런 생각을 한다. 그냥 무턱대고 아무런 것들도 없이 그냥 희망과 이상을 쫓아다니는 것은 무의미한 행동이 아닐까하는. 물론 희망을 갈구하는 것이 맞는 일이다. 그러나, 그 희망을 위해 아무런 일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을 그냥 꿈이 뿐이지 않을까? 꿈을 쫓아서 노력하고 꿈을 현실로 이룩하려는 노력을 해야하지 않을까? 회사 화장실에 얼마전까지 붙어있던 글이 있었다.
"꿈을 현실로 만들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언제나 꿈일 뿐이다."
2005년 01월 26일 아침에 씀
2005년 01월 24일 ~ 25일 읽음
덧붙임 1
책을 읽으면서 럭키가 그냥 자신의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나는 너무 마음에 안들었다. "씨바"하고 포조에게 한바탕 욕이나 주먹이라도 휘둘렀을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 하지만 그런 행동을 하지 않은 것이 너무 아쉽다.
덧붙임 2
전날과는 다르게 포조가 장님이 되고 럭키가 벙어리가 된 것은 무슨 의미일까? 인생의 덧없음일까? 하루를 알 수 없는 현실의 무의미, 꿈이라는 것 이상이라는 것을 쫓은 것이 덧없음을 암시하는 것일까? 아니면 장님이나 벙어리처럼 알 수 없는 인생이나 조용하게 다른 사람들틈에 뭍혀서 살라는 의미일까?
덧붙임 3
홀로 서기 1
서정윤
기다림은
만남을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좋다.
가슴이 아프면
아픈 채로,
바람이 불면
고개를 높이 쳐들면서, 날리는
아득한 미소.
어디엔가 있을
나의 한 쪽을 위해
헤매이던 숱한 방황의 날들.
태어나면서 이미
누군가가 정해졌었다면,
이제는 그를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