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오마이뉴스에 들어갔다. 더 오랜만에.. 로긴을 해서 기사쓰기를 클릭했다. 그렇다 나도 오마이뉴스 발기인이자 기자였던 것이다. 그러던 중.. '김성동님의 기사 목록'을 봤다. 윽~ 내가 쓴 10편의 기사...

읽어봤다. 윽~~~ 나 지금도 그랬지만.. 예전에 정말 글 못 썼구나.. (하지만 예전엔 제법 쓰는줄 알았다. 우물안 개구리.. >.< )

그중에서.. '어느 지방대 졸업생의 대학별 인터넷신문&커뮤니티 건설 제안'이라는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학생회 자료집도 아닌.. 인터넷신문에는 정말 어울리지 않는 글... (초기 오마이뉴스에 이런 정제되지 않은, 펄펄 뛰는 횟감같은 글들이 꽤 많이 올라왔었다)

내용은.. 더더욱 '기사'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ㅠ.ㅠ(지금보면.. 가소롭기 짝이 없는 내용이겠지만, 1999년부터 종말론이 떠돌건말건.. 난 인터넷커뮤니티에 정말 관심이 많았고 내말이 무슨말인지 이해받지 못했고 난 정말 억울했었다)

거기다가 오탈자도 한번 살펴보지 않고(지금과 같군.. ^^) 뭐가 그리 급해서 이렇게 올렸을까...(기사 맨 아래에 "여러분의 의견 기다립니다. 저로서는 상당히 답답한 심정이거든요.. "를 봐서는 정말 답답하고 급한 심정이었나보다)

내가 왜 이런 글을 이렇게 숨넘어가듯 썼을까.. 기억을 돌이켜봤다. 학교 전산실에서 급하게 키보드를 치고 있는 내가 생각났다. '딱딱한 얘기니 쉽고 재미있게 써보자!"고 맘먹고 그냥 머리에서 생각나는대로 키보드를 두들겼다.

이땐.. 한창.. 바쁘던 때다. 아니 일생에서 가장 바빴지만 절망적이기도 한 때였다. 임용고시에 낙방했고, 하기 싫은 졸업은 해버렸고, 4.19총선시민연대활동을 끝나 심심했고(^^), 후배들이랑 만드려는 대학생 문화연대체는 안되고 있었던.. 참 나름대로 답답했던 때였다.

이 기사를 보고 몇가지 반응이 있었다. 내가 하는 모임과 같은 이름의 전북대의 '구르는돌'과 몇몇 대학생들과 졸업생이 메일을 준 기억이 나고, 한두번 모임을 갖고... 그리고 진짜로 인터넷커뮤니티를 만들려고 싸이월드에 연락까지 하고.. 싸이월드의 커뮤니티 솔루션을 구입하는데 7억이라는 충격적인 이야기를 듣고, '에라이 직접 만들자'고 모였다가, '돈부터 좀 벌어보자'고 컴퓨터부품 인터넷쇼핑몰 만들다가 그냥 쫄땅 망한... 이야기로 흐르는.. 나의 도전기이자 방랑기..

대학생 인터넷커뮤니티를 만들자던 나의 꿈은 나의모교에서 후배들이 좀 가꾸어가다가 지금은 없어져버렸고(이름은 '아가리'에서 어감이 넘 안좋다고 해서 바꾼  '안티즌'), 그 뜻을 함께 했던 지인들도 저마다의 꿈을 가슴 속에 안은채.. 먹고살기위해.. 아주 쉽게.. 흩어져버렸다.

얼마 후 난 알라딘에 들어오게 되었고, 편집자를 거쳐 웹기획자가 되었다.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내가 원하는 대학생 인터넷커뮤니티는 아니지만.. 대학생들도 있을) 커뮤니티를 만들고 있다. 가만히 생각하고 보니.. 내가 너무나도 바라던 그런 종류의 일을 나는 하고 있는 것이다.

야호! 신난다! -.- (힘내자! *^^*)

p.s.) 힘들 땐 지금의 내가 왜 있을까.. 돌이켜보는 것도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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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지방대 졸업생의 대학별 인터넷신문&커뮤니티 건설 제안(上)
대학사회의 커뮤니케이션 부재, 그리고 나의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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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이 깁니다. 감정적으로 좀 치우치다보니 글이 길어졌습니다. 귀찮으신 분은 뒤부분인 (下)편으로 바로 가셔도 될 겁니다. *

안녕하세요. 경북 안동에 사는 백수기자(몇편 쓰지도 않고 기자라고 그러니 쑥스럽네요) 김성동입니다.

먼저 본론에 들어가기 전에 저에 대한 이야기부터 좀 해야겠습니다. 저는 국립안동대학교 영어교육과를 올2월에 졸업을 했습니다. 사범대다보니 교원임용시험에 붙어야 교사가 되는데, 저는 작년 12월에 쓴잔을 마셨지요. 교대와는 달리 사범대는 아직도 교사되기가 참 힘듭니다.(핑계지요...)

다른게 아니라, 요즘 저는 지금도(!) 재학생인 후배들과 '안동대학교 인터넷신문&커뮤니티'를 만들어보고자 몇 달째 구상을 하고 있답니다. 하지만 생각만 맴돌뿐 실행은 못하고 있답니다.

한겨레신문에서도 4회 연재로 '대학문화'에 대한 문제점을 짚더군요. 심도있고 입체적으로 다루지 못한 실패한 기획이 되어 아쉽던데, 아무튼 '대학문화'에 대한 문제의식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요.

대학문화 중에서도 저는 '의사소통의 문화'가 가장 침체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의사소통이라는 것은 피돌림과 같은 것인데, 이것이 침체되었다는 것은 죽어간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실용적 학문의 패권화, 취업중심의 공부태도, 저차원적인 쉼의 문화 등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지만 가장 근본적이고 가장 골이 깊은 문제가 바로 '의사소통의 부재'일겁니다.

대학생 그러면, 저는 '학생회'와 '대자보'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그러나 역시 학생회와 대자보는 20세기말 대학의 상징이 되어버렸지요. 의사소통의 문제와 학생회와 대자보의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 너무나도 대학사회가 절망적으로 보입니다.

이제 단일한 가치를 학생들에게 적극 선전하여(거의 주입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까지...) 한 깃발 아래 모이게 하는 학생회의 패러다임이나, 그 학생회의 유일한 선전 무기였던 일방적 커뮤니케이션 도구의 전형인 대자보와 지금의 학생사회의 의사소통 없음은 연결이 되는 것이겠지요.

물론 의사소통 부재의 원인이 전적으로 학생회나 대자보에 있다고 말씀드리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대학사회 전반의 여러 복잡다단한 문제들을 인식하고 토론하고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대화'하고 '논쟁'하고 '투쟁'해야 할 것인데, 애시당초 대화해야겠다는 의식조차 없어져 버렸다면 이건 아무것도 못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무엇인가 돌파구가 있어야겠는데 그 돌파구를 생각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그나마 '학생회 사람들'이고, 그들이 택할 수밖에 없는 길이 전통적인 학생회식 방법들이고, 그러니 악순환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반복이 됩니다.

그 학생회 사람들은 인터넷이라는 신종 무기를 잘 모르거나 만지기 두려워합니다. 아니 이 신종 무기는 구형 무기들과는 쓰는 방식이나 써야 할 용도가 다른데도 구형 무기들과 똑같이 다루어 버립니다. 그러니 '에이, 최신 무기라더니 뭐 별거 아니잖아. 역시 구형이 좋아. 그것밖엔 없다니까...'하는 식이 되어버립니다.

저도 많이 실패를 했습니다. PC통신이 한창일 때는 BBS운영도 해보았고, 학생회에서 정보통신위원회를 꾸려 학생회 홈페이지도 개설해 보았습니다. 하지만 저도 신식무기를 다르게 써봐야하는데 의식만 할 뿐 정작 다르게 쓸 구체적인 방법은 몰랐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래도 이제 의사소통은 '실시간' '쌍방향' '다양성'있게 이루어져야한다는데는 아무도 반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러기에 '인터넷'을 포기할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인터넷이라는 것이 대자보나 자료집처럼 그렇게 쉬운 놈이 아닙니다. 기능성 예술성을 갖추고 거기다가 심리적이고 기획적인 요소가 끌어줘야 되는 것이었습니다.

아니 깜짝쇼를 펼칠 그런 기획이 아니라 패러다임 자체를 다시 엮어야하는 철학과 세계관의 문제로까지 이어지는 보다 큰 기획이었던 것입니다.
 
 
 
 
(下)편이 본론입니다. 꼭 읽어주세요!
 

2000/05/04 오후 5:08
ⓒ 2000 OhmyNews 
 


 
어느 지방대 졸업생의 대학별 인터넷신문&커뮤니티 건설 제안(下)
오마이뉴스의 성공을 대학사회 커뮤니케이션 활성화화 인터넷 커뮤니티 건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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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上)편과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

작년초부터 누구나 글을 올릴 수 있고 누구나 기자나 칼럼리스트가 될 수 있는 그런 인터넷 커뮤니티를 계획했습니다. 동아리도 아니고 학생회도 아닌, 소속되어야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애정도 없이 굴러 다니는 것도 아닌 최대한의 자유속에서 다양하게 나름대로 움직이는 그런 공간을 꿈꿨습니다.

하지만 금새 망하더군요. '아.. 아직은 이런 실험이 이르구나..' 아니면 '에이.. 우리대학 애들은 역시 안돼'하고 패배감만 안고 작년을 마쳤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올해 초 '오마이뉴스'라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이거 바로 내가 생각하던 거 아냐!' 정말 놀랐습니다. 당장 기자 신청을 했지요. 그리고 심각하게 고민을 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던 것이 실현될 수 있는 것이구나! 이걸 우리대학에 가져오는거야'

저는 졸업을 했다는 사실도 잊고 후배들과 머리를 맞대었습니다. 하지만 많이들 회의적이었습니다. '지금 상황에서 너무 힘들다'는 것과 '너무 크게 기대하지말고 천천히 조금씩 가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혼자서 다시 홈페이지 공부를 했습니다. 나모부터 시작해서 포토샵과 플래시 책을 보고 혼자 하루종일 컴퓨터 앞에서 참고 사이트만 연구하고 했습니다.

뭔가 나올려고 하면 들어가버리고 그리고는 잠잘려고 눈을 감으면 뭔가가 머리속에 나타나고 그러다가 컴퓨터 앞이나 후배들 앞에 서면 사라져버리는 것이었습니다. 역시 기술과 예술과 사람과 성실성이 문제였습니다.

그러기에 저는 제안합니다. 오마이뉴스는 크나큰 본보기입니다. 대안적 커뮤니케이션, 대안적 인터넷, 대안적 언론, 대안적 커뮤니티... 이제 좀더 넓게 봐야할 차례입니다.

오마이뉴스 기자들은 전국 각지의 대학생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와 제 후배 두명도 오마이 기자이지요. (요즘 '대학생 내일신문'이 유행이던데.. 각 대학에 1-2명의 기자들이 있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정도의 오마이뉴스의 전국적 기자 규모라면 각 대학에 '커뮤니케이션'에 새 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고 장담합니다.

우선 오마이뉴스 사이트에 각 대학별 사이트를 만들어서 각 대학 소식과 게시판, 자료실 등을 담습니다. 그러면 지역판 신문에서 전국 뉴스와 합쳐져서 지역 뉴스가 나오듯이 각 대학별 사이트에 들어가면 전체 오마이뉴스도 나오고 각 대학별 뉴스도 나오게 하는 그런 체계말입니다.

그래서 지금의 오마이뉴스도 독자확보의 기회도 갖고, 각 대학별로는 좀더 탄탄한 토대 위에서 인터넷 신문을 갖고, 대학별 커뮤니케이션 활성화에 앞장서 나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요즘 커뮤니티 사이트가 유행입니다. 앞으로는 포털성격을 지닌 커뮤니티 사이트만 살아남는다는 극단적인 이야기도 있더군요. 그래서 프리챌, 인티즌 등 수없이 많은 기업들이 커뮤니티 사이트를 건설하고 있답니다.

그 서비스의 정신이 너무나도 감동적입니다.(정말 적극적으로 이런 상업성은 본받아야합니다) 하지만 인터넷신문 사이트 시스템에서는 오마이뉴스가 단연 앞선간다고 저는 분석합니다.

여기에 정말 오마이뉴스가 한몫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할 수 있고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양성을 인정하고 양심적이고 진취적이고 개혁적인 젊은이들을 한데 어울어지도록 넓게 안아줄 곳은 바로 오마이뉴스라는 겁니다.

전국에 있는 '뭔가 해볼려는' 대학생(또는 20대)들이 무척 많습니다. 그들에게 농사지을 땅과 곡괭이를 지어줄 수 없을까요? 그들이 마음놓고 땀흘리면서 일하고 같이 웃고 울 수 있는 그런 계획 없으신가요?
 
 
 
 
여러분의 의견 기다립니다. 저로서는 상당히 답답한 심정이거든요.. 
 

2000/05/04 오후 5:12
ⓒ 2000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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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1-13 10:3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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