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 일반판
볼프강 피터슨 감독, 브래드 피트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04년 10월
평점 :
품절


극장에서 본 사람들이 '별로...'라고 해서, 결국 이제서야 보게 되었다. 그런데, 예상 외로 재미있었다. 기대를 하지않고 봐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난 이 영화에서 아킬레스-브래드 피트 보다 헥토르 왕자-에릭 바나가 더 주인공 같았다. 브래드 피트가 너무 똥 폼을 잡았던 건 아닐까 싶다. 뭐..  아킬레스는 요즘으로치면 너무 쿨해서 장수로서는 좀 무게가 떨어지는 캐릭터로 그려졌고, 헥토르 왕자는 보여지는 면이 아킬리스 보다 적고, 용맹스럽고 자애로와 보이는 장면만 있어서 그러겠지만서도...(헥토르 왕자 역을 한 에릭 바나가 영화 <헐크>의 그 초록 헐크라니...!!! 달라도 너무 다랐다)

나름대로 웅장하고('이건 CG일거야...'라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매력이 떨어지긴 했지만..) 너무 단순한 선악구도도 아니고 배우들도 볼만해서 영화 본 게 아깝지는 않다.

인상 깊었던 장면은 아킬레스와의 대결에서 숨진 아들-헥토르 왕자의 시신을 찾아오기 위해 밤 중에 적진에 몰래 숨어들어 적 아킬레스 손에 입맞춤을 하고, 울며 아들의 시신을 돌려달라고 애원하는 트로이 왕의 모습.

그리고, <반지의 제왕>에서 그렇게도 활을 잘 쏘던 레골라스가 이 영화에서는 트로이의 (조금은 철없는) 둘째 왕자로 나와 결국 활을 쏴 아킬레스의 아킬레스건을 맞춰 죽이는 장면. 역시 올랜도 블룸은 활과 인연이 깊은 모양이다. 그리고 어릴 적 만화백과에서 '아킬레스건'의 유래에 대해 본 게 떠올랐다. 아.. 저래서 막강한 아킬레스가 죽었지이~! ^^

그런데, 영화를 보면서 계속 들었던 생각. 트로이와 그리스의 전쟁... 중간중간 스파르타도 나오고... 스파르타라면 '스파르타식 훈련'이라는 조금은 부정적인 어휘의 주인공. 뭐.. 이런 생각을 하면서 영화가 끝나면 빨리 네이버 지식인들에게 토로이의 위치, 역사에 대해서 알아봐야지 했다.

그런데... 이 트로이 전쟁이 전설인지, 실재인지는 불분명했다. 전설이라는 사람도 있고, 전설이라고 믿었다가 현대에 와서 발굴이 많이 되어 거의 실재임이 분명하다는 사람, 유럽에서는 중세까지 사실이라고 믿었는데 현대에 들어와서야 허구임이 밝혀졌다고 하는 사람 등등...

전에 그리스로마 신화 책을 읽으면서 들어보았던 여러 신들과 얽혀있는 이 트로이전쟁은 그래서 더욱 흥미로운 것 같다. 영화를 본 후에 인터넷에서 이리저리 찾아보고, 대조해보고, 다른 사람들 의견을 들어보는 재미는 정말 솔솔하다.

그리스로마 신화라는 게 나에게는 너무 복잡하고, 때로는 아주 쫀쫀한 신들에게 별로 매력을 못 느끼는 나로서는 신들의 이야기는 좀 뛰어넘어, 트로이라는 왕국이 정말 있었는지, 현재 그 위치가 터키가 맞는지... 발굴 작업은 어떻게 되었는지... 호기심을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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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nyside 2004-09-06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킬레스보다는 헥토리였답니다! 그런데 찌리릿님.. 이렇게 극장에서 다 내리고, DVD로 나오기 전 시점에 '이제야 영화를 봤다' 해버리시면 그걸로 본게 금새 뽀록 나잖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