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인 단체가 MP3폰에 이어, 대중화에 거의 성공한 MP3플레이어에 대해서도 법적 문제 제기를 준비중이란다.

난 사실 무자비한 다운로드족이라... 이런 음악인 단체가 밉지만... 비즈니스로서는 그들을 이해하지 못할 바가 아니다. '음악이 곧 돈이다'는 명제와 목표는 나쁘지도 않으며 성공 가능한 목표다.

하지만... 음악인 단체, 특히 음반회사들은 이 돈을 혼자 독식하려고 한다. 사탕이 담긴 병에 손을 넣고, 사탕을 너무 많이 움켜쥐다가 손을 빼내지 못하는 얼간이처럼.

아래 기자의 말처럼,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들(네티즌)에게 외면받지 않는, 이 비즈니스가 현실화될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일이다. 한곡당 300원 정도 하는 MP3파일이라면 확실히 대중화될만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네티즌들의 100%가 모두 이 유료 MP3를 이용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적어도 2년정도 저가정책을 유지해나간다면 대중화가 이루어지리라고 생각한다.

벌써 복제방지장치를 붙인 유료 MP3는 음반사에서도 서비스를 하고 있다. SM에서는 ilkepop 사이트를 통해 한곡당 800원의 mp3를 다운로드받는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번에 <보아 4집>은 음반이 출시되기 며칠전부터 전체 앨범을 4천원에 다운로드받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800원이라면 시장경쟁력을 갖추었다고 보기 힘들다. 10곡이면 8000원. 자켓도 없고, CD도 없는데 이 정도의 가격은 시장성을 무시한 가격정책이다.  이래서는 공짜 MP3를 이길 수 없다.

단언컨데, 기존 음악관련업자들은 공짜 MP3라는 보이지않는 거대한 기업과 경쟁해서 살아남아야한다. 단속과 법적 제재는 우습다. 어떤 복제방지장치도 3개월 안에 풀려 6개월 안에 인터넷에서 떠돌아 적용되어버린다. 이런 방식으로 법적 제재를 가하면 저런 방식으로 인터넷을 떠돈다.

하지만 몇년간 고군분투한 음악관련업자들의 싸움은 나름대로 유효했다고 본다. 네티즌들이나 일반인들에게 '돈 주고 음악을 들어야하며, 그렇지 않으면 좋은 음악은 나오기 힘들며, 음악이 없다면 음악을 즐기는 네티즌들도 힘든 일'이라는 인식을 심어주었다고 생각한다. 나같은 완벽 다운로드족 조차도, 그리고 내 주위의 다운로드족들도 '현실적인 MP3 유료화는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하고 있고, 각종 설문조사를 봐도 그렇다.(돈 없고 인터넷에서 죽치고 사는 중.고.대학생들을 일반화시켜서는 곤란할 것이다)

회사의 음반 담당자와는 이 문제를 놓고 얘기하면서 큰 벽을 느꼈다. 하지만 MP3와 같은 디지털음악파일의 존재를 부정하고, 인터넷 음악 서비스 존재를 부정하는 건.. 이제 특정 누구의 뜻대로 움직여주지를 않는다. 계속 고집불통으로 나가고, 서로 피해만 보는 법적 소송만 지리하게 벌여서는 안된다.

음반사 관계자가 "네티즌들이 책을 사지 않고 맘대로 복사해서만 본다면 어떻겠는가?"라고 물어본다는데.. 책값은 복사해서 보는 것과 비교해 가격경쟁력을 갖추었고, 표지도 이쁘고, 새 책을 사면 기분도 좋은 등의 만족감에 있어서 경쟁력을 갖추었기때문에 그런 염려가 없으니, 음반사들도 그런식으로 머리를 돌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쉽고 편리하게, 마음놓고, 그리고 가격 부담이 크지 않게 MP3를 다운받을 수 있게 서비스를 갖추고, MP3에 가사를 기본적으로 넣고, 음질면에서는 무료MP3가 따라올 수 없는 수준으로 만드는데 얼마나 적극적으로 노력했는지 스스로 돌아볼 일이다.

오프라인 음반 시장도 지키고, MP3도 비싸고 팔아먹고, 무료MP3의 달콤함을 맛봤던 이들에겐 단죄를 내리고, 돈 마니마니 벌고 싶은, 사탕병에 손 넣고 빼지 못하는 음반관련업자들이여~ 쿨하게... 비즈니스해볼지어이다.


 

이번엔 MP3플레이어?
[디지털타임스 2004-06-08 10:53]
음원제작자협의회 등 5개 음악인 단체가 MP3폰에 이어 MP3플레이어(MP3P) 제조업체에게도 저작권 문제 제기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MP3폰을 둘러싸고 뜨겁게 달궈졌던 저작권 분쟁이 조만간 MP3P에까지 확산될 조짐이다.

이미 한국포터블오디오기기협회(KPAC)를 중심으로 주요 MP3P업체들이 표준 DRM(콘텐츠저작권관리) 탑재를 추진해오고 있으나, MP3폰과 마찬가지로 불법 MP3 파일 재생을 어느 선까지 허용하느냐를 결정하기가 쉽지 않아, 저작권 단체들과의 진통은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DRM 채택과 불법 MP3 파일의 허용 수준 합의가 이뤄진다고 해서 `저작권 보호'라는 원칙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최근 MP3폰에 탑재된 DRM이 일부 사용자들에게 뚫리고 삽시간에 그 방법이 인터넷을 통해 전파된 사례를 보더라도 자명하다. 보안 관련 기술은 그 수명이 반년을 채 넘기지 못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MP3P산업이 `저작권 보호'라는 명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합법화된 MP3 파일이 불법 MP3 파일과는 차별되는 메리트를 갖춰야 한다. 곡 해설이나, 가사 등을 MP3 파일에 집어넣어 MP3P의 LCD를 통해 구현되는 서비스는 그 하나의 예가 될 것이다.

두 번째로 MP3 음악 가격을 저렴하게 책정, 사용자가 거부감 없이 구입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 특히 서비스 초기에는 저작권자와 음원 공급사업자가 상생의 노력을 통해 저렴한 가격을 제시하는 것만이 사용자들을 양지로 이끌어낼 수 있다.

마지막으로 불법 콘텐츠 공급의 온상인 P2P 사이트의 대대적인 단속과 자정이 요구된다. P2P 서비스를 이용하면, 방금 나온 음반의 MP3 파일부터 MP3 어학교재까지 못 구하는 것이 없으며, CD롬 한 장 분량을 내려 받는 데 드는 비용도 200∼300원에 불과하다. 그런 마당에 한 곡당 500∼1000원인 합법적인 MP3 파일을 구입하라는 것은 `넌센스'에 가깝다. 해외에도 `e동키' `윈MX' 등 다양한 P2P 파일 교환 방법이 있으나, 국내처럼 유료회원을 유치해 공개적으로 사업을 벌이는 경우는 드물다.

누구든 손쉽게 불법 MP3 파일을 얻을 수 있는 현행 구조에서는 이같은 저작권자와 사업자의 노력은 `공염불'이 될 가능성이 높다. 불법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을 낮추는 사회적인 노력이 뒷받침돼야만 MP3는 물론, 수많은 가능성이 열려있는 디지털 콘텐츠 사업의 기회를 담보할 수 있을 것이다.

한지운 산업과학부 기자

한지운 goguma@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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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nnerist 2004-06-13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젠가도 이야기한거지만, 음악인단체에서 디지털 세계의 본질을 아직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바이너리 파일의 복제는 무슨 수를 써도 막을 수 없다는 거. 이걸 인정하고 들어가야 할텐데 무조건 무슨 락을 걸든지 뭘 하면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이런저런 뻘짓을 하는 거죠. 거 참... 제 개인적인 생각으론 대중음악이 음반판매에서 뽑아내는 수익은 갈수록 줄어들 것 같습니다. 음질과 연주의 질에 관건이 달린 재즈나 클래식은 예외가 되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