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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우리 가족이 지킨다?"                 - 남산타워, 어느 어린이 3차원 영상관에서(2002)...

몇년전, 안동의 가족들이 서울 나들이를 왔다.  매년 여름, 그것도 가장 더울 때 하필이면 아버지 휴가를 얻어 생고생을 하고 있다.(다행히, 이제 아버지께서 퇴직을 하시고 더운 여름을 피해 시도때도 없이 올라오시지만.. ㅠ.ㅠ)

이때만해도, 서울의 이름난 곳을 찾아 댕겼다. 남산타워, 63빌딩, 코엑스(아쿠아리움), 한강변(유람선)은 물론이고, 광화문, 이순신장군 동상, 서울시청, 월드컵경기장 등 TV에서 멋있게 봤던 서울의 구석구석을 찾아다녔다. 8월 푹푹찌는 날씨 속에서, 승용차도 없이 지하철과 버스, 그리고 걷기를 통해 이런 곳들을 돌아다니는건 보통 일이 아니다. 그것도 혼자서 세명을 감당하기에는.. ㅠ.ㅠ

위의 사진은, 남산타워 3차원 영상관에서 찍은 것. "3차원 입체 영상관"이라는 말에 속았다. 난 특수안경까지 필요하다고 해서 아이맥스영화같은 걸로 생각하고, 성인 티켓 4장을 끊었다. 그런데, 막상 특수안경을 받아 보니, 셀로판지를 붙인 장난감 안경!

영상관 안으로 들어가보니, 3살에서 7살 사이의 꼬마와 그 엄마들이 삼삼오오 모여 3차원 입체 영상을 기다리고 있었다. 영상 제목은 "공룡이야기"던가... 암튼 검은색 셀로판 장난감 안경을 쓰고 보는 공룡이야기는 동심으로 나를 이끌려고 애썼다. '뭐가 3차원이라는건지...' 도통 알수는 없었지만...

이제 손자 볼 나이 되신 부모님과 20대 중반의 동생을 데리고, 셀로판 장난감 안경을 쓴 우리 가족 사진을 찍을 수 있어서 나름대로 좋았다. ^^ 너무나도 진지하게 영상을 보고 계신 우리 엄마의 모습은 볼때마다 나의 웃음을 자아낸다. 이 사진을 동네 사람들이 보고 "지구를 지키는 가족 같다"고 하더라시며 울 엄마는 좋아하시며 집 거실에 올려놓으셨다.

아... 5월8일에 또 '관광'을 목적으로 부모님이 상경하신다는데.. 올해는 도대체 어디로 모셔야할지 모르겠다. 이제 웬만한 관광지는 다 다녀서 특별히 갈 데도 없다. 어디가 좋을까요?


(사진 한장 더~!)                                                                                             - 남산에서(2003)

우리 아부지는 사진을 찍어보면 항상 웃는 표정이 아니시다. 웃고 계시더라도 막상 카메라를 갖다 대시면 근엄한 표정으로 바뀌어버린다.

이 사진.. 두 분이 다정스레 환하게 웃으시면서 찍었다. 결혼식 이후로 가장 다정스레 나온 사진이다. 물론 울 엄마.. 크게 뽑아서 액자에 넣어 집 벽에 걸어두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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