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인천을 다녀왔다. 인천을 다녀오면서 재수없는 일이 4가지나 한번에 터졌다.

와이프랑, 처제랑 <디워>를 보고, 처제가 인천에서 친구들을 만나다고 해서, 점심 생각도 아직 없고 해서, 인천으로 향했다. 날씨는 가뜩이나 비바람이 심하게 부는데, 그깟 친구들이랑 저녁 한끼 먹는다고 일산에서 인천까지 가냐는 와이프에 핀잔에, 오랜만에 처제한테 서비스한다고 생각하고 차를 몰았다.

첫번째 재수없는 일은 미친 네비게이션 때문이었다. 네비게이션이 미쳤는지 능곡에서 바로 자유로 타는 것을 안내하지않고, 상암동을 거쳐서 강변북도를 타고 다시 일산 방향으로 위로 올라가는 길을 안내하는 게 아닌가. 평소에는 아는 길은 네비게이션이 시키는 대로가 아닌 내 길을 가더니만, 나도 오늘 미쳤는지, 아무 생각이 없는지 네비게이션이 시키는 이상한 길을 가는게 아닌가. 아마 시간은 15분. 기름은 3천원어치는 더 썼겠다.

두번째 재수없는 일은 자유로에서 인천으로 빠지는 길을 지나쳐서 다시 일산 시가지로 들어갔다가 유턴해서 다시 자유로로 빠지게 된 일. 아마 또 15분의 시간에 3천원 정도의 기름을 더 썼겠다.

세번째 재수없는 일은 정말 값비싸게 비용을 치르렀다. '아.. 이제 무사히, 비바람을 뚫고 인천 목적지에 도착했구나'하고 생각하던, 마음 푹 놓던 참에 일어났다. 인천 롯데백화점 푸드코트에서 점심을 해결하자는 와이프의 제안에 롯데백화점 100미터 지나 인천터미널 전 사거리에서 유턴을 했다. 좌회전 신호를 받고, 뒤에 롯데백화점이 있으니 아무 생각 없이 유턴을 했는데, 유턴하자말자 기다렸다는 듯이 순찰차의 '위잉~'하는 사이렌 소리가 들렸다. 나 보고 내는 소린줄도 몰랐다. 나나 조수석의 처제나 모두 안절벨트도 잘 메었고, 신호도 잘 지켰는데 왜 그러지? 인천에 첨 오는 사람한테는 인천 안내해주려고 하나?

유턴금지에서 유턴을 해서, 유턴 위반과 중앙선 침범을 했단다. 난 유턴금지 표지를 못봤다고, 인천이 초행길인 일산 사람이라고 은근히 사정을 했지만, 우리의 순경님께서는 친절히 유턴 플러스 중앙선 침범을 끊으시겠다고 은긴히 나를 떠본다. 동생과 사촌동생이 경찰이고, 고모부님도 경찰하다가 은퇴하셨으며, 우리 아부지도 한 때 경찰관이셨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지만, 그냥 뒀다.

서울과 일산에서는 이런 게 걸리면, 싼 원동기(오토바이) 위반으로 가벼운 딱지를 끊어주더만, 이번 순경은 짤 없다. 6만원짜리 유턴위반 끊으면서 중앙선 침범으로 벌점 30점 안 받아서 다행으로 알아라는 얘기를 친절히 해주셨다. 6만원이라니.. 우리 애기 뭐뭐뭐를 살 수 있는 돈인데...

좀 비싼, 고급 승용차나 외제차 타고 다니는 사람들한테나 이런 거 좀 받지.. 우리 같이 중고 베르나 타고 다니는 사람들에게, 몰라서 한, 좌회전 신호에서한 유턴에 6만원을 받다니!!! 에라이 그놈의 준법 경찰관, 니는 잘 하나 보자고... 악감정을 품었다. ㅎㅎㅎ

마지막 재수없는 일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들어간 롯데백화점 푸드코드에서 '떡복이해물치즈그라탕'을 골랐던 일이다. 난 밥도 있고, 떡복이도 있는 해물치즈그라탕인 줄 알았더니, 밥은 없고, 떡복이 열댓개에 해물이라고는 작은 새우 2마리와 오징어 다리 2개가 있는 그라탕이었다. 그것도 6천원씩이나! 오늘 범칙금 6만원에, 맛없이 맵기만 한 그라탕 6천원에, 쓸데 업이 더 먹은 기름값 6천원에.. 6.6.6이 재수없는 인천행이었다. 인천아, 넌 왜그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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