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상반기 테슬라의 주가가 36달러로 하락하면서, 내 주식 계좌는 거의 -40%의 손실을 봤다. 그렇지만 한 주도 팔지 않았다. 주식을 팔고 보유분을 정리하면, 다시 살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어서다. 매도해버리는 순간, 매도가격보다 높으면 절대 다시 살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매도가격보다 낮아도 나 같은 장기투자자에게 매수 시점 파악은 고통이었다. 그냥 버티면서 36달러 근처에서 추가매수했다.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인내하겠다고 다짐하고또 다짐했다. 당시 나의 카카오톡 프로필이 ‘Patience(인내)’였을 정도로 투자자로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 P34
그 인내는 길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나는 2/4분기까지 테슬라의 문제는 글로벌 물류라고 보았고, 3/4분기와 4/4분기로 들어가면 나아질 것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그랬다. 주가는 대세 상승 추세를 나타냈다. 3/4분기 실적이 엄청난 흑자로 전환했고, 4/4분기도흑자를 유지하면서 사람들이 테슬라가 흑자기업이 될 수 있다는 확신을 지게 되었다. 이는 성장주를 매수하는 최적의 타이밍이 장기흑자로 전환될 때임을 다시 한번 주지시켰다. 이를 기반으로 테슬라는 오랜 저지선으로 여겨졌던 76달러를 돌파했다. 당시 나의 테슬라주식 수는 2,500주였다. - P35
마의 76달러를 돌파한 날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너무도 감격스러운 날이었다. 2016년에 처음 테슬라 주식을 매수한 후 상단의저지선으로 있던 76달러를 마침내 돌파한 날이었다. 각종 주식 사이트에서 테슬라에 대한 비아냥이 대놓고 이뤄진 적이 있었고, 나를투기꾼으로 여기는 듯한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런 주식을 왜 사고 있냐.", "그 회사 망한다.", "기존의 자동차 업체들은 손빨고 있냐." 등등 주위의 많은 비난과 조롱을 견뎌내야 했다. 지금도그런 시선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테슬라 주가가 오를 때는 가만히 있던 사람들이 조금만 주가가 휘청거리거나 테슬라에 관한 안 좋은 소식이 들리면 잔인한 말을 쏟아냈다. "내가 그랬잖아. 테슬라는 버블이라고!", "10년 치 이익을 당겨온 거야." 테슬라와 같이, 눈에 띄는 혁신 기업에 대한 평가는 더욱더 가혹하다. 그러나 미래가치를 믿는 사람들은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가만히 지켜본다. 굳이 대응할 필요가 없다. 주식은 대결이 아니다. 이렇게 마음고생을 겪다가, 장기적으로 회사의 성장에 투자한 것이 결실로 돌아오니 이루 말할 수 없이 기뻤다. 내 주변에도 긴 기다림 끝에, 그때 매도한 사람이 꽤 많았다. 그러나 나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했다. 일론 머스크가 이야기한 것 중 일부만이 가시화된 상태였기때문이다. 그의 생각의 크기로 미루어볼 때 당시의 테슬라 주가는너무나 낮았다. - P35
(2020년1월)주가가 100달러에 이르자 많은 사람들이 수익 실현을 했다. 테슬라의 주가가 너무 올랐다고 생각해서다. 물론 6년간 40~80달러를횡보하다 보니, 100달러라는 수치는 너무 커 보였다. 테슬라의 5년, 10년 후의 미래를 보지 않은 사람들의 다수가 수익 실현을 했다. 심지어 트위터상에서 굉장히 유명했던 몇몇 테슬라 불 진영의 사람들도 수익 실현을 했다. 그 순간에도 나는 테슬라의 성장성을 생각하며 매도하지 않았다. 당시 테슬라의 가치는 최소 시가총액 3조 달러정도는 된다고 생각했다. 겨우 1,000억 달러의 시가총액으로는 만족할 수 없었고, 여전히 저평가되었다고 생각했다. 과거부터 지금까지주식시장의 여러 고수들에 따르면, 주식은 매수도 중요하지만 홀딩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얼마나 홀딩할 수 있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투자 실력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 P37
2020년 1월, 주가가 올랐음에도 테슬라에 대한 언론의 공격이 이어졌다. 테슬라 차량의 급발진, 캘리포니아에서의 판매량 급감이 대서특필되기 시작했다. 아마도 오랫동안 테슬라에 투자한 사람이라면 1/4분기 트라우마가 있을 것이다. 테슬라의 1/4분기 실적은 항상좋지 못했다. 2019년 1/4분기 실적이 급격히 안 좋아지면서, 여름에는 36달러 이하로 떨어진 적이 있다. 그러나 나는 오히려 이 시기를주가가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시기라고 보았다. 2020년실적이 좋아질 것은 분명했고, 성장주 투자의 가장 좋은 타이밍은연속된 적자에서 장기적인 흑자로 전환할 때이기 때문이다. 이때는돈을 더 넣어야지 빼면 안 된다. - P38
당시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테슬라 주가는 60% 이상 빠졌다. 마음은 아팠지만 주가는 다시 상승할 것으로 보였다. 기본적으로 주식투자를 잘하려면 어느 정도는 낙관론자가 되어야 한다. 나는 이때 주가가 단기적으로 하락했지만, 결국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보았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시작된 주가 하락은 미국 주식시장에 서킷 브레이커(Circuit Breakers) 를 두 번이나 발동시켰다. 테슬라도 LA에 있는 주력 생산기지인 프리몬트 공장이 폐쇄되면서 1/4분기와 2/4분기 실적 전망이 부정적으로 바뀌었고, 주가는 하염없이 하락했다. 나는 이때도 주식 매매를 하지 않고 이 패닉이 빨리 멈추길 기다렸다. - P40
테슬라 주가가 180달러 수준에 이르렀을 때는 여러 주식 커뮤니티에서 "테슬라는 미래다."라며 서로 사겠다고 달려들었다. 그런데 주가가 막상 72달러로 반 토막 나니, 아무도 쳐다보지 않았다. 그래서 누구나 기다리는 조정은 없다고 하는 것이다. 주가가 반값이 되자 아무도 사지 않는 아이러니가 발생했다. 사실 테슬라는 하나도변하지 않았다. 역사에서 배운 인류의 대응력을 믿었다면 이는 하늘이 준 기회였다. 당연히 인간은 적응할 것이고, 시간은 조금 걸리겠지만 경제는 언젠가 회복할 것이었다. 테슬라는 수요보다는 공급에제약 조건이 있는 회사다. 그래서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셧다운으로 발생한 수요 위축에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때는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정답이었다. 그러나 이때 매수한 사람은 많지 않다. 다들 테슬라가 망하거나, 주가가 더 하락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 P43
테슬라의 혁신성 vs 거품론
테슬라 주가가 폭락하면 항상 폭락론자들은 "테슬라는 역시 버블이었다."라고 말한다. "테슬라가 그럼 그렇지, 거품이다." 등과 같이 당연히 주가가 떨어질 줄 알았다는 말을 쏟아낸다. 테슬라의 주가 하락을 기다리는 사람이 너무나 많다는 생각조차 들 정도다. 실제로아마존, 애플도 폭락론자들의 공격을 계속 받아왔다. 혁신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은 기존 방식으로 측정하기 어렵고, 통찰의 영역이기에 항상 버블론에 휩싸인다. 하지만 주가는 신도 모른다. ‘파괴적 혁신 기업은 성장한다‘는 사실만 알 뿐이다. -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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