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편으로 우리는 완벽하게 좋은 것을 만들지 못하면 안 만드니만 못하다며 그냥 포기했다. 서툰 것, 설익은 것을 세상에 내놓으면 욕먹었다. 그런 건 아예 ‘윗분들 선에서 통과되지도 못했다.
소비자들의 의견보다는 윗분의 결재를 받는 게 더 큰일이었다. 그들의 마음에 들 때까지 계속 좋은 것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그때는한번 잘한 사람, 잘나간 사람이 계속 승승장구했고, 그들에게 많은것을 의존했다. 그들과 비교하면 (당시에는) 애송이인 나 같은 사람들이 만드는 것은 허접하게 보였고 그들의 경험치를 절대로 넘어설 수 없을 것 같았다. 우리 때는 그랬다. 어설프지만 새로운 시도라는 말은 잘 못한다는 말과 동의어였다. 만약 그때 누군가 이슬아작가와 같은 일을 시도했다면? 아마도 다들 미쳤다고 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