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무한한 잠재력이 내재해 있다는 생각은 매력적이다. 나아가 우리 모두 정서적으로나 영적으로 더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자기계발의 이념은 매혹적이기지 하다. 하지만 의심을 거두지 말아야 할 이유가 분명 있다.
사회학자 앨리 러셀 혹실드 Arlie Russell Hochschild는 비평적 분석을통해 코칭은 이상한 형태의 아웃소싱‘을 암시한다고 지적한다. 혹실드의 주장에 따르면, 우리는 예전에는 스스로 챙겼던 지극히 사적인 생활 영역까지 아웃소싱하고 있다. 온라인 프로필이 그럴싸하면 혹시 오프라인 만남으로 이어지지 않을까싶어 코치를 동원해 프로필을 각색하고, 인생에서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내기 위해 코치를 찾는 시대가 되었다. 이런 식으로 코치의 도움에 기대다 보면, 우리의 일상생활 자체가 전문가의 손길에 노출된다. 우리의 내밀한 생활까지 전문가에게 아웃소싱하면 우리는 더 근본적인 무언가를 잃게 된고 혹실드는 경고한다. 끝없는 완벽 추구에 빠져서 전문가 조언을 더 많이 받기 위해 돈을 더 많이 벌려고 더 많이 일하게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코칭의 아이러니 또는 함정이다.

우리가 더 불안해지고 고립되고 시간에 쫓길수록, 돈을 주고 사는개인 서비스에 의존할 가능성은 더 커진다. 늘어나는 개인 서비스를 감당하기 위해 일하는 시간을 늘릴 수밖에 없다. 결국 우리는 가족과 친구, 이웃과 함께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면서, 아는 사람에게 도움을 청할 생각은 점점 안 하게 되고, 그들 역시 우리에게 도움 받을 생각을 하지 않게 된다.

" 자의식 강하고 자유를 사랑하면서도 친환경 의식까지 갖춘 개념남이다. "나는 한계도 밀고, 문도 밀고, 유모차도 밀고, 다 잘 민다." 캐주얼한 차림에 머리는 짧고 남성용 가방을 멘 그는 자기소개를 계속한다. "나는바지를 입고, 로션을 바르고, 비난도 감수한다. 그래도 끄떡없다." 그는 사회적 동물로서 늘 네트워킹하며 항상 바쁘게 움직인다. "나는 트윗하고 포스팅하고 호스팅하고 공유하고 링크 걸고 좋아요‘를 누른다." 그는 최상의 수행능력을 지닌 시인이자 경영자이자 컨설턴트이면서 인생의 사소한 즐거움도소중히 여길 줄 안다. "나는 집 꾸미기를 좋아하고, 살림도 잘하고, 집에서 이웃과 파티도 즐기고, 지금은 개집을 치우고 있다. 나는 바비큐 좋아하는 육식주의자이자 소시지 굽고 새우까는 샐러드 애호가." 한마디로 그는 현재형 인간이다. "나는인터내셔널, 인터커넥티드 인터컨티넨탈.… 아무튼 ‘인터 어간 건 뭐든 다 한다."

차는 소품에 불과하다. ‘뭐든 다 하는‘ 현재형 인간의 다른 필수품으로 대체해도 무방하다. 이 광고의 상품은 특정한자아상이다. 유연하고 능동적이며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하는 자아.

현재형 인간은 이른바 자본주의의 새로운 정신의 산물(또는증상)이다. 자본주의의 새로운 정신에 대한 정의는 잠시 미뤄 두고, 그것이 얼마나 최근 경향인지부터 살펴보자.
불과 반세기 전만 해도 자본주의 문화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당대의 표상이 된 1955년 존 브랙 John Brack의 명화 〈오후 5시 콜린스가〉이다. 호주 대도시의 직장인들 모습을 그린 이 유명한 그림은 우리에게 꽤 낯익은 풍경이다. 지친 사무직 노동자들이 마침내 하루 업무를 마치고 거리로 쏟아져 나와 귀갓길에 오른다. 침월표정과 지저분한 색채의 사람들은 모두 한곳을 향해사무실에서 기차역으로 가고 있는 것 같다. 얼굴성이 보이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풍기는 인상는는 거대한 기계의 박자에 맞춰 행진하는두 한곳을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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