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열정이 진영 논리에 빠져들지 않았더라면 페미니스트였을 사람마저 진영 논리의 이름으로 페미니즘을 탄압하는 사람으로 변신할수 있게 만든 건 아닐까? 열정은 매우 충동적이고 격정적이어서 증오로 바뀌기 쉽다는데, 그래서 그들은 페미니즘을 증오하는 정신 이상의수준으로까지 나아가게 된 건 아니었을까? 나 역시 한때 열정의 힘을빌려 진영 논리의 포로가 되길 자청해 활약했다가 운 좋게 그 굴레에서 탈출한 사람으로서 열정의 두 얼굴에 대해 모골이 송연한 느낌마저 갖게 된다. p.219

탁현민을 비판한 페미니스트들은 눈물겨울 정도로 자신이 문재인의 열렬한 지지자로서 문재인 정부의 성공을 누구보다 바라는 사람이라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 탁현민 옹호자들을 설득해보려는 몸부림이었겠지만, 이들은 진영 논리의 이성을 과대평가했다. 진영 논리는겉보기엔 진영을 위한 논리 같지만, 결국엔 진영을 죽이는 논리기 때 문이다. 진영 논리 중독자들은 순간에 집착하면서도 그게 ‘멀리 내다.
보는 눈‘이라고 강변한다. 바로 진영 논리의 동력인 열정의 속성이다.
우리는 ‘간신臣’을 자신의 잇속을 위해 아첨하는 간사하고 간악한 사람으로 이해한다. 그런가? 간신의 아첨이 좋은 결과를 낳으면 그는충신이 되지만, 좋지 못한 결과를 낳으면 그는 간신이 된다. 아닌가?
공직에 대한 욕심이 없으면 잇속이 아닌가? 자신이 권력자들과 가깝거나 그들에게서 감사의 말을 듣는 데에서 누리는 권력 감정은 잇속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른바 ‘순수한 지지‘의 정체를 이렇게파고 들면 결국 이런 의문이 제기된다. 진영 논리에 찌든 진보는 과연페미니즘의 우군이 될 수 있고 되어야만 할 세력인가? p.218

- "이 책은 인권 교육 교재로 효과적이다. 상투적이어서 더욱 그렇다.
많은 남성들이 속으로 탁씨를 지지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진보’라고 자처하거나 간주되는 남성들 중에서 탁씨의 책 내용보다 더뿌리 깊은 인종주의자, 특히 남성 우월주의자male chauvinists들이 숱하다.
‘진보‘를 자원 삼아 여성으로부터 연애, 폭력, 돈, 감정 갈취는 물론 여성 활동가의 앞날을 좌우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차이가 있다면, 이런주장을 책으로 낸 탁씨의 ‘부지런함‘이다."p.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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