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바로 곡을 치면서 연습하는 게 가장 빠른 연습 방법이야. 내가[Imagine]의 8마디까지 쳐볼게."
그의 말대로 C코드와 F코드를 잡는 것은 기타보다 아주 쉬워 보였다.
그냥 손가락 3개로 위치만 바꿔서 눌러주는 것 뿐이었다.
"그럼, 왼손은 어떻게 하는 건데?"
"왼손은 더 쉬워, C라고 쓰여 있으면 왼손은 1옥타브 아래쪽에 ‘도‘ 만누르면 돼. F는 파만 누르면 되고, 그리고 왼손은 오른손처럼 4번씩누르면 안 돼, 코드마다 한 번씩만, 쉽지?" 민재가 시범을 보이기 시작했다.

[Imagine을 민재의 방법대로 치기 시작했다. 그렇게 피아노에 2시간을 앉아 있었다. 나우주와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체르니 100은 들여다 보지도 않았다.
민재가 가르쳐준 피아노 치는 방법데로 코드를 누르면서 더듬더듬[Imagine]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Imagine there‘s no heaven...."
지금 난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이건놀라운 일이었다. 조금만 더 연습하면 나의 모습을 누구에게든지 자랑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피아노 앞에 2시간을 더 앉아 있었다. 페달 밟는 것이 조금은 까다로웠지만 그 까다로움은 곧 나에게 정복될 것이다.

내가 아는 작곡의 첫 번째 방법은 흥얼거리면서 멜로디를 먼저 만들고 그 멜로디에다 코드라는 옷을 입히는 것이다. 이것은 언제 어디서나 휴대가 가능한 아주 간편한 작곡 방법이다.
멜로디를 만드는 일은 길에서도 할 수 있고 잠이 들기 전에도 할 수 있며, 화장실에 앉아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하지만 단점이 있다. 그것으그 멜로디를 금방 까먹어 버린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휴대용 녹음기나 아주 뛰어난 기억력이 요구된다.

작곡의 두 번째은 자신이 나름대로 괜찮다고 정한 코드 진행 위에다 멜 로디를 쑤셔넣는 방법이다. 다시 말하자면 멜로디를 먼저 만드는 것이 아니라 코드의 진행을 먼저 만들고 그 코드 진행 위에다 멜로디들을 흥얼거리면서 끼워 맞춘다는 말이다. 이것은 첫 번째 방법보다 조금 더 까다롭다.

이 방법은 음악적인 소양을 어느 정도 필요로 하는데 코드의 진행과 관
련된 화성학을 알아야만 더 쉽게 할 수 있는 작곡방법이다. 하지만 이것역시도 그렇게 어렵지 않다. 어느 정도의 노력만 필요할 뿐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코드의 패턴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같은코드 진행 속에 서로 다른 멜로디로 이루어진 곡들이 세상에 얼마나 많은 가. 곡을 쓰는 것에 욕심만 있다면 코드의 성질과 패턴을 알게 되는 것은 시간 문제다. 느리면 1년에서 빠르면 1주일 정도?

하지만 우리가 잊어선 안 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은 코드의 진행보다 멜로디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코드 진행이 예쁜 옷과 같은 것이라면 멜나는 그 옷을 입는 사람에 비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제나 본질이 중요한 법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