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우라니까, 남자끼리는 괜찮아."
"괜찮습니다."
"이 친구 아주 기 눈치를 엄청 본다. 자, 어서."
장인은 급기야는 큼지막한 손으로 내 팔뚝을 잡으며 담배를 쥐여주려 했다.
"괜찮은데요, 진짜."
"아, 안 보여. 가게 안에서는 안 보인다니까. 무슨 남자가 그렇게 배짱이 없어."
"아뇨, 정말, 괜찮다니까요."
나는 나도 모르게 담배를 쳐서 떨어뜨렸고 어색한 침묵이 장인과 나 사이에 흘렀다. 그 잠깐을 개구리와 풀벌레들이 떽떽떽떽메웠다.
"할아버지가 폐암으로 돌아가셨거든요."
"그랬나? 거 무서운 병이지."
"삼촌도."
"삼촌도 그랬나?"
이주일도 그렇지 않았습니까?"
"그랬지, 확실히 그랬지."
장인은 허리를 숙여 담배를 줍다가 그래, 몸에도 좋지 않은 이것, 하면서 수풀로 던졌다. 잠깐 소리가 잦아들다가 이어졌다. 그사이 기가 나와서 "둘이 뭐해?" 하고 소리쳤고 나는 "야, 별 봐라,
쏟아질 것 같아!" 하고 하늘을 가리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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