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주가 지났습니다. 단순 보도량으로따지면 가족 관련 수사가 검찰개혁 이슈를덮는 모양새입니다.

씁쓸합니다.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을 하고요. 개혁이 혁명보다 어렵다는 이야기를절감하고 있습니다. (검찰개혁이) 이번에도 좌초되면 같은 생각은 하고 싶지 않습 니다. 취임사에서도 말했지만 개인으로 선것이 아니라 소명을 다하기 위해서입니다.
검찰개혁은 저를 딛고서라도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구시대의 잿더미를 넘어 새로운 개혁의 시간이 온다는 다짐을 하면서이를 악물고 출근하고 있습니다.

검찰개혁이 시대적 과제라는 건 문재인 대통령이나 당시 민정수석이었던 저 역시 너무나 잘 알고 있었고요. 검찰개혁이라는 게검찰을 적으로 돌리고, 이를테면 해산이나해체하는 억압적 방식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부 초기부터 입법을 통해 검찰개혁을 불가역적으로 법제화 제도화하는 데 주력했습니다.
크게 두 가지입니다. 독립기구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과 경찰에 1차적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한 검·경 수사권 조정인데요. 모두 법률 개정 사항이고 문재인 정부는 이게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어요. 특히 검·경 수사권조정 문제는 검찰과 경찰이 스스로 합의하도록 하면 해결이 되지 않으리라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대통령이 검·경 상급부서인 법무부와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지시해서 논의를 거쳐 합의하도록 하는게 법치주의에 맞는다고 판단했고 민정수석으로서 그 과정이 이행될 수 있도록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흔히 검찰 독립을 검찰에 전혀 간섭을 안하는 걸로 이해하는 것 같아요.

법무부 장관의 검찰 인사, 예산 분장과사건 지휘·감독권 행사는 검찰에 대한 부당한 압력 행사가 아니라 주권자인 국민에의한 민주적 통제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 핵심이 ‘선출되지 않은 권력은선출된 권력으로부터 통제받아야 한다‘는것이거든요. 미국은 검사장 직선제를 하죠. 미국에서 검사장은 주민들 선거로 뽑기 때문에 인사와 예산을 자신이 쥐는 것.
에 대해 정당성을 갖고 있어요. 물론 검사장 직선제는 훨씬 더 정치적인 문제에 휘둘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검찰 독립을 말할 때 이걸 이루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직선제라고 보고요. 제가 지금 이걸하자는 것도, 우리가 지금 그런 제도를 택하고 있는 것도 아니죠. 넓은 의미에서 보면 검사도 행정 관료거든요. 열심히 공부해서 검사가 되고 이른바 ‘관료 트랙에 타는 건데, 어떠한 관료라고 하더라도 선출되지 않은 권력은 선출된 권력으로부터 통제받아야 합니다. 이게 핵심이기 때문에계속 말씀드릴 수밖에 없는 거고요.

일거수일투족이 주목받는 상황에서 업무를보는 일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처음 지명됐을 때는 이런 상태에 놓이리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훨씬 더 신나게, 즐겁게, 제가 원래 구상했던 것들을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죠. 그게 제 업보인지 운명인지 모르겠지만 이런 처지에놓이게 되었습니다. 제가 뭐 운명론자는아닙니다. 제가 해야 할 게 뭘까 생각해볼때, 제가 아주 나쁜 조건에 있는 거 아닙니까?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데까지를 하자생각합니다. 할 수 있는 데까지 하자. 그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진짜 모르겠습니다. 알 수도 없고, 수사 문제는 제가 실제로 알지도 못하고, 제가 아주 개인적으로만 보자면 가족을 돌보는게 급합니다. 집에 있지를 못하잖아요, 오늘도, 제 가족을 돌보지 못하는 상태에 있거든요. 제가 그냥 사인이라면 빨리 가족에게 돌아가서 돌봐야 됩니다. 가족들이힘들어하는 상태인데…. 그 점에서 힘들죠. 힘든데 제가 사인이 아니라 공인, 그중에서도 고위 공직자이기 때문에, 앞서 ‘이번에도 좌초되면‘이라는 생각은 상상하기도 싫다고 했습니다만, 임명됐을 때 하려고 했던 걸 이루지 못할 수도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임명됐을까. 현재 상당수 국민들이 제가 부족하고 미흡하고,
불찰이 있다는 걸 알면서도, 저에 대한 실망도 했고 분노도 하셨고 저의 부족함을다 알면서도 왜 검찰개혁이 필요하다고생각하실까. 조국 장관이라는 사람이 너무 좋다 이게 아니에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 뜻, 국민들의 뜻을 생각하면서일을 하려고 합니다. 한 걸음 한 걸음 그냥가보려고요. 갈 때마다 불편한 한 걸음이에요. 공적 행보를 할 때 즐겁거나 이렇지않은 상황입니다. 어쩔 수 없이 불편한 일들이 벌어지거든요. 책임, 소명, 소임 이런말들이 얼마나 두렵고 무서운 말인지 깨 우치고 있습니다. 요새는 제가 하루를 살고 또 하루를 살아내는 것이 개혁이고 인 생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뒤로 되돌릴수 없는 개혁, 결국은 제도화, 제도화, 제도화라고 봅니다. 죽을힘을 다해 한 걸음이라도 앞으로 내디딜 겁니다. 언제 어디까지일지 모르지만 갈 수 있는 데까지 가볼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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