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층의 사각지대 동서 미스터리 북스 147
모리무라 세이치 지음, 김수연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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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과 선>을 읽은 후 이 책을 읽게 되었는데 이 무슨 우연인가. 이 두 작품은 놀랍도록 닮아 있다. 타 지역 동료 형사와 교감하는 모습이나 형사간의 유대적인 모습 등에서 형사들이 등장하는 작품의 공통점이 보이는 듯도 하다. 후반부의 교통수단을 이용한 트릭을 보면서 <점과 선>이 계속 생각났다. 완벽한 트릭의 파해라는 점에서 이 책은 색다른 만족을 준다. 초반부에는 밀실-게다가 가장 유력한 용의자의 알리바이는 주인공격인 형사에 의해 증명된다-이 등장하고 후반부에는 시간에 대한 트릭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불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밀실과 시간트릭은 서로 닮아 있다.

개인적으로 초반의 밀실트릭에서 아쉬웠던 점이 있다. 그 부분이 그토록 허술하다니...(밀실트릭이 풀리면 무슨 뜻인지 알게 될 것이다)밀실이 풀리면서부터는 시간과의 싸움이 계속된다. 시간을 이용할 줄 아는 범인의 이중 삼중 트릭에 형사들은 지치게 되지만 피해자와 관련이 있는 한 형사에 의해 집요하게 추적된다.

여러모로 느낌이 색다른 작품이었다. 밀실트릭은 암호와 더불어 굉장히 좋아하는 터라 대부분 즐거웠고 후반부의 시간 알리바이도 색다른 맛이 있었다.
작가인 모리무라 세이치는 <노란 방>과 <점과 선>을 굉장히 즐겨 읽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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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과 선 동서 미스터리 북스 52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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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점과 선>에는 마츠모토 세이초의 작품 두편이 실려있다. 특이하게도 이 두 작품의 성격은 전혀 다르다. 표제작인 '점과 선'은 범인의 정교한 트릭을 파해하는 형식이고 뒤에 실린 '제로의 초점'은 사회상이 반영된 심리물에 가깝다. 개인적으로는 '점과 선'이 더 좋다. 완벽한 듯이 보이는 트릭을 하나씩 풀어나갈 때의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시간을 이용한 알리바이 덕분에 빽빽히 보이는 열차시간표와 숫자-시간-의 끈임없는 나열 때문에 읽는 재미가 반감될 수도 있겠다. 작위적인 완벽함은 의심스럽다. 범인은 이래저래 괴롭다. 너무 완벽하면 작위적이고 약간만 허술해도 치명적인 약점이 되니 말이다.

'제로의 초점'은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작품의 사회적 배경-로 불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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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 경감 최대사건 동서 미스터리 북스 121
프리먼 윌스 크로프츠 지음, 김민영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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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를 흔히들 둔재 탐정(사실은 경감이지만)이라 칭하지만 엄밀히 말한다면 프렌치가 둔재인 것이 아니라 다른 탐정들이 초인적이다. 회색 뇌세포도 없고 터프함도 없는 흔하디 흔한 탐정이 등장하는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바로 둔재탐정 프렌치에 있다. 굳이 비유를 하자면 백로속의 까마귀처럼 눈에 띄는 것이다.
초인 탐정들은 이미 범인을 알고 있다. 다만 독자들을 애태우게 하려고-또는 트릭을 파해하려고- 알려주지 않는데 우리의 프렌치는 독자들과 그 시선을 같이 하고 있다. 최후로 범인을 잡았을 때 프렌치의 놀라는 모습이 정겹다.

즐겁게 읽은 책이다. 중간에 암호가 등장하여 나를 더 즐겁게 해주었으며 아내에게 사건을 이야기하고 도움을 청하자 프렌치를 '와트슨'이라 놀리며 힌트를 주는 아내의 모습에 슬며시 웃음지었다. 사실, 책을 읽다 보면 범인을 프렌치보다 더 쉽게 알아차릴 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프렌치와 함께 사건을 해결하려 유럽을 넘나드는 여행은 퍽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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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이의 목 동서 미스터리 북스 17
조르주 시므농 지음, 민희식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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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앙드레 지드의 '위대한 작가'라는 평가가 아니더라도 심농의 작품은 느낌이 색다르다. <사나이의 목>은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사형수가 된 한 남자를 탈옥시켜 진범을 잡으려는 메그레 경감은 곧 실제 범죄를 행했다고 짐작되는 한 남자를 주목하게 된다.
사실 이 남자가 범인임에는 틀림없어 보이고 메그레 경감도 그 범죄를 파해하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되지만 '어떻게'보다는 '왜'에 주목한다. '누가', '어떻게' 그 범죄를 저질렀느냐는 이 '왜'라는 범죄자의 심리를 보여주는 부분으로 심농이 실제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이 '왜'이다.
또다른 작품인 <황색의 개>는 전통적인 방식을 충실히 따르는 추리소설로 범죄현장마다 등장하는 누런 개가 매개가 되는데 역시 사람의 모습들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글쎄... 트릭이나 추리과정이 정교한 작품을 원한다면 이 책은 피해가길 바란다. 추리소설은 이래야 한다는 선입견을 버린다면 좋은 작품이다.
단편집도 출간되었던데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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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마일은 너무 멀다 동서 미스터리 북스 96
해리 케멜먼 지음, 이정태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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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마일은 너무 멀다. 그것도 빗속에서라면 더욱 힘들다." 몇 마디의 문장으로 닉 웰트 교수는 논리적으로 추론하고 결국 그 추론은 사실이 되어 사건을 해결한다. '말 많은 주전자'에서는 이런 경향이 극한까지 전개되는데 옆 방의 물 끓는 주전자 소리로 사건을 해결하는 닉 웰트의 모습은 논리적인 추론의 단계를 뛰어넘어 너무 비약이 심한게 아닐까 하는 의심마저 들게 할 정도로 극단적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추론의 한계를 뛰어넘어 상상력이 결부된 듯한 닉 웰트의 추리 과정은 오히려 그 작위적인 면이 매력적이기까지 하다. 9마일 시리즈를 즐기기 위해서는 책 속에서의 '나'가 되면 된다. 의심하지 않고 닉 웰트가 이끄는대로 따라간다면 더할나위 없이 즐거울 것이다.

책의 말미에는 다른 작가의 작품 두편이 실려 있다. 재미있게 읽었지만 닉 웰트의 활약을 더 보았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단편이 주는 경쾌함, 닉 웰트의 추론이 주는 유쾌함을 체험해 보려면 이 <9마일은 너무 멀다>만한게 없을 것이다. 단 주인공 닉 웰트의 무개성, 번역의 무성의함을 참아낼 정도의 인내력은 있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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