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original message was received at Wed, 13 Apr 2005 10:36:45 +0900 from [211.233.31.***] ....중간생략......
안녕하세요? 책 주문 때문에 실랑이를 벌인 박**입니다. 님의 메일을 등록시키면서 한 자 씁니다. 몇 년간 알라딘을 편리하게 이용하면서 제 일을 더욱 열심히 할 수 있었어요. 오늘같은 사고가 더러 있었지만, 그래도 알라딘에 무슨 미련이 남았나 봐요. 그야말로 미운정 고운정이 다 든 셈입니다.
솔직히 말해서, 책 할인률도 알라딘 보다 더 낮춰 주는 사이버 서점도 많고, 포장이나 배송기간도 알라딘이 최상은 아니거든요. 그럼에도 제가 몇 번이나 어려움을 겪었으면서도 알라딘을 이용하는 것은 첫째는 블로그(서재)를 통해 서재 여러 지인들과의 친분 때문이며 둘째는 알라딘 직원들의 친절 때문입니다. 이건 저 혼자만의 의견이 아니라 여러 알라디너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입니다.
오늘 제게 책이 제대로 배달되지 않아서 아주 불편할 것 같습니다만 그래서 속도 많이 상하고 화도 냈지만 말이에요, 화가 나서 손해배상을 해달라고 말도 했지만 말예요, 희한하게도, 알라딘이 안쓰럽단 마음도 들더군요. 알라딘 서점이 속히 물류체제가 더 좋아지고 배송이 원활하길 바랍니다. 몇 해전 사이버서점이 줄줄이 문을 닫던데, 부디 알라딘은 튼튼한 기업이 되었으면 좋겠군요.
그리고 알라딘의 사장님은 직원들이 얼마나 친절한지 알아주시면 좋겠군요. 서재를 운영하는 것도 알라딘의 큰 매력이란 것도요.
윤현숙님, 봄꽃 향기가 진동하는 좋은 아침입니다. 오늘 하루도 행복한 직장 생활이 되시길 바랍니다.
2005. 4.13.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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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를 잘 못 썼는지 내가 쓴 메일이 이렇게 반송되어 와 있다. 이 메일은 알라딘 상담직원 윤현숙님께(실명을 밝혀도 될 것 같다)보낸 것이다. 내가 이렇게 메일을 쓰게 된 경위를 간략하게 설명하면,
1. 지난 11일(월)아침, 수요일에 필요한 교재 <어린이 일리아드>6권을 급히 주문함. 24시간 내 출고 가능한 책이라서 화요일 오후에 발송하면 수요일 오전에 무사히 내 손으로 들어 올 수 있다. 그러나 간혹 단일 품종을 여러 권 주문하면 재고확보에 좀 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평소에는 몇 군데 서점을 이용하여 분산 주문하는데 급히 서둘다보니 알라딘에서 전량 주문하는 실수를 범했다.
2. 고객센타로 <급합니다>라고 글을 올리고, 9:30에 전화함. 그동안 발송지연의 사태로 몇 번 곤란을 겪으면서 이렇게 급할 때는 <메일>이나<전화>로 따로 연락을 해 주면 선처를 해 주겠다는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다.
3. 상담원과 연결이 되지 않아 내 전화번호를 남김. "지금은 모든 상담원이 상담 중이오니 지역번호를 포함한 전화번호를 남겨 주시면 빠른 시간 내에 연락드리겠습니다."라는 멘트에 내 전화번호를 남겼지만 전화는 하루 종일 오지 않았다.
4. 11일(월) 저녁 6:30 경에 전화가 옴.재고확보가 안 되었다고 함. 아이쿠, 내가 우려하던 사태가 터지고야 말았다. 부수가 모자는 책. 그러나 이제 와서 재고확보가 덜 되어 배송 못한다고 하면 나는 어쩌라구??? 아침에 통화만 했었어도 다른 서점으로 주문할 수 있었는데.
5. 현재 알라딘에 10권이상 준비된 <개구장이 아이들>로 책을 바꿈.즉 화요일 발송가능한 책임. 전에 했던 수업안을 찾았다. 수업안을 찾아내어 다시 공부하며 준비하는 수고가 따를지라도 수요일엔 꼭 새 책을 갖고 가야한다.
6. 13일(수) 아침, 택배 기사님께 확인차 전화 함. 12시 안에 책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택배 기사님과 통화하였는데, 내 앞으로 온 택배는 없다는 엄청난 소식을 전했다.뜨아~~
7. 13일 9:00 확인 결과, 알라딘에서 오류로 배송이 안 되었다고 함. 이때 난 화가 머리꼭대기까지 났다. 윤현숙 상담직원이 사과를 했지만, 미안하단 말 한마디로 구멍난 내 수업은 해결되지 못한다. 내 입장을 설명하고 속상해서 <손해배상>하라고 난리를 쳤다.
이 때 알라딘과는 거래를 하지 않아야 겠다고 생각했다. 분산주문을 하면 알라딘은 배송에서 점수가 깎인다. 벌써 몇 번째 이런 곤란을 겪었는지 모른다. 이 참에 아주 전을 걷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그러자니 서재질로 다져진 지인들과의 만남도 끊어야 될 것이다. 다른 데서 책 사면서 블로그는 알라딘에 그대로 두는 것이 왠지 양심에 찔린다.그리고 더 무서운 것은 3~4년 동안 알라딘을 이용하면서 미운정까지 들었는지 "알라딘"을 걱정하는 맘까지 들었다는 사실이다. 나는 알라딘의 주주도 아니고 사돈의 팔촌도 아닌데 이 회사가 망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무의식 중에 하고 있었다.
8. 10:00 다시 전화해서 <손해배상>은 안 해도 되니, 다음부턴 약속을 잘 지켜 달라고 말하며 무마시킴. 알라딘에서 <손해배상>을 한들 어떻게 보상을 하겠는가? 알라딘이 좀 더 개선되길 진심으로 원하면서 기다려 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침부터 혼줄이 난 윤현숙 직원은 끝까지 친절하게 대해 주었고, 고맙다며 앞으로 그런 급한 일이 있으면 자신의 개인 메일로 알려 달라고 하였다. 내 밥줄이 달린 일이니까 나를 생각해 주는 처사였으리라. 참 착한 직원이다. 사장님과 친인척은 아니겠지? 자신의 업무에 열심인 모습이 전화기 건너편에서 느껴졌다.
9. 윤직원의 메일주소를 등록시키며 위의 내용의 메일을 씀.
10. 메일 반송되어 옴. <발송지연에 따른 보상금>으로 2000원이 적립됨 허걱.2000원! 내가 배상금인지 보상금인지는 안 받기로 맘을 비웠으니 망정이지......
2005. 4.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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