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의 변모를 한 마디로 압축해보면...
"알라딘 서재지인의 자율성을 저해하는 상업성의 강화로 인해
쓸데없이 복잡해진 구성을 예전의 인력만으로 감당하려다 보니
역부족인 상황이다"
라고 압축할 수 있다.

알라딘은 아마존과 구글에서 배워야 한다.
인터넷 쇼핑몰 가운데 아마존엔 블로그 시스템이 없다.
아마존에선 컨텐츠를, 구글에선 목적에 충실한, 단순하지만 확실한 기능성을 배웠으면 한다.

알라딘은 책을 좋아하는 이들, 서점을 중심으로 모이는 단골 고객들을
떠 안는 시스템(서재)을 이용해 이들을 알라딘 서점 안에서 즐기도록 배려한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알라딘 서점에 의해 주어진 환경, 틀 안에서 활동하도록
제약받는 틀 안에 둥지를 틀었다.
알라딘 서재는 알라딘 서점 측에서 미리 만들어 둔 프레임 안에서 활동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블로그들과는 다르다.



서재라 불리는 블로그의 목적
"서재"란 명칭은 이 블로그의 목적을 규정한다.
마이리뷰, 마이리스트 등은 알라딘측의 목적과 서재 이용자의 목적이
서로 공통되는 지점에서 형성된 주제들이다.
이런 주제는 알라딘 서재에 일정한 진입장벽을 형성한다.
즉, 이곳은 그냥 노는 곳, 자기 얘기만 하고 가는 곳이 아니라 책을 매개로 한 소통을 강제한다.
서재 이용자들의 숫자가 일정하게 증가하지 않는 이유는 알라딘 서재의 이런 진입장벽 때문이고,
이는 서재 이용자들의 불만이 아니라 다른 의미에선 만족감을 증대한다.

알라딘 개편 이후의 불편함
앞서 알라딘의 개편을 다음과 같이 요약한 바 있다.
"알라딘 서재지인의 자율성을 저해하는 상업성의 강화로 인해
쓸데없이 복잡해진 구성을 예전의 인력만으로 감당하려다 보니
역부족인 상황이다"


실제로 알라딘 서재의 개편 이후의 불편한 점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서재인들에게는 사실상 불필요하거나 자율적인 이용에 맡겨두어도 될 부분들 혹은
다른 곳에서라면 서재인들을 위한 별도의 인덱스 화면에서 처리해도 될 항목들을 불필요하게
각각의 서재에 할애하고 있는 것들이다.

서재 개편 이전에 알라딘측이 서재지인들에게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사항들은
"보관함, 소장함, 마이리스트, 마이리뷰" 와 같이 책, 인터넷 서점 이용과 관련한 4가지 항목이었고,
여기에 블로그라 할 수 있는 "마이페이퍼" 기능까지 포함하면 5가지 기능이었다.
이 기능들은 이용하지 않아도 그만일 수 있고, 비공개로 할 수도 있으며 나름대로 이용자 각 개인이
선택한 서재의 이용목적에 부합되는 혹은 인터넷 서점 이용에도 도움이 되는 항목들이라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개편 이후의 가장 큰 문제는 알라딘 서점측이 지나치게 서재의 항목들을 세세하게 규정하고 있어
서재인들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침해하는 결과를 빚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서재 구성 자체가 매우 복잡해졌다는 점을 지적해야 한다.
복잡해진 반면에 이용에 편리가 더해졌다면 그나마 다행인데,
사실상 불필요한 항목들이 너무 많이 생겼다.



쓸데없이 많아진 항목들
- 혹시 알라딘 서점측의 공연한 참견은 아닌가?

예를 들어 "나의 질문, 나의 답변, 구매상품에 대한 질문, 내가 참여한 투표" 등은 개인에 따라
이용빈도가 거의 없거나 필요없는 항목이다. 더군다나 보다 많은 이들의 참여가 필요한 항목이라면
각각의 서재에 굳이 이 부분을 삽입하지 말고, 별도의 메인 화면(예를 들어 "알라딘 마을" 과 같이)
이런 기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외에도 불필요한 기능들은
 "나를 즐겨 찾는 사람들"이다. 상대방이 공개하지 않으면
볼 수도 없는 기능을 굳이 포함시킬 필요가 있을까?
하려거든 확실히 모두 볼 수 있게 하던지,
아니면 이런 기능없이도 지금껏 잘 해왔다는 점을 고려해 없애도 무방하다.
이전부터 있었지만 "즐겨찾는 리스트""즐겨찾는 서재"와 기능과 목적이
중복된다는 점에서 삭제되어도 무방하다.



상업성의 흔적들인가? 어쩔 수 없는 서재의 한계인가?
"밑줄 긋기, 사진으로 올리기"와 같은 항목은 "마이페이퍼" 기능을 상당부분 침해하고 있는 것들이다.
알라딘 서점측에서 이런 기능들을 도입한 것은 필경 상업성의 강화 때문이다.
책에 대한 보다 많은 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도 존재하지만,
독자가 찾아낸 책 속의 매력적인 부분을 부각시켜 이를 판매와 연결시켜 보겠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마이리뷰"가 지닌 몇몇 단점들 - 독서인이라고 해서 글쓰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리뷰 참여도를 높이기 어렵다. 서재인들의 리뷰가 책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를 제공하지 못할 수도 있다 등 - 때문에, 그리고 밑줄 긋기와 같이 손쉬운 참여 방법을 통해 알라딘 서점측에서 판매하는 상품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고조시키기 위한 것이다. "사진으로 올리기"도 이와 같은 목적을 지닌다.

"땡스투" 역시 상업적인 목적이란 점에선 대동소이하기는 하지만, 이건 어떤 의미에선 서재지인들을 서점의 종업원으로 만드는 일이기도 하다. 좋은 리뷰, 밑줄 긋기 등등 혹은 기타 다른 사유(가족, 친구, 애인, 동문, 친분도 등)로 자신이 누군가에게 밀어주어 상대방이 경제적 이익을 얻게 만든다는 점에서 최근 교보 측에서 도입한 프렌드샵인지 하는 것과 같다. 이는 소비자가 판매에도 일정하게 관여된다는 점에서 옥션의 방식이다.
이런 방식에 익숙해지고, 실제로 이득을 얻는 이들이 생긴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익숙해지면 어떨지 모르겠으나 이는 알라딘 서점이 여타 다른 인터넷 서점들과의 경쟁에서 지닌 차별성, 강점들을 상대적으로 약화시키는 방식이라 판단된다.



서재의 의의와 커뮤니티
서재 서비스는 블로그의 유행 이전에 알라딘 서점측에서 도입한 최초의 서비스다.
이는 기존의 인터넷 쇼핑몰이 지닌 기능들 가운데 일부를 강화한 것이자,
동시에 기존의 아날로그 서점의 기능을 포함한 탁월한 서비스였다.



기존 인터넷 쇼핑몰들은 게시판들을 통해 서재가 주는 기능들 가운데 일부를 담당하도록 했다.
사실 서재의 기능 가운데 일부는 이전 쇼핑몰들 게시판들이 지닌 기능과 같다. 그것은 상품에 대한 소비자의 평가와 불만사항, Q&A 등의 상품에 대한 피드백, 쇼핑몰과 이용자간의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게시판이 담당했던 것들이다. 그런 내용들을 서재란 기능에 포함시켜 서재를 관리하고 운영하는 각 소비주체들에게 자율적으로 담당하도록 한 것이다. 우리는 별점주기와 리뷰를 통해 상품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해 왔다. 즉, 우리들 자신이 쇼핑몰 게시판 관리자가 담당해야 할 몫을 대행해 온 것이다. 그것도 아주 즐겁게...



최초의 알라딘 리뷰는 200자인지, 500자인지로 한정되었고, 타인의 리뷰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도록 하는 리플 기능이 없었다. 이에 대해 글자수 제한을 해제하고, 리플 기능을 보완한 것이 현재의 마이리뷰 기능이고, 이에 대해 알라딘 서점측에서 제공하는 메리트 역시 리뷰 5개당 얼마라는 형태에서 이달의 리뷰, 이주의 리뷰, 서재의 달인 30위 안에 드는 이에게 제공하는 5,000원 상당의 상품권으로 대체되었다.
이런 기능의 변천은 알라딘 서재의 도입과 함께 온 것으로 상업적인 성공 여부는 알 수 없으나 나름대로 정착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글자 수 제한의 해제는 리뷰를 본격화할 수 있도록 했고, 상대적으로 리뷰어의 자율성을 보장해줄 수 있게 되었다.

개선이 아닌 개악으로 흐르는 알라딘 서재 개편
문제는 알라딘이 애초의 서재가 지녔던 정신으로부터 멀어지는 개선 아닌 개악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다.
누가 뭐래도 알라딘 서재의 핵심 컨텐츠는 마이리뷰와 마이페이퍼에 있다.
마이리뷰가 알라딘 서점에서 고객들에게 요구하고, 제공하는 최소한의 요구치라면,
마이페이퍼는 그 댓가로 알라딘이 제공하는 서비스라 할 수 있다.

알라딘 서재는 양자의 기능으로 압축될 수 있으며, 압축되어야 한다. 
알라딘 서재는 블로그에 비해 상당히 많은 것을 서재 이용자들에게 요구하며 제약하는 시스템이다.
그럼에도 서재지인들이 알라딘 서재를 떠나지 않는 이유는?

그것은 앞서 기존의 아날로그 서점들이 지닌 미덕
(서점 주인과 단골 고객 사이의 소통관계를 상기해보라)
알라딘 서점이 제공하기 때문이고, 그것은 디지털화된 인터넷 쇼핑몰 가운데
알라딘 서점이 가장 아날로그적이란 것에 있다. 즉, 서재의 존재 때문이다.
그런데 서재에 대해 알라딘 서점측이 점차 강요하는 항목들이 증대할 수록
알라딘 서재 이용자들에게 드리워지는 하중은 커지게 된다.

서재 이용자들의 자율성과 창조성을 살릴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주길
이에 대해 나는 알라딘 서재를 다음과 같이 개편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알라딘 서재는 마이리뷰와 마이페이퍼 기능 가운데
서재 이용자들의 자율성에 맡길 수 있는 부분들은
최대한 서재 이용자 자신들의 손으로 규정하고, 변경을 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카테고리 기능은 물론 리뷰와 페이퍼 기능의 이용에 대해
최소한 제로보드 수준의 활용도와 편의성을 제공해주길 바란다.
(여기엔 서재의 바탕화면 혹은 게시판의 스킨 변화 기능을 도입하는 것.)
 
알라딘 마을을 서재만을 위한 별도의 메인 페이지 기능을 갖추도록 하고,
알라딘 서점측에서 서재 이용자들에게 요구하고 싶은 기능들을 필요한 이들,
이를 활용하고자 하는 이들 중심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라.

기타 세부적인 개선 사항들은
서재 타이틀 이미지를 현재의 840x50픽셀에서
최소한 840X100픽셀 정도의 크기로는 이용할 수 있도록 해줄 것.
현재 마이페이퍼의 수정 기능을 이용할 시 저절로 간격이 벌어지는 문제를 수정할 것 등이다.

나머지 사항은 좀더 생각나는 데로 해보겠지만...
알라딘 서점측에서 정말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서재를 상업적인 용도, 비즈니스 차원에서 활용하는 것도 정도껏,
이용하는 데 불편이 없는 선에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구글의 "본래의 목적과 기능에 우선적으로 충실하라"는 교훈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 끝으로 알라딘 서점의 본 페이지 개편이야 알라딘 서점에서 알아서 할 일이겠지만,
서재의 기능들을 변경하는 데 있어서는 최소한의 예의를 지켜주기 바란다.
우리는 알라딘 서적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영세 점장들이 아니라 알라딘 서재의 주인들이다.

이 가운데에는 나처럼 알라딘에서 가물에 콩나듯 30위 안에 든 서재인들에게 제공하는 5,000원의 상품권에 눈이 어둔 사람도 있겠지만, 그보다 더 많은 대다수의 사람들은 책이라는 인류공동의 지적 재산을 사랑하는 이들이다. 변화를 주려거든 미리 의견을 물어본다든지, 앞으로 어떻게 변했으면 좋겠다든지 하는 의견 수렴 과정을 밟는 시늉이라도 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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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지기 2004-12-08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님의 소중한 글, 잘 읽었습니다.

알라딘 사이트 전면 개편에 따라 서재에 불가피하게 추가/변동되는 부분이 '잘' 녹아들지 못했고, 기본적으로 발생해서는 안되는 에러나 버그들이 아직도 해결되지 못해 정말 얼굴을 들 수 없을만큼 죄송할 따름입니다.

본 사이트는 개편을 했지만, 서재는 아직 개편을 하지 않아서 더 큰 불편과 쌩뚱맞은 부분이 많이 있습니다. 빠른 시간 안에 서재 개편을 하여 말씀하신 대로 사용자 선택과 설정 부분을 확대하여, 지금 보다 더 자신만의 공간임이 느껴지고, 자율성이 있고, 예쁘고 편리한 서재로 거듭나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지적해주신 바와 같이 서재는 각 서재 주인장님들의 재산이고, 그것이 알라딘의 자랑이고 장점입니다. 충분히 뜻을 공감하며 앞으로 있을 서재 개편에서 알라딘 서재인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밟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크거나 소소한 여러가지 버그나 문제점들을 담당 개발자와 고쳐가고 있으나, 말씀하신 바와 같이 "복잡해진 구성을 예전의 인력만으로 감당하려다 보니

역부족인 상황" 속에서 절대적인 시간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최선을 다해 진심으로, 빠른 시일 내에 문제점과 함께 서재 개선을 해나갈 것을 약속드립니다.

"본래의 목적과 기능에 우선적으로 충실하"라는 말씀, 다시 한번 상기하면서 일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좋은 지적에 감사드리며, 아울러 알라딘 서재인 여러분들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서 사과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