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내가 감방에 들어 온 지 다섯달이 지났다는
말을 간수로부터 들었을 때
나는 그의 말을 믿었으나
그 말을 이해할 수가 없었다.

나로서는 언제나 같은 날이 내 감방에서 일어나고
언제나 같은 일을 계속하고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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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사람이기보다는 차라리 잊혀지는 사람이 훨씬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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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러므로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말처럼 쓸데없는 말은 없다.
사랑이 경작되기 이전이라면 그 말은 거짓말이며,
그 이후라면 아무 소용없는 말이다.
인간을 사랑할 수 있는 이 평범한 능력이
인간의 가장 위대한 능력이다.

-'사랑은 경작되는 것' 중..


2.
큰 슬픔이 인내되고 극복되기 위해서
반드시 동일한 크기의 커다란 기쁨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 '니토('泥土) 위에 쓰는 글' 중..


3.
그것은 지식인 특유의 지적 사유욕을 만족시켜
크고 복잡한 머리를 만들어, 사물을 보기전에 먼저
자기의 머리 속을 뒤져 비슷한 지식을 발견하기라도 하면
그만 그것으로 외계의 사물에 대치해버리는
습관을 길러놓거나, 기껏 '촌놈 겁주는' 권위의 전시물로나
사용하면서도 그것이 그런 것인 줄을 모르는
경우마저 없지 않는 것입니다.

-'피서(避書)의 계절' 중..


4.
그리고 불편은 우리를 깨어있게 합니다.

-'인동의 지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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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처음으로 쇠가 만들어졌을 때
세상의 모든 나무들이 두려움에 떨었다.
그러나 어느 날 생각 깊은 나무가 말했다.
두려워할 것 없다.
우리들이 자루가 되어주지 않는 한 쇠는
결코 우리를 해칠 수 없는 법이다.

2.
타인과의 관계를 최소화함으로써
단지 갈등을 회피하려고만 할 뿐,
관계 그 자체의 건설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으려는
'시민의식'의 왜소한 실상을 여지없이 드러냅니다.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가 커뮤니케이션의 차원으로 격하되고
커뮤니케이션은 다시 미디어의 문제로..(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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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벌떡 일어선다.
생각하는 것을 중지할 수만 있어도 좀 낫겠다.
생각이라는 것들,
그것보다 더 무미건조한 것은 없다.
육체보다 더 무미건조한 것이다.
그것은 끊임없이 늘어난다.
그리고 이상한 맛을 남긴다.
생각 속에는 말이 있다.

'나는 끝내야만...나는 존...죽었다.. 드롤르봉씨는 죽었다.
나는 아니다. 나는 존..'
됐어, 됐어..끝이 없다.
그것은 다른 일보다도 더 괴롭다.
왜냐하면 내게 책임이 있고 나는 공모자라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나는 존재한다'는 일종의 괴롭도록 되씹는 생각,
그것을 지탱하는 것은 나다. 바로 나다.
육체는 한번 태어나면 혼자서 살아간다.
그러나 생각은 바로 '내가' 지속시키고, 내가 전개시킨다.
나는 존재한다. 나는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오오, 긴 두루마리, 존재한다는 그 감정
-나는 그 감정을 천천히 펼쳐놓는다.....
생각하는 걸 단념할 수 있다면!
나는 노력해본다. 성공한다.
그러자 머리가 연기로 가득 찬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다가 또 시작한다.
'연기..생각하지 않을 것..나는 생각하기 싫다...
나는 생각하기 싫다고 생각한다.
생각하기 싫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왜냐면 그것도 하나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그럼 영원히 끝이 없지 않은가?
나의 생각, 그것은 '나'다. 그래서 나는 멈출 수가 없다.
나는 생각함으로 해서 존재한다...
그리고 나는 생각하기를 단념할 수 없다.
지금 이 순간에조차도 -그것은 무서운 일이다-
내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존재하기를
내가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갈망하고 있는 저 무(無)로부터
나 자신을 끄집어내는 것이 바로 나, '나'다.
존재하는데 대한 증오,싫증,
그것이 '나로 하여금 존재시키는' 방식이며
존재 속에 나를 밀어넣는 방식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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