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벌떡 일어선다.
생각하는 것을 중지할 수만 있어도 좀 낫겠다.
생각이라는 것들,
그것보다 더 무미건조한 것은 없다.
육체보다 더 무미건조한 것이다.
그것은 끊임없이 늘어난다.
그리고 이상한 맛을 남긴다.
생각 속에는 말이 있다.
'나는 끝내야만...나는 존...죽었다.. 드롤르봉씨는 죽었다.
나는 아니다. 나는 존..'
됐어, 됐어..끝이 없다.
그것은 다른 일보다도 더 괴롭다.
왜냐하면 내게 책임이 있고 나는 공모자라는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나는 존재한다'는 일종의 괴롭도록 되씹는 생각,
그것을 지탱하는 것은 나다. 바로 나다.
육체는 한번 태어나면 혼자서 살아간다.
그러나 생각은 바로 '내가' 지속시키고, 내가 전개시킨다.
나는 존재한다. 나는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오오, 긴 두루마리, 존재한다는 그 감정
-나는 그 감정을 천천히 펼쳐놓는다.....
생각하는 걸 단념할 수 있다면!
나는 노력해본다. 성공한다.
그러자 머리가 연기로 가득 찬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다가 또 시작한다.
'연기..생각하지 않을 것..나는 생각하기 싫다...
나는 생각하기 싫다고 생각한다.
생각하기 싫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왜냐면 그것도 하나의 생각이기 때문이다.'
그럼 영원히 끝이 없지 않은가?
나의 생각, 그것은 '나'다. 그래서 나는 멈출 수가 없다.
나는 생각함으로 해서 존재한다...
그리고 나는 생각하기를 단념할 수 없다.
지금 이 순간에조차도 -그것은 무서운 일이다-
내가 존재한다면 그것은 존재하기를
내가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갈망하고 있는 저 무(無)로부터
나 자신을 끄집어내는 것이 바로 나, '나'다.
존재하는데 대한 증오,싫증,
그것이 '나로 하여금 존재시키는' 방식이며
존재 속에 나를 밀어넣는 방식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