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성인들은 아동처럼 자신을 어떤 경험에도 전적으로 내맡기지 않는다. 아동들은 미술을 지탱시켜 주는 철학이나 전망이 없이도 매순간을 일시적인 것으로서가 아니라 삶의 전부인 것처럼 받아들이며, 삶의 정서적 기복들을 열정적으로 강렬하게 견디어내지만 어른들은 그렇지 못하다.


2.
자기가 이루어 놓은 것에 불만을 갖게 되고 자기 그림을 남의 마음에 들도록 하려는 강한 열망으로 하여, 그는 판에 박힌 모방을 하느라고 자신의 독창적인 창안이나 나름대로의 표현을 포기해 버리게 된다. …(중략)… (구어적 언어 구사에 있어서 이에 상응하는 현상은 늘 똑같은 것을 말하라는 점이다. 옛날 속어나 낡은 상투어구들이 모든 사고와 감정의 소통에 이용되는 것이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사고와 감정은 이러한 일상적인 규범과 지시에 따라 압축되고 순응되어 결국 진부하게 된다.)


3.
이 아동들은 사실적인 표현이라는 점에서 자기들의 서툰 솜씨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 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조만간 그들 각자는, 그림이란 항상 그 그림이 표현하는 사실(실재)과는 동일해질 수 없다는 생각을 받아들일 줄 알게 된다. 그리하여 적절한 시기에 가서는 더 나은 것으로 대치시키기 위해 현재 상용(常用)하고 있는 그릇된 희망과 소망들을 다른 어린이다운 것들과 함께 내버려야 하는 것이다. 그들은 또한 모든 그림이란, 어떤 객관적인 인식 속에 누구나 가지고 있는 '진리'가 아니라 화가 자신의 개성을 보여주는 그의 관념, 그의 정신과 의지 및 개인 감정에 따라 종속된다는 사실을 터득하게 된다. 그것이 미술 작품의 생명이다.


4.
아동들은 기만당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것으로 채택한 지식이나 신념이나 의견은 무엇이고 그 '정확성'을 보증받기를 몹시 바라는 것 같다. 상대주의는 그들의 성향에 맞지 않으므로, 단지 가능성을 잘 생객해 보든지 비교, 생각해 보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그 가능성을 받아들이든지 배격하든지 하기 위해 복잡하고 혼란된 생각들을 단순화시키려고 애쓴다. 이 단계에 도달한 아동들은(나이에 관계없이) 때로, 만물박사가 나타나기를 바란다. 자신들이 의심하고 있는 것을 권위있게 해결지어 주기를 바란다.
이때가 이들을 잘 돌보아서 다음 단계로 넘겨 줄 필요가 있는 성장 단계이다. 이 단계의 아동들에게는, 인간이 이룩할 수 있는 온갖 것을 포괄할 수 있는 어떠한 간단한 법칙이나 한결같은 독단 체계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주 솔직하게 보여주고, 아동 자신들의 직접적인 체험을 통해서 증명해 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5.
적어도 가르치기 위해서는, 주관적인 사고와 그것이 학생들에게 가지는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확신과 신의를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 가르치고 배우는 상황이란 인간적 신뢰와 인간적 책임이 포함되어 윤리적으로 뒤얽혀진 상황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실수하기 쉽다는 깨달음은, 교사를 독단으로 흐르지 않도록 해주는 유일한 양심적 보루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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