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산책 경로 중 마을을 내려다볼 수 있는 위치가 있다.
꽤 넓게 내려다보인다. 저 멀리엔 산도 있고. 어둠 속에서 집들에 켜진 불빛이 점점이 반짝임.
크리스마스 카드 속 silent night. 그 위치에 몇 단으로 구성된 넓은 데크도 있어서 거기서 오르락내리락 빙빙 돌기도 한다. silent night, holy night. 노엘. 노엘. 캄캄하다가 동이 트기 시작할 때까지. 하늘 색이 서서히 변하는데 그 검푸름, 그 색을 특히 좋아하는 화가도 있을 거 같은 그 색.
<미들마치>가 영문학에서 유일하게 어른을 위한 소설이다.
저 말에 특별한 진실이 있겠지만, 그 진실 밀어두면 (그보다는 하찮은 의미에서든 아니든) 어른을 위한 소설, 책들은 무궁무진할 것이다. 어른을 위한 책일 거 같고 요즘 특히 궁금한 책으로는 이것도 있다.
올해 들었던 강의 중 <미스테리와 추리, 범죄 문학 걸작들> 이런 강의가 있는데
거기서 추천된 책이기도 하다. 갖고 있는 책인데 아직 읽지 못함. 갖고 있은지 5년은 된 거 같은데 앞의 두어 페이지 넘겨본 게 다다. 그 두어 페이지는, 하....... 이런 어른의 세계, 느낌이었다. 착한 아이에게 금지되는 것으로서의 어른의 세계. 발자크가 추리 소설의 효시로 여길 수도 있는 소설을 썼다니 그걸 읽는 게 먼저다. 그게 아니어도 발자크가 끝나야만 .... 추리 소설의 걸작들 세계로 갈 수 있다.
정말 무궁무진하다. 이 책도 아주 궁금한 책. 이 책도 두어 페이지 ㅎㅎㅎㅎㅎ (그걸 읽었다고 말해야 하나) 읽으면서,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강력한 인상 받았었다. SF 고전을 다루는 강의도 있는데, 이 강의를 한 미시건 대학 영문과의 노인 백인 남자 교수는 하인라인을 깊이 사랑하는 분이었. 그런데 "노인 백인 남자"이며 하인라인을 사랑한다, 그러면 바로 연상될 무엇들이 있겠지만 그것들을 연상시키는 분은 아니었다. 하인라인 소설들을 너무도 좋아하지만 그것들을 넓고 깊이 읽은 독자. 역사, 사회 안에서 철학적으로? 이 교수에 따르면, 하인라인 소설들 중 특히 이것은 한 시절 미국 대학생들 모두가 읽은 책이었다.
아 그러니까. 필독서. 한 시대의 필독서. 하인라인은 충분히, 다른 걸작을 낳게 정신을 자극했을 필독서였을 거야.
좋은 책들. 어른을 위한 책들은 반드시 다른 책을 쓰게 하는 책들이기도 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